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기와집 외 2편
빨간 기와집 외 2편
  • EPJ
  • 승인 2014.09.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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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기와집

가와다 후미코 저, 오근영 옮김 / 꿈교 출판사 / 1만4,800원

배봉기 할머니(1914~1991)는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주인공이다.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남의집살이를 전전긍긍하던 중, ‘일하지 않고 돈을 버는 곳’, ‘나무 밑에 누워 입을 벌리고 있으면 저절로 바나나가 떨어지는 곳’이 있다는 여자 소개꾼의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위안부의 길로 들어섰다.

배봉기 할머니는 일본제국의 신민으로 1944년 가을 도카시키 섬으로 끌려가 빨간 기와집이던 위안소에서 성노예가 됐으며, 오키나와에서 줄곧 살다가 1972년 일본 땅으로 오키나와가 복귀되면서 배봉기 할머니는 불법체류자 취급을 받고 강제퇴거 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배봉기 할머니는 그동안 칼로 목을 콱 찌르고 싶은 심정을 평생 참고 살았다. 때론 언론도 기피했다.뼈저리게 호소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면 몇 년에 걸쳐 반복된 취재작업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책 빨간 기와집은 과장 없이, 꾸밈없이 배봉기 할머니의 고지식할 정도로 솔직한 증언에 힘입어 만든 작품이다.

한 덩이 고기도 루이비통처럼 팔아라

이동철 저 / 오우아 / 1만5,000원

루이비통을 파는 정육점, 2075년에서 온 시계,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가에서 단체 주문하는 우산, 베트남 제사상에 오르는 과자 등 업종도 분야도 다르지만 이 모든 브랜드를 아우르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하이엔드(High-end)’다.

하이 엔드 브랜드는 한 덩이 고기, 두부 한 모도 루이비통과 버버리처럼 만들고 판다. 일반적으로 하이 엔드는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군 중에서 기능이 가장 뛰어나거나 가격이 제일 비싼 제품을 말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하이 엔드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하이 엔드는 저가 경쟁의 피바다에서 몸부림치는 로우 엔드(Low-end)에서 벗어나,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뜻하는 동적 개념이다.

하이 엔드 브랜드들은 오직 자신만이 지닌 무기로 승부를 걸고 스스로에게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부여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하이 엔드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마케팅과 홍보, 브랜딩, 그리고 마지막에는 지속가능 경영을 이루게 하는 키워드다.

인재는 이제 그만

제임스 리즌 저, 백주현 옮김 / GS 인터비전 / 1만8,000원

백주현 한전기술 박사는 안전관리 분야의 바이블로 통하는 제임스 리즌의 ‘Managing the risks of organizational accidents’를 한글로 번역하고 최근 출판을 완료했다.

번역된 책의 이름은 ‘인재는 이제 그만’으로 최근 발생한 대형 참사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제임스 리즌은 영국의 사회 심리학자로서 스위스 치즈모델로 알려져 있다. 이 모델은 겹겹의 방어수단에는 스위스 치즈의 구멍처럼 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 결함들이 한 줄로 정렬될 때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즉 사고란 어느 한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중첩된 결과로써 궁극적으로는 효율적인 안전문화 구축을 통해 방어장벽 취약에 따른 사고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자력 공학박사로서 평소 원전의 안전설계에 대해 고민하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작업중단을 겪은 백주현 박사, 그는 최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을 계기로 속도를 내면서 약 8년에 걸친 긴 숙제를 완료하고 더욱 안전한 원전설계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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