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에 민·관 뭉쳤다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에 민·관 뭉쳤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4.06.05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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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너지공사-민간기업 3사 MOU 체결
5.5MW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실증 나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기술개발을 위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손을 잡았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을 조만간 국내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에너지공사와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라풍력은 5월 26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실용화 연구개발을 위한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제주해역에 적합한 부유체(Windfloat)를 설계·검증하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4개 협약기관과 함께 제주대와 울산대도 참여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이 연구중심이었던 반면 이번에 추진될 프로젝트는 모형이 아닌 실제 모델을 해상에 설치하는 것이라 국내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제주에너지공사와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라풍력은 5월 26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실용화 연구개발을 위한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종문 현대중공업 수석연구원, 임태황 포스코 상무, 차우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이임택 한라풍력 대표

5.5MW 해상풍력시스템에 부유체 결합
부유식 해상풍력 실용화 연구개발 사업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2015년까지 30억원을 투자해 진행될 1단계 사업에서는 미국 PPI사의 반잠수식 부유체를 제주 해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고 부유체와 풍력터빈을 복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어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2단계 사업은 해상풍력시스템을 부유체와 결합해 제주 해상에 띄우는 실증사업으로, 현대중공업의 5.5MW 해상풍력시스템 2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2단계 실증사업에는 650억원 내외의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부유식 해상풍력 실용화 연구개발 사업에서 제주에너지공사는 실증단지 선정과 계통연계, 실증단지 주변 지역주민 수용성 제고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포스코는 연구과제 기획 및 주관기관으로 이번 사업을 총괄한다. 또 현대중공업은 부유체와 해상풍력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어기술을 개발하고, 한라풍력은 대관업무와 재원조달 방안을 담당한다.

차우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은 이날 MOU 행사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제주 에너지자립을 위해 지난 1년간 이번 사업을 구상했는데 드디어 첫 발을 내딛게 됐다”며 “제주 남부 해상에 부유식 해상풍력을 적용하면 현재 2GW로 예상되는 해상풍력단지 규모를 10GW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임태황 포스코 상무는 “부유식 해상풍력은 향후 전 세계 해상풍력의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소재를 활용한 시장 경쟁력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심 35m 이상 부유식 적용 적합
제주에너지공사는 이번 협약으로 제주 바람의 공공자원화와 함께 에너지자립을 실현하기 위한 1.65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해안선에서 2km만 나가도 수심이 35m를 넘는 제주 해상 여건을 고려해 수심 35m 이내는 고정식으로, 35m 이상 수심에는 부유식 해상풍력을 적용함으로써 종방향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계통연계와 변전소 건설 등 가능한 분야에 도내 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할 방침이다.

“제주의 경우 바람 자원은 풍부하지만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수심이 깊어져 기존 쟈켓방식의 해상풍력으로는 단지개발에 한계가 있다. 이미 2011년부터 노르웨이와 포르투갈을 방문하면서 국내 환경에 적합한 부유식 해상풍력 도입을 추진해 왔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필요성을 산업계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이임택 한라풍력 대표(한국풍력산업협회장)는 부유식 해상풍력의 필요성을 모두 공감하면서도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로만 치부하는 정부와 업계의 반응을 안타까워했다. 책상 앞에 앉아 사업이 추진되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국내의 경우 10GW 이상의 해상풍력단지 개발이 가능한데 우도와 거문도 해상이 대표적이다”며 “육상풍력의 경우 지역주민 참여형의 단지개발이 적합한 반면,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해상풍력의 경우 민간 자본을 활용한 단지개발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 해상에서 실증할 미국 PPI사의 반잠수식 부유체는 국내 기업인 WPK(Wind Power Korea)를 통해 들여올 예정이며, WPK와는 이미 MOU를 체결하고 업무 협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WPK는 현재 미국 DOE사 주관의 ‘30MW Oregon Floating Wind Farm Project’에 부유체 공급을 위한 계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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