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물 처분장 시설, 지역주민 공조와 수용성에 초점 맞춰야”
“방폐물 처분장 시설, 지역주민 공조와 수용성에 초점 맞춰야”
  • 이재용 기자
  • 승인 2015.11.18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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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프랑스 ANDRA·스위스 NAGA 관계자 인터뷰]
지역주민 공감대 형성 위한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필요
프랑스, 양방향 공조의 관점... 지역 개발프로젝트 추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사장 이종인)은 11월 16일~18일 3일간 경주에서 ‘방폐물 안전 국제심포지엄’를 개최했다. 에 참석해 상호 기술적 견해와 경험을 발표했다.

전세계 12개국 사용후핵연료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번 ‘방폐물 안전 국제심포지엄’에는 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의 최대 현안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필요성과 안전한 관리방안을 모색한 자리였다.

올해 심포지엄에는 IAEA, OECD·NEA, 프랑스 Andra, 미국 SNL, 스위스 Nagra 등 해외 12개 기관의 사용후핵연료 관련 전문가와 환경단체, 주민, 학생 등도 패널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레나 밀 IAEA 관계자와 제라드 오조니앙 프랑스 ANDRA 박사, 스트라티스 봄보리스 스위스 NAGA 박사는 언론 및 지역주민·대학생들과의 시간을 갖고 안전한 방폐물 관리와 지역수용성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 이레나 밀 IAEA 관계자와 제라드 오조니앙 프랑스 ANDRA 박사, 스트라티스 봄보리스 스위스 NAGRA 박사는 안전한 방폐물 관리와 지역수용성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Q : 한국의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 처분의 저장, 처리 방식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이레나 밀 : 각국의 원자력 발전소가 보유한 사용후핵연료 종류에 따라 기술적 옵션이 달라진다. 기술과 관련해선 많은 국제 공동연구도 있지만 한국의 상황에 맞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지역소통의 문제가 매우 크다고 알고 있다. 최종처분장 결정과정에서 국민적 차원 동의와 최종처분에 대한 명확한 책임 및  관리 체계 그리고 발생 비용에 대한 명확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전문가, 지역주민, 정부 등 관련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만들고 그 토론의 결과로 합치된 추진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 프랑스는 올해 고준위 폐기물 최종처분시설를 위한 허가를 신청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제라드 오조니앙 박사 : 프랑스는 고준위 및 사용후핵연료 처분 시설의 인허가를 이미 신청한 상태다. 2018년초에 최종 인허가 신청을 예정하고 있다. 최종 인허가 신청 3년 후 2021년 최종승인이 나면 2025년에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프랑스에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 3군데 존재한다. 라망쉬 처분시설은 25년정도 운영하고 폐쇄 후 관리 중이며, 1992년부터 로브처분장을 새롭게 운영 중이다. 또한 모빌리에에 극저준위 처분장도 확보하고 있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건설, 운영 및 폐쇄 경험이 축적돼 사용후핵연료 및 고준위폐기물사업에 큰 도움이 되었고 이런 이유로 ANDRA가 사용후핵연료 사업을 맡고 있다.

▲ 제라드 오조니앙 프랑스 ANDRA 박사
Q : 프랑스가 최종처분장 부지 마련에 성공한 요소는 무엇이었는지.

제라드 오조니앙 박사 : 프랑스 ANDRA의 방폐장 사업에서는 부지선정 및 처분 방식 논의 단계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주민참여가 있었다. ANDRA가 추진하고 그 내용을 지역민에게 통보 혹은 이해를 구하는 편향적인 방식이 아니라, 사업 추진 자체를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양방향 공조의 관점에서 진행했다. 우선 91년 고준위폐기물 연구법을 제공해 15년 동안의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관련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연구결과를 투명하게 지역주민과 국민들에게 공유해 사업에 대한 신뢰를 구축했다. 이후에 고준위폐기물 관리법이 제정돼 사업이 추진됐다. 또 ANDRA와 지역주민들이 그 지역을 함께 개발한다는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했다. 부지로 선정된 지역은 생활이나 산업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었다. 지역개발의 관점으로 지역 개발프로젝트가 추진됐다.

