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연료 특성 및 관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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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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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순서
1) 사용후연료 관리정책
2) 사용후연료 특성 및 관리기술

지난달의 ‘사용후연료 관리정책’에 이어 이번 달에는 사용후연료의 개념 및 기술적 특성, 중간저장의 종류 및 방법, 우리나라의 기술개발 현황 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경수로 및 중수로형 원전의 연료

경수로형 원전의 연료집합체는 연료봉의 가로 및 세로 배열에 따라 14x14, 16x16, 17x17로 구분되며, 한국 표준형 원전인 CE형 원전의 연료는 WH형 연료보다 약 50cm 정도 길다. 그리고 연료집합체의 무게는 각 연료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우라늄 무게 360~440kg을 포함해 515~665kg 정도이다.

반면, 중수로형 연료집합체는 길이가 약 49.5cm 되는 37개의 연료봉을 직경 약 10.2cm 되게 다발을 묶은 것으로서 한 다발의 무게는 19~20kg의 우라늄을 포함해 약 23.6kg이다.(그림-1 참조) 

 

▲ 그림-1

 사용후연료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개념

 사용후연료는 재활용 가치가 많은 소중한 자원
사용후연료는 원전에서 전기를 만들기 위해 원자로에서 3~5년간 핵분열을 하면서 연소된 연료를 말하며 원전 1기 당 연간 발생량은 경수로가 약 19톤-U, 중수로가 약 95톤-U에 이른다.

사용후연료는 임계사고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반면 유용한 물질인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많이 남아 있어 이를 재처리해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즉, 사용후연료는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 측면이나 방폐물의 안전관리 측면에서 모두 매우 중요하다.(그림-2, 3 참조)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사용후연료 및 이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부산물을 말하며 현행 원자력법상 우리나라는 사용후연료가 고준위폐기물에 해당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사용후연료의 처리방침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사용후연료를 고준위폐기물로 간주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방사선방호 등에 관한 기준”(과학기술부 고시 2002-23호)에 의한 고준위방폐물 기준은 반감기 20년 이상의 알파선을 방출하는 핵종으로서 방사능농도가 4,000Bq/g 이상이고 열발생률이 2kW/m3 이상인 폐기물을 말한다.

▲ 그림-2 경수로형 원전 연료의 사용전·후 조성 변화

▲ 그림-3 중수로형 원전 연료의 사용전·후 조성 변화

사용후연료의 붕괴열 및 방사능 특성

붕괴열,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하며 Cs과 Sr만 분리해도 획기적으로 저감 가능
사용후연료는 방사성 핵종들의 붕괴로 인해 붕괴열을 방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용후연료로부터 방출되는 붕괴열은 시간에 따라 지수함수적으로 감소되며, 이 붕괴열은 사용후연료 내에 존재하는 핵분열생성물과 악티나이드 원소(원자번호 90~103의 무겁고 반감기가 긴 핵종)에 의해 결정되고 나머지 방사화생성물의 기여도는 미미하다.

총 붕괴열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양상을 살펴보면 약 100년 이내에서는 반감기가 짧은 핵분열 생성물에 의해 좌우되며 열량도 급격히 감소하나 그 이후는 악티나이드에 의해 주로 좌우되며 붕괴열도 서서히 감소한다.

핵분열생성물 중에서 Cs과 Sr이 차지하는 붕괴열은 초기 10~50년 냉각 시점에서 약 60~80%이므로 이 두 핵종만 분리해도 붕괴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는 악티나이드 원소중 Pu, Am 등이 전체 붕괴열을 좌우하므로 이들 핵종을 분리하면 붕괴열은 크게 낮아진다(그림-4 참조). 또한, 붕괴열은 방출되는 사용후연료의 연소도가 높을수록 크게 나타나고 중수로형 연료가 경수로에 비해 적다.

