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기후변화포럼, 지자체 기후변화 대응방안 모색
국회기후변화포럼, 지자체 기후변화 대응방안 모색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8.03.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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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대응 강화 위한 심포지엄 개최
지방분권적 개헌·재정적 독립 우선돼야
▲ 3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심포지엄 모습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의 강화된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을 위한 과제와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기후변화포럼은 3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에너지시민연대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 강화를 위한 개헌과 지방선거에서의 과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김성곤 국회사무총장, 김일중 환경정의 이사장, 김자혜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등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김자혜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오늘 아침 신문에서 호킹의 경고 ‘섭씨 460도 고온 속 황산비… 그날 오기 전 지구 떠나라’라는 제목의 기사가 저를 놀라게 했다”며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안전한 한국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세미나가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발표 중인 고재경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온실가스 감축 위해 비산업부문 역할 중요
고재경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단체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고재경 연구위원은 “기후변화는 자연생태계와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등장했다”며 “극한기후 현상으로 생태계 변화, 식량생산 교란, 인프라와 주거지 피해, 질병, 물 공급, 정신건강과 복지 등 자연생태계와 인간시스템의 취약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후변화가 식량, 물, 건강 등과 같은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로 부각되면서 유엔 인권위원회는 2009년 인권과 기후변화 결의문을 채택했다.

고재경 연구위원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비산업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비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지자체 감축 행동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내 감축량 25.7%(2억1,900만톤) 중 비산업부문은 약 32%를 차지한다. 비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은 자동차, 건물 냉·난방 등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재경 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는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동시에 중요한 해결 주체”라며 “건물 에너지 성능개선, 대중교통 시스템 등 인프라 투자와 함께 시민 행태변화를 위한 교육홍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자체 기후변화 대응정책 추진동력과 정책 인프라가 취약하고 권한과 정책수단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재경 연구위원은 “지자체로의 권한 위임과 이양에 관한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정책수단에 대한 조직, 인력, 재정 강화와 단기적으로 시·도 업무 및 시·도 위임사무 재검토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지자체 기후변화 주류화를 위한 법제도 기반 마련 ▲과학·증거 기반 기후변화 정책 인프라 투자 ▲지역 기후변화·에너지기금 조성 및 재정수단 확보 ▲지역 단위 기후변화 대응 지원거점 구축 및 거버넌스 활성화 ▲국가 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지자체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고재경 연구위원은 “기후변화를 건강, 일자리, 안전, 생태계 서비스 등 삶의 질과 지속가능한 미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 권원태 기후변화정책연구소장

지역별 기후변화 대응 시급
발표 이후 진행된 패널토의에서 권원태 기후변화정책연구소장은 “최근 3년간 자구 평균기온이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며 “지역별 기후변화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권원태 연구소장은 “최근 이산화탄소 농도는 407ppm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2015년 36.3GtCO₂로 1990년 대비 63%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역별 사회경제 여건과 자연 기후환경이 달라 차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상·해양·생태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객관적 자료 확보 ▲지역별 온실가스 인벤토리 자료 구축 등 지역별 기후변화 과학정보도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권원태 연구소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장기 비전과 이에 따른 기본계획 수립이 우선”이라며 “정부 부처와 지자체 역할 분담, 협력, 재정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과학정보에 기반을 둔 영향평가를 통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지역별 온실가스 감축전략 실현으로 국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분권은 행정 권한의 분산 차원이 아닌 통치권의 일부로써 지자체에 자치권을 보장한다. 지방분권은 입법, 행정, 조직, 재정 등의 자치권 보장이 핵심이다.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자치제가 확고히 정착돼 있는 선진국은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보충성의 원칙은 상급단위(중앙정부)는 하급단위(지방정부)가 할 수 없는 영역에만 보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창훈 선임연구위원은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조세수입 중 지방세 비중이 20%에 불과한데서 드러나듯이 무엇보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지자체의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적응하는데 시민과 지역이 주도하기 위해선 지방분권적 개헌 및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적 독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에너지정책의 경우 그동안 중앙정부의 정책과 예산이 결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훈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의존하던 소극적인 지자체 에너지정책 및 이행체계의 전면개편이 요구된다”며 “중앙정부의 에너지정책 실행업무를 담당하는 에너지공단(신재생에너지센터 포함) 업무 일부를 지방 이양해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서울 등 일부 지자체의 독자적인 노력에 대한 비판적 벤치마킹을 통해 지자체 스스로 자신만의 에너지·기후변화 정책을 마련하고 조직과 예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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