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심 발전설비 기술·정비 정보 공유
현장 중심 발전설비 기술·정비 정보 공유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5.05.12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 민간발전 기술·정비 세미나' 성료
정비기술 고도화로 효율성 증대 초석 마련
8개 주제별 발표… 엔지니어 역량강화 지원

▲ 민간발전협회가 주최하고 한전KPS와 본지가 공동으로 주관한 ‘2015 민간발전 기술·정비 세미나’가 5월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민간발전 분야 기술 성장을 촉진하고, 관련 협단체를 비롯한 업계 간 정보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행사가 본지 주관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민간발전협회가 주최하고 한전KPS와 본지가 공동으로 주관한 ‘2015 민간발전 기술·정비 세미나’가 5월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민간발전 분야 엔지니어들이 현장 중심의 기술정보를 필요로 하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발전설비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보다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술과 정비방법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는 데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호 민간발전협회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조종만 전력거래소 계통본부장, 봉석근 한전KPS 처장, 김용혁 한국에머슨 전무, 신용구 한국테크놀로지 부사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SK E&S, GS E&R, GS EPS, 드림파워, 한화에너지 등 민간발전사 소속 기술직 담당자 60여 명은 주제 발표가 끝날 때 마다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며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정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 김기호 민간발전협회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민간발전설비의 안전과 효율성 향상을 위해 기술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발전사, 효율 증대 힘쓸 때”
최근 세계 에너지시장은 대용량, 고효율, 저비용, 친환경 발전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별로 원자력, 석탄, LNG, 신재생 등 정책적으로 목표하는 발전원의 비중은 다르지만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기술개발 의지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공급 중심의 에너지정책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 중이다. 지난해 개설된 수요자원 거래시장만 보더라도 전력산업에 불고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수요자원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전제조건이 기존 발전설비의 안정적인 운영에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결국 발전설비의 유지·정비를 포함한 효율개선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력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기호 민간발전협회 상근부회장과 조종만 전력거래소 계통본부장도 개회사와 축사를 통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김기호 민간발전협회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민간발전사들은 그동안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체 발전설비용량 대비 20%, 발전량 대비 12%를 책임지며 정부의 전력수급 안정화 정책에 힘을 실었다”며 “전력산업이 국가의 핵심 에너지산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제 민간발전사들도 발전설비의 안전과 효율의 중요성을 공유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가 발전설비의 기술과 정비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향후에는 이와 관련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종만 전력거래소 계통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몇 년간 지속됐던 국가적인 전력수급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발전사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일부 민간발전사의 경우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력공급에 나서 전력수급 대란을 막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발전기고장 통계를 살펴보면 연평균 0.43건으로 조사됐는데 발전6사의 경우 0.26건이었던 반면 민간발전사는 0.79건으로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 아쉬움이 있다”며 “보수불량에 따른 고장이 53%로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민간발전사들은 정비 관련 기술개발과 효율향상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전방안을 공유했다.
▲ 조종만 전력거래소 계통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몇 년간 이어온 전력수급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발전사들의 적극인 도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수 발전설비 기술 공유
‘2015 민간발전 기술·정비 세미나’는 분야별 주제발표 및 토론을 통해 우수 발전설비 기술정보를 공유하는 동시에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만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날 세미나는 총 8개 주제에 걸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오전에 발표된 분야별 주제 발표에서는 ▲전력수급 실적 및 전망(김태훈 전력거래소 팀장) ▲수요자원 거래시장 운영(윤혁준 전력거래소 차장) ▲전자 SOP 스마트 재난관리 시스템을 활용한 발전소 안전관리 사례(박남희 유엔이 대표) 3건이 진행됐다.

이어 오후에는 ▲사물인터넷(IoT)과 고령화 시대(김용혁 한국에머슨 전무) ▲과열증기 및 재열증기를 이용한 석탄 건조설비(신용구 한국테크놀로지 부사장) ▲증기터빈 베이스 슬라이딩 불량에 의한 손상 정비(최승근 한전KPS 책임연구원) ▲위험도기반정비(RBM) 현장진단 사례(강재남 한전KPS 보일러기술팀 선임전문연구원) ▲발전기 고정자 철심 Restacking 기술(노영관 한전KPS 전기기술팀 선임전문연구원) 총 6건의 주제가 발표됐다.