▲ 그림-4 시간 경과에 따른 붕괴열 변화(경수로, 연소도 45 GWd/MTU 기준)

사용후연료의 총 방사능 역시 방출되는 연료의 연소도가 높을수록 크며, 중수로 연료가 경수로에 비해 적음을 알 수 있다.(그림-5 참조)

▲ 그림-5 연소도별, 연료 종류별 시간 경과에 따른 방사능 변화

사용후연료 관리방법 및 기술

지난달에도 살펴본 바와 같이 사용후연료 관리정책에는 크게 재처리와 직접처분 등의 방법이 있으며 이의 중간 단계로 중간저장의 관리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는 각각의 관리방법에 대한 종류 및 특성을 개략적으로 기술한다.

프랑스, 영국 등에서 재처리 상용화
재처리 과정을 통해 사용후연료로부터 회수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존 경수로나 고속증식로 등의 연료로 이용하는 기술이 이미 프랑스, 영국 등에서 개발되어 실용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장반감기 핵종의 소멸 처리법이 실용화되면 재처리의 유용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재처리는 고방사성 사용후연료를 다룬다는 점을 제외하면 우라늄 정련공정과 유사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재처리 방법은 크게 습식법과 건식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습식법으로는 PUREX, REDOX, 침전법 등이 있으며 건식법으로는 불화물 휘발법, 염화물 휘발법, 고온 야금법, 고온 화학법 등이 있다. 현재 가장 실용화된 재처리방법은 습식법인 PUREX로서 프랑스의 La Hague, 영국의 Sellafield 등에서 이용되고 있다.

▲ 그림-6 사용후연료 처리 공정 개념도

직접처분은 사용후연료 철재 용기에 넣고 인공방벽 한 후 심지층 암반에 안전하게 처분
사용후연료를 인간의 생활권으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시키는 방법인 직접처분의 개념은(그림-8)과 같이 사용후연료를 철재용기에 봉입한 후 심지층 암반에 처분하게 된다.

현재 직접처분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로는 미국, 캐나다, 스웨덴, 핀란드 등이 있으며 미국과 핀란드는 처분 부지를 확정하고 건설허가 신청을 위해 기술개발과 설계를 추진 중에 있고 스웨덴은 처분장 후보지에 대해 부지조사 중에 있다.

▲ 그림-7 사용후연료 직접처분 개념도

사용후연료 저장관리는 “중간저장”을 의미
원자로에서 인출된 사용후연료는 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에서 냉각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후 재처리 또는 직접처분 전까지 상당기간의 저장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보통 원전 소내 저장조의 용량은 10년분 정도로 설계되므로 원자력발전소 수명기간 동안(약 40년)에 발생되는 사용후연료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저장조를 확장하거나 소내에 독립된 저장시설, 또는 소외에 집중저장시설의 건설이 불가피하다.

이와 같이 재처리 또는 직접처분 이전 단계로 발전소 부지 내·외에 사용후연료를 모아서 저장하는 것을 “중간저장”이라 한다. 사용후연료 중간저장은 습식저장방식과 건식저장방식으로 대별되며 80년대 중반까지는 실증경험이 풍부한 습식저장이 주로 채택됐지만 90년대 이후에는 용량확장과 장기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건식저장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추세이다.

사용후연료 기술개발현황

재처리 분야에 있어 국내에서는 핵 확산성이 높은 습식 재처리에 대한 연구개발은 미국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해 현재까지 관련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핵확산 저항성이 탁월한 건식 재처리(Pyro-process)는 1997년 이후부터 러시아, 미국 등과 공동으로 연구 및 기술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현재는 전해환원 실증 및 전해정련 공정을 개발 중에 있어 이 분야의 기술은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사용후연료를 직접처분한다는 가정 하에 1997년 처분에 대한 연구개발을 착수해 현재는 한국형 처분개념 확립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해외 직접처분 국가들의 경우는 심지층 처분과 관련된 기술개발을 위해 국제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후보부지의 특성파악과 종합 안전성평가를 수행하기 위한 지하실험시설을 운영하거나 계획하고 있으며, 일부국가의 경우 처분용기나 연료 취급장비의 설계 및 제작 기술개발, 인공방벽 재료 및 방법개발 등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저장 분야에 있어서 국내의 경우 저장용기에 대한 기술개발 수준이 초기단계에 있다. 반면에 해외 선행국가의 경우 30년 이상 건식저장기술에 대한 기술개발을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건식저장시설을 확보·운영 중에 있으며 현재는 50년 이상 장기저장에 필요한 저장, 수송 겸용 용기는 물론 저장, 수송 및 처분 개념의 다목적 용기를 개발 중에 있다.

