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EPCO 전문기업 ‘승승장구’
신재생에너지 EPCO 전문기업 ‘승승장구’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4.01.27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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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손상식 대명지이씨 상무
영암풍력 준공으로 대규모 단지개발 역량 확보
고원·거창·영광 등 국내 300MW 건설 비전 제시

국내 풍력단지가 조성된 지역을 살펴보면 대부분 강원도와 제주지역에 집중돼 있다. 풍력발전 특성상 바람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단지를 건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육상풍력의 경우 해안가를 제외하고 지대가 높은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전라도 지역에 육상풍력단지가 적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영암풍력이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자연환경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40MW라는 대규모 단지로 건설됐다는 점이다. 기존 사업의 전문성을 살려 꾸준히 틈새시장을 공략한 대명지이씨(회장 서기섭)의 전략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1993년 설립돼 전기, 통신, 소방공사 등 전기설비공사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대명지이씨는 2011년 10월 경남 양산에 3MW 규모의 풍력단지를 준공하며 신재생에너지기업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불과 2년여 만에 국내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영암풍력을 준공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대명지이씨는 그동안 플랜트 공사의 대형 전기공사 수행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2008년부터 독자적인 풍력분야 EPCO(설계·구매·시공·운영)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풍력발전단지 ▲사이트 개발 ▲전문프로그램을 활용한 사업타당성 분석 ▲단지 기본 및 상세설계 최적화 기술 ▲인허가 기간 최소화 ▲공사비 최소화 및 공기단축 방안 확보 ▲대형 기자재 운송방법 특허기술 보유 등의 건설기술 차별화는 물론 발전소 운영에 따른 가동률·이용률 향상 기술로 안정된 발전소 운영능력을 키우는 등 풍력발전단지 개발에서 부터 운영에 이르는 모든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2018년까지 총 300MW 규모의 육상풍력단지를 국내에 건설한다는 중장기계획을 수립한 대명지이씨는 신재생에너지 EPCO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풍력단지 개발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손상식 대명지이씨 상무의 집무실 한쪽 벽면은 전국 시도군 지역 이름으로 빽빽하다. 영암풍력단지 건설이 얼마 전에 마무리됐지만 그의 업무는 쉼표가 없었다. 고원, 거창, 포항, 울산, 영광….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손상식 상무를 만나 영암풍력단지 건설과정과 향후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계획을 들어봤다.

▲ 손상식 대명지이씨 상무
철저한 사업계획 통해 승부수 던져
“영암풍력은 호남권 최초의 대규모 풍력단지로 향후 이 지역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번 영암풍력단지 건설로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본격 도약하는 첫 발을 내딛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손상식 상무에 따르면 영암풍력 개발사업이 처음부터 순조롭게 진행된건 아니었다. 이미 많은 사업자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했고, 타당성조사까지 진행한 업체도 있었다. 기존 사업자들의 발목을 잡은 건 자연환경보존지역에 따른 개발제한과 주변 방송국 송신탑, 부지사용조건, 민원 등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모두가 철수한 곳에서 똑같은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도전이라기보다 모험에 가까웠다.

손 상무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기위해 면밀한 사업검토를 기반으로 관계자 설득에 나섰다. 우선 당시 S개발 소유의 부지에서 타당성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계측기를 설치해야 했는데, 20여 번의 방문 끝에 계측기를 설치할 수 있었다. 이후 장기임대로 계획했던 부지 문제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일괄 매입하면서 단지개발의 틀을 마련했다. 특히 보전관리지역으로 묶여있던 해당 부지를 도시계획시설 결정 심의를 받아 풍력단지로 개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인허가와 관련된 가장 큰 고민을 해결했다.

“군관리계획 및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1년 내 완료하기까지 영암과 전남도에서 거의 매일 설계와 인허가에 매진해 도시계획 시설결정 인허가를 1년 안에 완료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이후 1년 만에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 10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사업 전부터 지역주민과 유대관계를 넓힌 덕분입니다. 민원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긴 시간을 가지고 지역주민과 꾸준히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운송수단 특허까지 출원
영암풍력단지의 개발과정을 살펴보면 대명지이씨가 효율적인 단지운영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우선 단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저풍속 지역 특성에 맞게 클래스III 등급의 풍력시스템을 적용했다. 평균 6.2m/s의 바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의 2MW급 풍력시스템을 사용, 사업성을 높였다.

손 상무는 “30% 내외의 이용률을 목표하고 있다”며 “특히 현대중공업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제반조건을 마련해 놓은 상태”라고 향후 단지운영실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대부분의 풍력발전기 하부 기초구조물 형상은 사각 또는 팔각형 콘크리트 구조물로 설계돼 전도나 슬라이딩의 안전율보다 높게 반영함으로써 구조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설계가 이뤄지는데, 영암풍력의 기초구조물은 공사비와 구조물의 안정성에 가장 이상적인 원형 구조물로 설계돼 신뢰성을 높인 것이다.

특히 기자재 운송에 필요한 공간 확보를 위해 운반차량에 별도 장치를 설치, 특허까지 출원한 부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산간지역에 단지가 건설되는 육상풍력 특성상 진입도로 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점점 대형화 추세에 있는 기재를 현장까지 운송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신주나 임목, 난간 등의 장애물로 인해 운송시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손 상무는 “80~90m에 달하는 블레이드를 굴곡이 심한 진입도로를 통해 운송할 때 많은 애로사항이 발생해 시간은 물론 비용이 추가적으로 드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며“트레일러와 같은 특수운송차량에 앞축 고정장치와 뒤축 이동장치를 추가로 설치해 회전반경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처음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연훼손 최소화와 비용절감 등의 측면에서 활용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게 손 상무의 설명이다.

지역 상생발전 이끌다
대명지이씨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발전단지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공사 시작부터 단지 운영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영암변전소로 연결되는 계통연계 공사 시 총 11km의 가공선로 작업이 예정돼 있었다. 90%에 가까운 공정이 진행됐을 당시 일정 구간이 영보정이라는 문화재 인근을 지나간다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 지중공사로 즉시 변경했다. 2km에 달하는 구간을 뜯어내고 새로 작업한 것이다.

대명지이씨는 상업운전에 들어간 영암풍력단지가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유휴부지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총 463만1,000m2(약 140만평) 부지 가운데 30만5,070m2(약 9만3,000평)만 풍력단지로 개발한 상태고 나머지 부지는 다양한 관광자원 확충에 활용할 계획이다.

손 상무는 “관광객 유치에 효과적인 오토캠핑장 또는 골프장, 승마장, ATV 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다채로운 관광상품 개발로 지자체는 물론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명지이씨는 사회적인 책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저소득층 대상의 봉사활동과 기부를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영암풍력단지 인근 마을의 독거노인 세대를 방문해 전기관련 보수공사 등의 재능기부를 전개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담 법인 설립
대명지이씨는 현재 고원풍력(18MW)을 비롯해 거창풍력(18MW), 포항풍력(20MW), 울산풍력(20MW), 영광풍력(30MW) 등의 단지개발을 추진 중이다. 태백 일원에 조성될 고원풍력은 발전사업 허가를 완료하고 인허가 접수 상태로 오는 5월 착공 예정이다. 거창풍력도 발전사업 허가를 마치고 부지매입을 마무리 짓는 대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손 상무는 “조만간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전담할 별도 법인을 설립해 EPCO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할 것”이라며“철저한 사업계획을 통해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사업을 전개할 때 충분한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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