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KEPIC ‘현재, 미래를 만나다’
김종해 대한전기협회 KEPIC처장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로 성장 발판 마련”
[특집] KEPIC ‘현재, 미래를 만나다’
김종해 대한전기협회 KEPIC처장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로 성장 발판 마련”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3.09.11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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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노하우 기반 KEPIC 국제화 전력투구
전문성·사업성 강화로 미래 성장엔진 재가동

소규모 워크숍으로 시작한 행사가 어느덧 11번째 소통의 장을 가졌다.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적용 확대와 국제화를 위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04년부터 개최된 ‘KEPIC-Week’가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대한전기협회는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 컨벤션호텔에서 ‘2013 KEPIC-Week’ 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올해 행사는 외적인 규모보다 KEPIC-Week의 내실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대학(원)생과 초보 전기인 등 미래 전력산업을 이끌 인재들을 육성하기 위한 ‘Student Session’을 처음 도입하는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기술과 관련된 세션을 마련함으로써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올해 1월부터 대한전기협회 KEPIC처를 이끌고 있는 김종해 KEPIC처장은 지금까지의 KEPIC-Week가 외적 기반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면, 올해부터는 질적으로 한 단계 성숙된 행사가 되도록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2003년에 품질분야 워크숍 형태로 시작한 KEPIC-Week 행사는 2004년부터 KEPIC 모든 분야로 확대돼 시행됐습니다. 기획 차원에서 시작된 행사가 전력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지금은 전력산업계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0년 노하우를 기반으로 이제는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최근 KEPIC처의 조직 변화에서도 대한전기협회의 혁신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기존 3개팀에 교육인증팀과 대외사업팀을 신설해 전문성과 사업성 강화에 나선 것이다.

김종해 처장은 “기술분야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육인증팀을 새롭게 구성하는 한편 신사업 발굴과 기존 업무 확장을 위해 대외사업팀을 신설했다”며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모색해야 한다”고 새로운 조직을 통한 KEPIC처의 변화 의지를 내비쳤다.

김종해 처장을 만나 KEPIC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전력인 육성 위한 ‘Student Session’ 신설

Q. 기존 행사와 비교해 올해 KEPIC-Week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

KEPIC-Week는 학술 발표회가 아닙니다. 참여하는 분들이 함께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가지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장입니다. 산업계의 경험이나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전력산업계 모두의 표준인 KEPIC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KEPIC으로 피드백하자는 취지로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도 12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보다는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전력산업계의 기초를 탄탄히 하고 KEPIC을 통해 널리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또 기기검증, 공조 워크숍, 면진설계 워크숍 등 과거 일부 전문가들끼리 기술교류 성격으로 진행됐던 주제들이 KEPIC-Week의 주요 분야로 뿌리내린 것처럼 나열식 발표보다는 특정 주제 중심으로 세분화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특히 올해 행사부터 미래 전력인을 위한 Student 세션을 처음으로 구성했는데 성과 여부에 관계없이 향후에도 계속 운영함으로써 취업 및 채용 희망자의 리크루팅 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Q. 그동안 KEPIC 개발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KEPIC 개발은 뜻있는 선배 전력인들이 있었기에 추진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987년 당시 표준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고 표준 개발을 위한 인프라도 척박한 시절에 우리 고유의 표준인 KEPIC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한 그분들이야말로 전력계의 선각자입니다. 1995년 한전에서 우리 협회로 KEPIC 개발 및 운영 전담업무가 이관됐을 당시 우리나라에는 민간단체표준의 개발 경험이 거의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마땅히 참고할만한 사례가 없는 상황이라 ASME(미국기계학회)를 표본으로 미국의 표준개발기관을 벤치마킹해 KEPIC의 개발과 운영시스템을 정립해 왔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396종 6만3,0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의 표준을 보유하게 됐고, 국내 전력설비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을 만큼 외형적으로도 엄청난 발전을 이뤘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외연을 갖췄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국제적인 수준으로 가야할 길은 멉니다. 표준과 관련된 국제 동향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기술 인프라도 넓혀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력산업계의 폭넓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자

Q. 전력기술 자립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KEPIC 개발사업이 6단계(2011~2015년) 3차 년도에 돌입했는데 지금까지의 추진상황과 남은 과제는

KEPIC 개발 6단계사업은 ▲기술선진화 촉진 ▲국제표준화 역량 강화 ▲사용자 만족 실현 등 3대 과제를 수행해 국내 전력기술을 집약하고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양적인 성장에 목표를 뒀다면, 6단계는 내실을 다지는 기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6단계 계획 수립에 앞서 그동안 개발했던 KEPIC 가운데 활용성이 부족하거나 최근 기술 동향에 맞지 않는 108종을 과감히 폐지, 더 이상 개발하는 것을 보류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전력산업계에 가장 필요한 표준을 개발해 보다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6단계 목표입니다.