한편, 국내의 사용후연료 수송 분야를 살펴보면 이미 경수로 사용후연료 집합체 4개를 장전해 수송할 수 있는 KSC-4 수송용기와 집합체 12개를 장전해 수송할 수 있는 KN-12 수송용기를 설계·제작해 고리원전부지에서 호기간 이송작업에 활용한 바 있으며(그림-13 참조), 현재는 한국형 원전 등에서 발생하는 표준형 사용후연료를 수송할 수 있는 중형 수송용기를 개발 중에 있다.

▲ 그림-13 사용후연료 수송용기 (KN-12)

사용후연료 관리정책의 조속한 수립과 안전한 기술개발을 위해 최선의 노력 경주
이상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경우 사용후연료 관리정책 수립을 위해 정부 차원의 갈등관리전문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검토 및 논의를 하고 있으며, 병행해 사용후연료의 수송, 저장, 재처리, 처분 등 사용후연료 전반에 대한 기술개발을 활발히 추진 중에 있어 우리 실정에 적합한 관리정책과 안전한 관리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국내 주도로 개발하고 있는 건식 재처리 기술(Pyro-process)이 상용화 될 경우 부피와 발열량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규모를 기존의 직접처분장(미국 야카마운틴)에 비해 100배가량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향후 사용후연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보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습식저장방식이란?

사용후연료를 스테인레스 스틸 또는 에폭시 도장으로 라이닝 된 콘크리트 재질의 저장조 내 저장대에 저장하는 방식이다.(그림-8 참조)
사용후연료에서 발생되는 붕괴열은 열교환기를 이용한 강제냉각 방식에 의해 제거되며 핵연료 피복관 온도를 30~40℃로 유지할 수 있어 저장밀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냉각시스템 가동에 따른 시설 운영비가 증가하며 2차 폐기물 발생 등의 단점을 갖고 있다.

▲ 그림-8 스웨덴 중간저장 습식저장시설

 건식저장방식이란?

건식저장방식은 물 대신 기체 또는 공기를 냉각재로 사용하고 방사선 차폐체로 물 대신에 콘크리트나 금속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습식저장기술과 구분된다. 사용후연료가 건식저장시설에 저장된 후에는 운영비용 및 위험도가 미미하므로 안전하고 비용과 이득 측면에서 습식저장방식보다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식저장기술 중 현재 상용 규모로 이용되고 있는 기술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정도가 있는데 각 방식별로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금속 캐스크(Metal Cask) 방식이 있는데 이 방식은 사용후연료를 금속 캐스크에 담아 콘크리트 패드 위에 저장하는 방식을 말하며, 콘크리트 사일로 방식은 사용후연료를 금속 캐스크 대신 콘크리트 용기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횡형 콘크리트 저장모듈(Horizontal Concrete Modular Storage) 방식은 사용후연료가 장전된 캐니스터를 저장부지에 설치된 콘크리트 저장모듈에 수평상태로 저장하는 방식이며, 마지막으로 볼트 저장(Vault Storage) 방식은 콘크리트 구조물내에 금속 튜브를 설치하고 튜브 내에 사용후연료를 장입, 밀봉하여 저장하는 방식을 말한다.(그림-9, 10, 11, 12 참조)

▲ 그림-9 금속 캐스크 저장방식
▲ 그림-10 콘크리트 사일로 방식(월성원전)
▲ 그림-11 횡형 저장모듈방식
▲ 그림-12 볼트저장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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