Q : 지역 수용성 제고를 위해 IAEA에서 권고하는 실행 방안과 원자력 기구로 세계적 신최를 받는 이유가 있다면.

이레나 밀 : 기술적 조언에 대한 합치는 쉽지만, 지역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의 상황을 세밀하게 더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에 맞는 실행 방식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IAEA가 권고하는 기본적인 방식은 열린 방식으로 소통하고 지역민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라는 것이다. IAEA의 높은 명성은 세 가지 측면에서 쌓여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회원국들 간에는 원자력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Safety and Security)이라는 점에 대한 강한 동의가 형성돼 있다. IAEA의 기술개발 및 연구 활동 역시 안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IAEA는 풍부한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회원국들에게 이러한 점을 공유하고 있다. 또 모든 IAEA에서 진행된 사업들은 최대한 투명하게 진행되며 회원국의 의견이 공정하게 수렴된다는 점도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다.

▲ 이레나 밀 IAEA 관계자
Q : 한국은 이제 중저준위 처분장이 준공됐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이 수립중이다. 너무 늦은 것이 아닌지.

이레나 밀 : 방사성폐기물 관리방안에 대한 논의가 추진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논의 뿐 아니라 사회정치적 논의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사회정치적 논의가 추진되기에 적절한 시기는 국가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가 특별히 늦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요인들이 고려될 수 있고, 그 나라의 상황과 사회적 성숙도에 따라 관리정책이 논의되고 발전돼야 한다.

Q : 프랑스는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했나.

제라드 오조니앙 박사 : 무엇보다도 국가차원의 전폭적 지지를 바탕으로 지역에 대한 부지 개발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일례로 도시를 관통한 도로의 트럭 이동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철도 인프라가 구축됐다. 이 외에도 수도·전력·의료·교통 시설 확대 등이 부지개발 프로젝트에 포함됐고, 사용후핵연료 처분과는 관련이 없으나 원전발전사업자가 바이오연료 시설과 같이 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 또한 지역개발 사업의 내용으로 추진됐다. 인프라 구축 뿐 아니라 지역 내 고용창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도 병행 추진됐다. 프랑스 뷔르는 주민이 거의 없는 곳인데 추가적으로 300명 고용창출이 이뤄졌고 200명이 추가로 직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고용창출에 따라 학교 등이 새로 들어섰다. 다시 말하자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역이 필요한 것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답을 찾아가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했다.

Q : 프랑스의 경우, 지역개발 프로젝트라는 보상이 최종처분장에 대한 반감을 희석시킨 것은 아닌지.

제라드 오조니앙 박사 : 보상의 개념은 아니다. 전 국민이 전기를 쓰기 때문에 프랑스 영토 안에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프랑스 내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지역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자발적으로 동의한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최종처분장 계획에는 지역의 요구도 반영돼 진행됐다. 숲의 형태를 보존해달라는 지역주민의 요구를 반영해 위치를 바꾸기도 했고 100그루의 나무를 잘랐다면 100그루의 나무를 다른 곳에 심었다.

▲ 스트라티스 봄보리스 스위스 NAGRA 관계자
Q : 영국 세라필드 원자력 단지에 대한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많은데, 세라필드 단지에 대한 의견은.

스트라티스 봄보리스 박사 : 그동안 장기간 세라필드에 보관돼 있던 방사성폐기물의 처리는 필요하다. 세라필드에서 수 십 년 동안 근무했던 숙련된 지역 인력들은 사용후핵연료 및 고준위폐기물 관리 사업에 그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Q : 2050년까지 원자력 산업 성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는가.

이레나 밀 : 현재의 원자력발전소 사용가능기간과 친환경 대체 에너지의 개발비용, 기술발전 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 뿐 아니라 미래 발생 가능한 상황까지 고려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그에 맞는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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