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에너지신산업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 ‘ESS'
[전력톡톡] 에너지신산업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 ‘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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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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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저널 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전기를 담는 그릇’으로 불리는 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활성화엔 반드시 필요한 설비로 인식되면서 각국은 다양한 정책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라나도 전력의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ES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급 중심의 에너지정책이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원자력이나 석탄화력 등의 대형 발전소 보다 ESS 등 소규모 발전을 통한 분산형 전원을 활성화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분산형 전원이 보편화될 경우 매년 송변전 회피비용 수조 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ESS는 전력수요가 적을 때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수요가 많을 때 다시 꺼내 쓰는 기술을 말한다. 과거 우리는 전기의 성격과 관련해 저장을 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고 배웠다. 생산과 동시에 소비해야 하는 구조라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일이 상당히 중요했다. 하지만 ESS의 등장으로 이러한 전력수급 불균형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전력수요관리 정책은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규제로 억누르는 경직된 형태였다. 하지만 ICT 기반의 수요관리는 감축한 전력을 판매해 새로운 수요관리자원시장을 형성함으로써 능동적 대응이 가능하다. ICT 기반 수요관리의 근간이 바로 ESS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 규모는 올해 28조원에서 2020년 58조원 규모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ESS시장은 일본, 미국 그리고 독일을 주축으로 한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ESS 보급사업은 일단 주파수조정(FR)용과 풍력 연계에 초점을 맞춰 추진되고 있다.

한전은 2017년까지 6,250억원을 투자해 500MW 규모의 FR용 ESS를 구축할 방침이고, 올해에만 1,800억원을 투입해 7개 변전소에 200MW 규모를 설치할 예정이다. ESS 구축이 완료되면 값싼 석탄발전의 이용률이 높아져 연간 수천억원의 전력구입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ESS 관련 국내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PCS) 업체들이 트랙레코드 확보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한전의 FR용 ESS 구축사업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풍력단지에 ESS를 연계하는 융복합사업도 최근 국내 최초로 추진됐다. 남동발전은 영흥풍력단지에 16MWh급 배터리와 4MW PCS로 구성된 ESS를 성공리에 구축하고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다른 풍력발전 사업자들도 ESS 연계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부발전은 현재 건설 중인 화순풍력단지에 4MWh급 ESS를 설치할 방침이고, 대명지이씨도 영암풍력단지에 16MWh급 ESS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최근 상업운전에 들어간 GS영양풍력단지를 건설한 GS E&R도 10~15MWh급 ESS 구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비싼 가격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ESS가 신규 수익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가 ESS산업 육성을 위해 내놓은 ‘K-ESS 2020’을 보면 2020년까지 6조4,000억원을 투자해 1,700MWh급 ESS를 보급, 세계 3대 ESS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에너지신산업의 중심에 ESS가 우뚝 선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는 ESS산업이 안정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성장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SS의 핵심은 배터리다. 전력계통에서 하루에 수십 차례 이상 부정기적인 충방전을 반복할 때 과연 배터리의 효율과 성능이 유지될 수 있는지 기술적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력계통은 5,000만 국민은 물론 국가 경제의 혈관 역할을 하는 주요설비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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