과거에는 선진 외국의 표준을 그대로 도입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KEPIC을 국제적인 수준의 표준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체질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표준을 발전시키는데 일순간의 도약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협회는 18년의 경험을 토대로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6단계사업이 완료되는 2015년에 새로운 모습의 KEPIC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원자력 분야의 KEPIC 적용에 비해 화력 분야에서의 KEPIC 적용은 소극적인 편인데

원자력 분야는 관련 규제요건에 KEPIC이 채택돼 있고, 인허가 문서에 규정되는 경우 반드시 준수해야하기 때문에 KEPIC이 국내 원전 건설에 전면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 과거 해외 기술표준에 따라 건설·운영 중인 20기의 원전도 장기가동중검사계획의 변경이나 기자재 보수교체 시 적용 기술표준을 KEPIC으로 변경한 상태라 2015년부터는 KEPIC으로 모두 변경될 전망입니다.

반면 화력 분야는 규제보다 사업자의 선택에 관한 사항이라 아직까지 적용 실적이 미비한 상황입니다. 특히 화력발전소는 발전회사별로 기술 도입선이 달라 해외로부터 주기기를 도입하는 경우 사실상 KEPIC을 적용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화력 분야의 경우 영월천연가스발전소 전면 적용을 계기로 국내 최초 1,000MWe급 USC발전소인 신보령1·2호기 주기기에도 KEPIC을 전면 적용하고 있습니다. 화력 분야는 성능시험이나 유지정비, 환경 분야 등 운영단계 표준을 2010년판부터 개발해 운영 발전소에 적극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지난 2월에 확정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기존 5개 화력발전회사 뿐만 아니라 신규로 화력발전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발전회사에 KEPIC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적용 설비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KEPIC 세계화, 전력산업계 협조 필요

Q. 전력산업계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한 ‘KEPIC-Week’의 향후 목표나 계획은

당초 일부 전문분야 기술교류의 장으로 시작한 KEPIC-Week 행사가 이제는 전력산업계의 주요 행사로 발전하게 돼 책임이 막중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주제로 행사를 지속시켜 나간다는 기본 취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 앞으로는 그 내용과 방법을 알차게 꾸미는 것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단순한 기술정보 교류에서 벗어나 많은 내용들이 KEPIC이라는 도구로 피드백함으로써 우리 기술의 근간을 이루고, 해외 주요 표준들에도 반영시킬 수 있는 진지한 토론과 공유의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국제 세션을 확대해 국내 전력산업계 전문가들이 국제적인 감각을 키우고 훈련할 수 있는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KEPIC의 ‘국제적 민간표준 도약’이라는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산업계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1995년 WTO(세계무역기구) 부속 협정으로 TBT(무역기술장벽) 협정이 발효된 이후 세계 표준시장은 ‘One Standard, One Test, Accepted Everywhere’를 목표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세계 표준시장에서 독불장군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처럼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자기들만의 표준을 고집해 온 나라들이 오히려 고전하는 형국이 돼 버렸습니다.

KEPIC은 이러한 국제 동향에 적극 부응하면서 우리 고유의 기술을 단계적으로 반영해 나가기 위한 민간단체표준입니다. 결국 KEPIC은 우리 전력산업계 모두의 것입니다.

우리 협회는 스태프 조직으로서 산업계 인프라를 극대화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조타수입니다. KEPIC이 세계무대에서 통용되기 위해서는 산업계 전반의 협조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KEPIC-Week 행사를 포함해 분야별 기술위원회, 질의응답, 제·개정 요청 등 KEPIC 활동 전반에 대해 많은 관심과 꾸준한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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