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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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PJ
  • 승인 2012.04.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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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날아온 기쁜 소식이 모든 골퍼 동호인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줬다. 재미동포인 허찬수(미국명:존 허)군의 승리 소식이다. 골프 팬들은 지난 2월 27일 멕시코 휴양지 리비에라 마야의 ‘엘카멜레온’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투어 데뷔 5번째 대회 만에 우승하는 장면을 중계방송을 통해 보았다.

올해 나이 22세(만 21세)로 세계 대회를 제패한 것이다. 존 허는 최경주, 양용은, 앤서니 김, 나상욱에 이어 한국계 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PGA투어를 제패한 선수가 됐다.
허찬수 군의 승리 소식은 기쁨 이전에 우리들의 아픈 마음을 저리게 해주는 사연들이 함께 소개돼 더욱 감동적이다.

최경주, 양용은 선수들과 같이 어린 시절 어려웠던 생활을 딛고 챔피언으로 우뚝 선 모습이 너무나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허찬수 선수의 우승은 혼자만의 결실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 허옥식 씨의 눈물겨운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990년에 뉴욕에서 태어난 존 허는 두 살 때 한국으로 건너와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12세 때 다시 미국 시카고로 아버지를 따라 나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 했는데, 골프를 즐겨하고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함께 생활을 하게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막노동과 식당일을 하면서도 ‘존 허’의 꿈을 꺽진 않았다고 한다. 그의 형도 의류 행상을 하면서도 동생을 도운 것을 보면 그의 승리는 온 가족의 힘이 합친 것이라고 느껴진다. 3년 전만해도 서울 미아리 어머니 친구 집에서 머물며 경기도 분당까지 골프백을 메고 2시간동안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연습장에 다녔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파온다. 그러나 이런 고생을 행복했던 고국의 생활로 기억한다고 하니 대단한 청년이다.

그는 미국에서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서 프로의 기본을 잘 배운 덕분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는 선후배의 위계질서 생활에 힘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해준 분들에게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전했다.

특히 그가 주특기로 내세울 만한 것은 정확한 드라이브샷인데 이것은 한국 골프장이 O.B(아웃오브바운즈)표시가 많은 탓으로 보이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위기가 찬스를 만든다는 것과 같이 불편한 O.B 말뚝들이 ‘존 허’ 선수에게는 드라이브 정확도를 만들어 준 셈이다.

그의 아버지 허옥식 씨는 그가 14세 때 시카고 청소년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한 일본 국제 대회에서 우승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들을 위해서 골프 환경이 좋은 캘리포니아로 이사한 것도 이때였다. 존 허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로스엔젤리스 근처 골프장에서 공을 줍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습을 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 그는 2009년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외국인 퀼리파잉스쿨을 통해 프로가 됐다.

허옥식 씨는 다른 선수들이 고기를 먹으며 힘을 비축할 때 순댓국으로 아들의 허기를 채우게 한 것도 두고두고 가슴에 남는다고 눈물짓는다.

‘존 허’는 구김살이 없는 청년인 것 같다. 그는 가난 때문에 누구를 원망해 본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대견한 젊은이다. 또한 자신의 골프는 아버지와 어머니, 형의 꿈이 함께 들어있는 가장 소중한 재산이라고 서슴없이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 청소년들이 이런 생각을 공유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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