전기학회 본연의 임무인 건전한 비판기능 살릴 것
전기학회 본연의 임무인 건전한 비판기능 살릴 것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2.01.10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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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현 (사)대한전기학회 차기 회장(연세대 전기공학과 교수)

전기산업계 협의체 구성해 한 목소리 내야
민간 기업들의 참여 확대 위해 노력할 터
 

“대한전기학회는 과총에 등록된 이공계학회로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있고, 오랜 전통을 가진 학회입니다. 제가 이렇게 큰 학회의 (차기)회장으로 피선된 것은 저 개인으로는 대단히 큰 영광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큰 학회를 이끌어갈 막중한 소임을 생각하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맡은 바 소임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저의 모든 열과 성을 다해 학회 발전에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학회의 사회참여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학회 본연의 임무인 건전한 비판기능을 살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11일 대한전기학회 2차 평의원회에서 2013년 회장에 당선된 문영현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학회의 사회 참여와 비판기능을 강조하며 적극적 학회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추위가 본격화 된 세모, 신촌에서 문영현 차기 전기학회장을 만났다.


전기 관련 학회들의 맏형, 모범 보일 것

문영현 차기 회장은 전기학회의 위상 강화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전기 분야 여러 단체 중 가장 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단체인 전기학회는 학문적으로는 여러 전기 관련 학회들의 맏형으로 모범을 보이고 또한 상호 협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또 전기관련 사회적 이슈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올바른 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전기 분야의 여론을 리드해 가는 것이 우리 전기학회가 해야 할 주된 역할 아닐까요. 필요하다면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우리 학회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문영현 차기 회장은 과거 전기학회의 사회 참여 기능이 부족했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렇다면 문 회장이

이끌 2013년 전기학회의 방향은 어떻게 달라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혁명적인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구체적 사안에서는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문 차기 회장은 기존의 사업을 계승 발전시키고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갈 것임을 천명했다.
다만 소홀했던 사회 참여, 건전한 비판기능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또 전기산업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피력했다.

문영현 차기 회장은 내년에 전문가가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술활동은 물론, 한전 및 전력그룹의 사외 이사로 전기전문가가 한 명도 없는 상황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또 “한전이 최근 3~4년간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아 전기 분야 인력양성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가장 좋은 일자리 1,000여개가 없어져 버린 결과로 종전에 전국 전기과에 있던 한전 입시준비팀이 모두 사라진 상태라고 꼬집었다.

문 차기 회장은 이러한 사회적 이슈에 적극 대응해야만 전기 분야 리더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며, 건전한 비판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전문가가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책방향 설정에 학회 영향력 발휘해야

대화는 지난해 9.15 광역정전으로 넘어갔다. 최고의 전기전문가들의 모임인 전기학회의 책임과 역할은 이번 사건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문 차기 회장은 “지난 정전사태 시에도 전문가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도 그 원인으로는 “모든 책임은 전문가에게 떠넘기면서도 계통운영에 관한 실질적 권한은 하나도 주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통운영 책임을 맡고 있으면서도 부하차단 하나 결정하지 못하는 현실, 정전예고조차 못한 것은 전문가의 실권이 얼마나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라는 것이 문영현 교수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전기학회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가 궁금했다. 그의 답은 이랬다.

“학회에서 절전 캠페인에 앞장서는 것과 같은 일은 구시대적 발상입니다. 오히려 전력요금현실화를 통한 수요억제 정책마련과 같은 정책방향 설정에 학회의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기관련 학회가 상당히 많다. 과거에는 상호 약간의 교류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너무 많은 학회가 설립돼 공식적 교류는 거의 없는 상태다.
문 교수는 전기분야 학회들의 상호 교류는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상호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건축분야의 건축관련 단체 협의체를 예로 들며, “전기 분야에서도 학계와 산업계를 망라한 전기관련 협·단체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전기학회는 회원 확보가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전기관련 대학원 학생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학술활동의 저변확대가 어려워지고 있다.

문 차기 회장은 이 대안으로 “앞으로 산업계의 적극적인 학회활동참여를 이끌어 내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간 부문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며, 그 일환으로 민간 부문에서 부회장을 추가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학회 회원 자원을 산업계 종사자, 전문대학 교수들에게까지 폭 넓게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의 본연의 임무인 건전한 비판을 2013년 최대의 화두로 꼽는 문영현 차기 회장은 “학문’이라는 말 자체가 묻고 배우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전기분야에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면 우리 전기학회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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