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아시아 슈퍼그리드’는 전력계 도약의 기회
(권두언) ‘아시아 슈퍼그리드’는 전력계 도약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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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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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일본 언론은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대표와 KEPCO(한전) 김중겸 사장이 일본에서 면담을 갖고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축 필요성에 교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손정의 대표는 한전과 소프트뱅크, 몽골 투자기업인 뉴콤그룹이 몽골 풍력발전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혀 아시아 슈퍼그리드에 대한 첫 그림을 그린 것으로 짐작케 했다.

슈퍼그리드(Super Grid)는 2개 이상의 국가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국가 간 전력망을 통해 상호 공유하는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그리드를 말한다.

유럽에서는 이미 2009년에 북해 연안 국가들이 모여 슈퍼그리드 프로젝트를 합의했으며 2010년 3월에 유럽 정상들이 모두 모인 에너지정상회담에서 슈퍼그리드 가속화 계획에 합의했다. 유럽 외의 국가는 대부분 자국 내의 스마트그리드 계획에 치중하고 있으나, 상기한 바와 같이 소프트뱅크가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축을 제안함으로써 우리나라도 주변국과의 연계, 아시아 슈퍼그리드 선도 등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인 것으로 판단된다.

손 대표의 구상은 일본이 한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전력을 빌려 쓸 수 있도록 10억 엔을 투자해 일본과 아시아를 잇는 해저 고압 송전망을 건설하는 것이다.

손 대표는 작년에도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데저텍 프로젝트(사하라 사막과 중동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해저케이블을 이용해 여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유럽으로 보내는 사업)와 비슷한 고비테크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등 아시아 슈퍼그리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데저텍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는 포스트 화석연료의 흐름으로 가고 있다. 특히 유럽은 탈 원자력 분위기가 강해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슈퍼그리드를 미래의 전력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유효한 인식이다.

슈퍼그리드는 고립된 전력계통을 가진 우리나라로서도 충분히 검토해 볼만한 분야다. 또 러시아 가스전 연계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계통의 연계는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동북아시아 정세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슈퍼그리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전력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해진다는 것에 있다. 이에 따라 설비 투자비가 절감되고, 비상시 전력융통성이 증가하며, 계통 주파수와 전압 유지율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관련 기술의 향상으로 전력산업계에 새로운 블루오션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KEPCO를 중심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동북아 계통연계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연구’에 착수했다. KEPCO는 올 상반기 중 자체연구를 마친 뒤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 국책과제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어떤 연구 결과가 나올 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이 우리 전력계에 큰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실증 완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전력계의 차기 메가트렌드로 슈퍼그리드는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인만큼 관계기관의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 하겠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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