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이 주연한 청춘영화, <그리스>를 기억하는가. 아니면 “Summer loving had me a blast…”로 시작하는 희대의 뮤지컬 명곡, 'Summer Night'은 어떤가. 그것도 아니라면, 한 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정우성과 전지현의 Z모 의류업체 광고는 기억나지 않는가.

1927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롱런하고 있는 최고 히트 뮤지컬의 대명사, <그리스>가 지난 6월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한국 초연 5주년 기념 특별공연을 시작으로, 7월 20일부터 오는 9월 9일까지 서울시청 옆 호암아트홀에서 제2차 공연 중이다.

한국의 <그리스>는 2003년 처음 무대에 등장한 이후 5년간 꾸준히 공연되며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신나는 로큰롤로 무장한 젊은이들의 뮤지컬로 꾸준한 성공을 거듭한 이 작품은 흥행뮤지컬의 대명사가 됐으며 이는 ‘그리스=흥행불패’라는 공식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번 5주년 기념 특별공연은 그동안 쓰였던 무대, 조명, 의상 등을 모두 새롭게 제작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그리스>를 보여주고 있다. 기존 중소극장에 올려졌던 그리스의 무대가 대극장으로 옮겨감으로써 무대배경을 강화하고 대소도구와 의상을 좀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제작,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수정된 것이다.

또한 <그리스>는 그간 매 공연마다 흥행 성공뿐만 아니라 엄기준, 오만석, 이영미, 김태한, 조정석 등의 신세대 뮤지컬 스타들을 발굴해 낸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역대 샌디 중에서도 가장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던 윤공주와 매력적인 보이스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신예’라고 불리는 이신성이 대니 역을 맡아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낭만을 그려 70년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싱싱한 청춘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메신저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뮤지컬 <그리스>는 소위 ‘뮤지컬의 입문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가볍지만 흡인력 있는 스토리, 신나는 춤과 노래가 뮤지컬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제대로 전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그리스>의 매력은 단연 신나고 즐거운 음악. 누구나 한 번 들으면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익숙한 <그리스>의 뮤직 넘버들은 젊은 청춘 남녀의 꿈과 사랑, 그리고 좌절과 희망을 꾸밈없이 솔직하고 경쾌한 로큰롤 사운드로 표현한다. 특히 1978년 영화 <그리스>의 사운드 트랙은 77주 동안(12주 동안 1위) 빌보트 팝 앨범 차트에 올랐고 정식앨범은 8백만 장, 복사판은 2천만 장이 팔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그리스> ‘한국 초연 5주년 기념 특별 공연’은 그 각본 특유의 익숙하지만 신선한 매력과 함께 스케일 큰 무대, 재기 넘치는 배우들, 듣기만 해도 신나는 음악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줄 것임에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작품이 뿜어내는 열기는 당신에게 잠시 잊고 있던 열정을 다시 찾아 줄지도 모른다.

특히나 덥다는 이번 여름, 그 중에서도 숨 막힐 듯 한 열대야가 지속되는 여름 밤. 덥다고 집에서 축 처져있지만 말고 뮤지컬 <그리스>의 ‘Summer Night’을 들으며, 피 끓던 그 시절 해변에서의 뜨거웠던 로맨스를 떠올리며 잠시 옛 생각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제공_오디뮤지컬 컴퍼니

박정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