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 해의 법치주의 현황
2014년 한 해의 법치주의 현황
  • EPJ
  • 승인 2015.01.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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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 해 동안 다사다난한 일들이 일어났다.

새해 을미년을 맞이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법치주의에 시련을 가져다준 몇 가지 중요한 사례를 회고해 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세월호 침몰로 인해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300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일을 잊을 수 없다. 선박의 수명은 정해져 있는데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선박수명을 연장하는 안전 불감증, 그리고 정해진 인원과 물자를 실어야 하는 규정위반 등의 결과다.

국가감독기관은 감독을 소홀이 하거나 위법행위를 묵인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후 선장은 재선의무, 승객보호의무, 안전운항의무를 위반했다. 세월호 사고는 법의 준수를 요구하는 법치주의를 무시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 사고의 결과로 해양경찰청이 폐지되는 등 해양재난담당 조직이 변경됐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한지 의문이다. 경제적 이익에 집착한 나머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다른 분야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육군 28사단 소속 일병이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사건을 들 수 있다. 군 수사당국은 단순 폭행에 의한 사고라고 했지만, 조사결과 한 달 이상 계속된 구타와 성기에 약을 바르고 가래침을 핥게하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사고원인에 대해 군수사기관이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도 밝혀졌다. 군사법 체계가 지휘관의 통솔력을 우선시해 군일선 관할관(지휘관)의 감형권, 군판사의 일반장교 임명 등으로 인해 군장병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관할관의 감형권 폐지와 군사법원 판사의 법률가 임명 등을 통해 군사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장병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

전직 국회의장, 검찰총장 등 사회 고위층의 성추행사건과 아울러 국립대학교 교수의 성추행사건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국립대 K교수는 10여 차례에 걸쳐 인턴과 학생 여러 명을 상대로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지속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성추행 혐의로 구속되는 선례를 남겼다. 성추행은 성욕의 흥분·자극 또는 만족을 목적으로 건전한 상식이 있는 일반인의 성적 수치·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모든 행위를 말한다.

추행행위 시 폭행 또는 협박과 같은 강제력이 사용되면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이 되고,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성추행으로 처벌된다. 주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추행은 진보해 가는 성추행 개념에 대한 무지의 소산으로 보인다. 성추행이 발생하면 지위와 명예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는 점을 유의해서, 건전한 상식의 범위를 넘어선 이성에 대한 과잉친절이나 자기중심적인 애정표현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일반 서민들의 심한 분노를 불러일으킨 국적 항공사 자녀의 땅콩 회항사건은 비행기 이용객의 안전과 비행기의 안전준칙 그리고 항공사 오너의 관리 감독권이 맞물려 발생한 사건이다. 사건 당사자도 승객이므로 승객으로서 지켜야 할 모든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설사 그가 부사장이더라도 사무장의 강제하차와 비행기의 노선변경요구는 일반승객이 동일한 행위를 했을 경우 책임져야 할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특히 사건 이후 들어난 사건은폐와 직원회유는 재벌기업의 기업경영 행태와 재벌 2·3세의 경영 관여의 문제점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통합진보당 해산판결은 우리나라의 진보와 보수, 우파와 좌파 간 지나친 대결양상의 결과인 것 같아 씁쓸하다. 진보정당의 지나친 돌출행동과 국민정서를 무시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최고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정당의 해산판결을 내린 것이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다. 정당의 존폐는 정당의 강령과 국민을 위한 정치적 행위의 결과로 선거를 통해 심판받으며, 그 결과로 책임을 지고 스스로 해산하면 될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당은 존립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은 국민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어 다행이다. 새해에는 법치주의가 더 확고한 뿌리를 내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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