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 2012년, 당신의 소망은 무엇입니까
2012년, “자기로부터 출발해 세상과 타인에게 도달하라”
[특집1] 2012년, 당신의 소망은 무엇입니까
2012년, “자기로부터 출발해 세상과 타인에게 도달하라”
  • 정지운 기자
  • 승인 2012.01.09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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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전력거래소 정래혁 차장

“사람이 불에 타면서 나는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어?”

그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무심히 껌을 씹고 있었다.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며 주변을 둘러보자 그제야 강 건너편에서 무언가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런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메케한 연기가 불꽃 위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인도의 갠지스강 근처였다. 나는 처음에는 해질 무렵 사람들이 모여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은 울거나 악을 쓰지도 않고 그저 담담히 짚을 덮은 시신이 타들어 가는 것을 응시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연을 날리는 아이들과 차를 팔러 다니는 상인들이 장례식과 상관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쩐지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은 장례식의 모습에 나는 불편한 마음이 들어 씹고 있던 껌을 뱉고, 연기를 뒤로 한 채 숙소로 돌아갔다. 해가 지고 있었다.

 

인도의 장례식은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힌두교에서는 불교와 같이 화장을 한 뒤 대나무로 뼈를 빻아 강물에 흘려보낸다. 특히 바라나시에 가본 사람이라면 강변에서 장작더미 위에 수의로 감싼 망자가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과 그 근처에서 목욕을 하고 심지어 그 물을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문화와 종교가 국가를 형성하고, 우리는 또 그 국가에 의해 만들어 진다. 개인적 차이, 국가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가끔씩 어떤 현상도 이해할 수 없게 될 때가 있다. 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임이 틀림없다.

 

2011년의 무거운 해가 지고, 2012년이라는 이름의 해가 다시 떠올랐다. 고작 몇 시간의 틈이 1년이라는 시간을 과거로 만들고 새로운 문을 연다.

그 문의 초입에서 우리는 2011년과는 다르게 살고자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일출을 보러 혹한과 교통체증을 감수하기도 하고, 담배를 끊거나, 산을 오르거나,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다.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타인의 변화와 차이에 있어서는 얼마나 배타적인가. 외국인에 대한, 타 집단에 대한, 다른 계층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당장의 습관과 마음가짐에만 집중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해가 뜨고 해가 진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사람들은 24시간을 살고 아프고 다시 일어선다.

넓은 시야로 주변을 둘러보라. 만약 시계가 없다면 해가 지고 해가 뜨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아주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 그저 건성으로 본다면 우리는 알아채지 못할 지도 모른다.

변화와 차이를 인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가까운 주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여기 전력계 가족 14명이 전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생각을 공유해 보면서 2012년을 시작한다면, 당신이 엮어갈 한 해는 분명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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