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와 징크스
골퍼와 징크스
  • EPJ
  • 승인 2011.10.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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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저마다 어려움에 직면할 때면 자기 합리화 하려는 잠재적인 심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핑계거리도 되고 위안거리도 된다. 골프에서도 이런 종류의 징크스가 상당히 널리 퍼져있고, 저마다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 듯하다.

어떤 사람은 골프장 부킹 시나 자가용을 타고 골프장을 갈 때 징크스가 있다고 한다. 징크스 징후 또한 다양하다. 운전을 하고 가다가 자동차 번호판을 보고 도리짓고땡을 하는 사람을 봤다. 유난히 장땡이나 높은 땡을 잡는 날은 골프가 잘되고 스코어가 좋단다. 그러나 잘 짓지 못하거나 낮은 땡을 잡는 날은 스코어가 형편없다고 토로한다.

골프 포럼 에이스 닷컴에서 몇 년 전에 설문한 내용을 보면 징크스도 다양하고 가지각색이다. 어떤 이는 새 신발 새 모자 새 옷을 입은 날은 죽어라고 골프가 안 되더라. 갈색 양말을 신은 날은 죽을 쓴다. 운전을 하고 가면 샷이 망가진다. 아침에 뭔가를 떨어뜨리면 재수가 없더라. 이러한 내용을 듣다 보면 사소한 것 까지 걸리지 않는 것이 없다.

또 다른 내용을 보면 짜장면을 먹으면 샷이 술술 잘 풀리고, 로커 번호를 9번 잡으면 운이 좋고 4번 잡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4번 볼을 잡으면 그날 샷은 죽인단다. 볼이 아주 잘 나간다니 징크스란 결국 믿기 나름인 것 같다. “나는 해저드 앞에만 가면 넘지 못하고 빠진단 말이야”하고 항상 물에 처박는 사람을 자주 보았다. 징크스는 특별한 인과관계가 없는 미신이라고 한다.

행동 심리학에서는 징크스를 조직적 조건화로 설명한다고 한다. 조직적 조건화란 어떤 반응에 대해 선택적으로 보상함으로써 그 반응이 일어난 확률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여기서 선택적 보상이란 강화와 벌을 의미한다. 결국 징크스가 일어나는 것은 확률 때문이다. 사소한 일이 일어나고 보상이나 부정적 불운이 반복되면 결국 인과관계 없는 현상과 결과에 연관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한 두 번은 우연이지만 그 이상의 징크스는 본인이 만든 것이다.

“안 될 거야”라고 무리하게 신경 쓰다보면 결국 그로인해 자기실현 효과를 보이고 점점 확률은 높아 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징크스를 스스로 믿게 된다. 어떤 상황을 징크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간단한 핑계다. 그 한마디로 무너진 스코어에 대해서 자신을 위로하고 남에게 쉽게 둘러 댈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징크스를 탓하기 전에 실력이 충분한가를 되짚어보면 징크스가 얼마나 무기력한 허상 인가를 알게 된다.

징크스를 없애는 방법은 한마디도 믿지 않는 것이다. 믿지 않으면 징크스도 없다. 타이거 우즈와 절친한 에스퍼 페로네빅은 꽤 오랫동안 3번 볼을 피했다. 3번 볼을 치면 스리퍼트가 속출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피닉스 오픈에서 이 징크스를 깨기 위해 일부러 3번 볼을 잡아 우승을 낚아 징크스에서 해방됐다는 일화가 있다.

그런데 골프는 멘탈이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징크스를 완전히 무시하지 못한다. 따라서 심리 기술은 스포츠에서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우리나라 국가 대표 선수들도 심리 기술 훈련의 하나로 선(禪)훈련을 한다.

선은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수양한다는 의미로 불교에서 시작 됐지만 요즘은 정신을 집중시키고 머리를 맑게 한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분야에서 활용 되고 있다. 골프 칠 때도 선(禪)훈련을 활용해 어떤 상황에도 샷이 흔들리지 않도록 한다면 당신은 반드시 싱글 골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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