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日 원전사고, 새로운 도약 디딤돌로 삼아야
(권두언) 日 원전사고, 새로운 도약 디딤돌로 삼아야
  • EPJ
  • 승인 2011.04.11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원전 사고는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무력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사례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들과 원전 사고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또한 다량의 방사성물질에 노출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사고 원전 내부에서 수습에 힘쓰고 있는 일본 원자력 전문 인력들의 헌신에는 경의와 함께 희생이 최소화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안전제일주의를 강조하던 일본, 한전의 모델이었던 도쿄전력이 이번 사고에서 보여준 대처방법은 지금까지 매우 실망스런 모습이다.

수 많은 사고 대응 매뉴얼을 준비했을 것이 분명하지만, 초기 대응은 너무도 미흡했다. 또한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하지만, 쓰나미로 인한 전원 붕괴와 냉각시스템 마비에 대한 대응방안이 이 정도로 준비되지 않았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지금도 일본은 원전 사고 처리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만약 사고 첫날 미국의 도움을 받아들이고, 사고 원전을 보전할 생각을 애초부터 버리고 대응했다면 지금처럼 사태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척 화가 난다. 결과론이겠지만, 도쿄전력이 민영화되지 않고 공기업으로 남았다면 회사의 자산을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시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번 사고로 원자력산업은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원자력 르네상스는 찾아온 속도보다도 훨씬 빠르게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우리는 원자력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했다. 이번 사태로 이것이 틀어지게 되면 국가적인 불행이다.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원자력은 위험하니 모두 폐기하자면 어떻게 될까? 깊게 생각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는 50년 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를 국민들이 견딜 수 있을까?

사고 원전과 우리 원전은 발전방식 자체가 다르고, 이에 따라 냉각장치 및 각종 안전장치도 판이하다. 필자는 우리의 원전이 일본의 것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고 알고 있다.

이번 일본 원전 사고는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만의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최악의 자연재해를 상정해 그 이상을 버텨낼 수 있는 안전장치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말을 믿어주길 바란다. 이번 사고에 대한 공중파와 중앙언론의 보도형태를 보면 비전문적인 지식과 원자력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너무 앞서나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불안은 전염병과 같이 빠르게 퍼진다. 이번 사고로 우리 국민들은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게 됐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신뢰를 무너뜨린 것은 어찌됐든 원전이지, 국민의 책임이 아니다.

무너진 신뢰는 지금보다 몇 배의 노력으로 만회해야 한다. 더욱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의 마음에 싹틀 수 있는 일말의 불안감과 관계당국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가 원자력산업을 다시 한 번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