세미나에 참석한 민간발전사의 한 관계자는 “정해진 매뉴얼에 한정돼 발전설비 현장을 점검하다보니 새로운 개선책을 찾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늘 행사가 동종업계에서 실제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술과 정비 노하우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이날 세미나에는 SK E&S, GS E&R, GS EPS, 드림파워, 한화에너지 등 민간발전사 소속 기술직 담당자들이 직접 참석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정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저등급 석탄 수분 빼 고품위로 탈바꿈
젖은 석탄을 말려 발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한 한국테크놀로지는 이번 세미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석탄화력발전사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민간발전사들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한국테크놀로지가 현재 영흥화력 제1 저탄장에 설치 중인 재열증기방식 석탄 건조설비는 수분이 많이 포함된 저품질의 석탄을 300~700℃에 이르는 고열의 증기로 수분을 증발시켜 고품질 석탄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장비다. 국내 첫 상용화 설비로 오는 5월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고품위 석탄 대비 1/4 가격 수준인 저품위 석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루 2,400톤 규모의 저품위 석탄을 처리할 수 있어 연간 140억원 가량의 연료 구매비용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한국테크놀로지 측 설명이다. 약 3,300m2(1,000평) 부지면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지 않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신용구 한국테크놀로지 부사장은 “고품위 석탄은 고유수분 15% 이하로 5,500kcal/kg 이상의 고위발열량을 가진다”며 “반면 저품위 석탄은 고유수분 20%에 표면수분 10%를 포함해 총 3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발열량 또한 4,500kcal/kg 이하로 낮고, 자연발화 가능성이 커 발전연료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재열증기방식 석탄 건조설비를 개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저품위 석탄은 효율이 낮다보니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많은 양을 사용하게 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늘어나게 된다”며 “전 세계 석탄 매장량의 절반 가까이가 저품위 석탄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건조기술을 활용한 석탄 고품위화의 필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석탄 건조기술은 지금까지 유동층, 마이크로웨이브, Steam Tube Dryer 등 국내외에서 10여 종의 기술이 개발돼 일부 적용 중에 있다. 하지만 기존 건조방식은 화재 위험성과 비용부담이 크다는 문제점을 지적받아 왔다. 한국테크놀로지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석탄 건조기술은 과열증기를 이용해 석탄의 수분을 없애는 건조시스템 덕분에 경제성과 안전성 모두를 만족한다.

신 부사장은 “100℃에 도달해 증발하기 시작하는 액체는 계속 가열하더라도 전부 증발할 때까지 온도가 변하지 않고 증기와 공존하게 되는데 이를 습윤 포화증기라 하고, 전부 증기가 된 상태를 건조포화증기라 부른다. 건조 포화증기를 다시 가열하면 증기 온도가 500℃까지 상승하는데 이를 과열증기라 한다”며 “재열증기방식의 석탄 건조설비는 이 같이 3% 수준의 산소만 존재하는 과열증기를 석탄에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화재위험이 현저하게 낮을 뿐 아니라 에너지순환방식으로 열전달 효율이 뛰어나 다른 석탄 건조기술과 비교해 15~20%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루 2,400톤의 저품위 석탄을 처리할 경우 연간 80만톤의 석탄 건조로 1년에 6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게 신 부사장의 설명이다. 계산상으로 6년 정도면 석탄 건조설비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특히 해외 광산에서 직접 석탄 건조과정을 거쳐 국내로 들여오면 불필요한 운송비 부담을 덜게 돼 순이익은 더 커진다.

신 부사장은 “3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저품위 석탄의 표면 수분을 100% 제거하는 동시에 내부 수분의 2~3%까지 제거함으로써 15% 이하의 수분을 가지는 고품위 석탄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우리 기술의 핵심”이라며 “국내 발전사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해외 광산주를 상대로 석탄 업그레이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신용구 한국테크놀로지 부사장이 재열증기방식 석탄 건조설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