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외 2편
소년이 온다 외 2편
  • EPJ
  • 승인 2014.06.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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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저 / 창비 / 1만2,000원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사실과 취재에 근거해 그려졌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동호는 시위대와 함께 행진하는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친구 정대가 맞아 죽는 것을 목격한다. 동생을 위해 공장에서 일하며 뒷바라지한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행방불명되면서 이들은 비극을 맞는다.

이 일을 계기로 동호는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이곳에서 동호는 말 없는 혼을 달래기 위해 초를 밝히지만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 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에서 동호는 친구 정대를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한편 인구 40만의 광주 시민을 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은 80만발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국가의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 학생들이 거리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깨끗하고도 무서운 양심’ 그 하나 때문이었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본문 79면)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수전 스펜서 웬델·브렛 위터 저,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1만4,800원

수전 스펜서 웬델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신문사와 법원을 다니며 지역법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사로 쓴 뒤 ‘팜피치 포스트’에 싣는 한편 삼남매 자녀의 다툼을 해결하기도 한다.

그러던 2009년의 어느 날, 옷을 갈아입던 그녀는 왼손이 이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손바닥에 힘줄이 선명하고 뼈가 툭 불거져 있는 것이다. 그 후 2년 동안 꾸준히 진료예약과 검사를 거듭한 끝에 2011년 6월, 수전 스펜서 웬델은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확진을 받게 된다.

ALS 진단을 받을 당시 수전 스펜서 웬델은 혼자서 문을 열 수 없고 남편의 도움을 받아야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희망의 글을 쓰기로 한다. 그리고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웃을 수 있고 삶을 기쁘게 바라볼 수 있는 목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한 질병과 절망 가운데 모든 것을 놓고 싶을 때, 수전 스펜서 웬델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을 기쁘게 살아낼 것을 말하고 있다.

육체의 악마

레몽 라디게 저, 원윤수 옮김 / 민음사 / 1만2,000원

16세 소년과 군인 아내의 비도덕적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 육체의 악마가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을 처음 집필한 작가가 불과 17세였다는 점에서 당시 프랑스 사회는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신혼부부의 침실가구를 대신 골라주는 불순함, 자신을 만나기 위해 남편과 남편 가족에게 거짓말하는 연인을 바라보며 느끼는 비열함, 뒤틀린 소유욕과 집착 등 미숙한 사랑으로 인한 혼란과 불안함 등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집필한 레몽 라디게는 1903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학교에 다닐 때에는 장학생으로 선발됐지만 곧 자퇴하고 15세 때부터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기 시작했다. 또 큐비스트 화가들과 어울리며 전위적인 예술가 모임에 참석하고 1920년에는 ‘불타는 뺨’이라는 시집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1923년 그라세에서 소설 육체의 악마를 출간한 뒤 그해 10월 장티푸스에 걸려 생을 마감한 레몽 라디게, 그는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모든 예술적·사회적 전통을 부정하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엄격함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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