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축전지 틈새시장 우리가 개척한다
대용량 축전지 틈새시장 우리가 개척한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1.02.07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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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데이터센터·항만청 등 다양한 시장 겨냥
파워스택, 연축전지 대비 안정성·효율성 월등

대용량 축전지 시장이 다양한 산업환경을 아우르는 맞춤형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축전지 시장은 UPS용도나 비상등, 전자제품 등 소용량 전기저장장치로서의 수요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양질의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필요로 하는 시장수요가 증가하면서 대용량 축전지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대용량 축전지 시장은 비단 발전소나 변전소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분야로까지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용량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2020년 세계 시장규모가 1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일본의 연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해 이 분야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최초로 5kW급의 대용량 리튬이온전지인 ‘파워스택(Power Stack)’ 개발을 시작으로 다양한 라인업 구축에 나서고 있는 기업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대표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전문기업인 에스티비(대표 이명수)는 스마트칩을 적용한 파워스택 개발을 통해 이용자 편리성과 안정성은 물론 경제적 효과까지 가져왔다.

▲ 김병문 에스티비 부사장
병렬구조로 유지관리 편리… 고장 셀만 교체
에스티비가 지난 2006년 개발에 성공한 파워스택은 연축전지 사용 시 발생하는 유해가스와 중금속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우려가 없는 친환경 제품이다.

기존 2차전지와 비교해 5배 가량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무게와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여 설치공간의 제약을 최소화했다. 또한 노후화로 인한 축전지 교체 시 감소된 부분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관리가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특히 배터리 정보를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BMS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안정적인 전원공급과 체계적 관리,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불러왔다.

김병문 에스티비 부사장은 “파워스택은 기존 산업전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연축전지와 니켈전지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제품으로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안전변, PTC, Shut-down Separator, 첨가제, 보호회로 등 5단계의 안전부품 채용으로 과충전 시에도 우수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특히 직·병렬구조 설계로 신뢰성과 경제성이 우수”하다고 파워스택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김 부사장은 “직렬구성의 연축전지와 니켈전지는 유지보수 할 때 배터리뱅크를 계통에서 분리해야하기 때문에 작업 중 정전이 발생할 경우 UPS 작동에 문제가 발생할 뿐 아니라 한 개의 셀이라도 불량이 발생하면 전체 전압이 급감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반면 병렬구조를 하고 있는 파워스택은 유지보수 시 해당 스택만 떼어내면 되기 때문에 정전이 발생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한 개의 셀이나 스택 불량의 경우 용량이 다소 감소할 뿐 전체 전압에는 전혀 영향을 미지치 않아 비상전원장치로서의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파워스택은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장 확대 속도가 그리 빠르진 않다. 기존 납축전지 대비 1.5배 비싼 가격이 문제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핵심 소재인 셀을 외부에서 납품받다보니 제품 생산원가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큰 문제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시장 확대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 삼천포화력발전소에 설치된 파워스택
BMS 분야 NET이어 NEP인증도 획득
에스티비는 NET 및 NEP인증과 우수조달물품 지정 등을 통해 파워스택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도 마친 상태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열, 과충전, 과방전 등을 미연에 차단함으로써 전지이상에 따른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 안정적인 장비운영을 가능케 한 ‘리튬이온전지 스택 컨트롤 기술’로 2006년 NET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이 기술을 제품화한 ‘비상전원용 리튬 이차전지 BMS’로 지난해 NEP인증까지 받았다. 또한 작년에는 우수조달물품에도 지정됐다.

김 부사장은 “NET 및 NEP인증과 우수조달물품 지정을 통해 법률적으로 공공기관 우선구매와 수의계약이 가능해졌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실적은 미미한 상태”라며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만든 제도인 만큼 담당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에스티비는 현재 한전을 비롯한 영광·월성·울진원자력본부, 당진화력본부, 서인천발전본부 등의 전력그룹사와 KT 목동 ICC, GS파워 등에 파워스택을 공급하며 신뢰성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당진화력 9·10호기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파워스택을 적용해 이후 건설되는 발전소에도 우선 공급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지난 연말에는 한전이 개최한 ‘2010 KEPCO FAMILY 공정거래 협약식 및 동반성장 페스티벌’에서 전력그룹 중소기업지원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전 사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숨고르기에도 들어갔다. 에스티비는 지난해 6월 발전사의 CIS(독립국가연합) 지역 시장개척단 참가를 통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확인받았다.

김 부사장은 “작년에 참가한 유럽, 러시아 시장개척단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유럽이나 CIS지역은 아직 대용량 축전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관계로 우선 일본, 인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파워스택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해외진출 계획을 밝혔다.

정전사태 예방, 대용량 축전지가 해답
최근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정전사태로 산단 내 업체들이 속병을 앓고 있다. 20여 분간 전력공급이 중단돼 생산라인이 멈춰 수백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사업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고원인은 명확한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사업장에 정전사고에 대비한 비상용전원설비를 갖추지 않은 기업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설마’라는 생각이 사업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정전사고는 계통연계, 전력설비 등 여러 가지 외부적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지만 기업들의 자구적인 노력이 있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들은 비상전원장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투자비용 대비 실효성 때문에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김 부사장은 설명했다.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대용량 축전지는 정전을 대비한 비상용설비인 관계로 평상시에는 그 실효성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정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축전지의 가동을 직접 확인할 일은 없게 되는 거죠. 하지만 축전지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게 될 피해규모를 감안하면 축전지 설치로 수십 수백배 이상의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 등부표에 파워스택을 설치하기 전후 모습
ESS시장에 대비한 제품개발 주력
현재 축전지 시장은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와 함께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으로 전기저장, 에너지사용의 효율화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ESS(에너지저장시스템)에 대한 기술개발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산업의 고도화로 축전지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현재는 대용량 전기자동차 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향후 ESS시장이 미래 신성장동력사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대용량 축전지 시장의 변화를 내다봤다. 특히 분산전원을 중심으로 한 마이크로그리드 확대가 신규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에스티비는 다양한 산업분야에 파워스택을 적용하기 위한 시장 선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성과로 지난해 인천해양항만청에 등표 및 등부표의 전기저장장치로 파워스택을 공급했다. 등부표의 경우 기존 연축전지 사용 때 보다 무게를 1/10로 줄여 교체가 편리해졌다.

김 부사장은 “올해는 금융권, 전산센터, 항만청 등 대용량 축전지를 필요로 하는 틈새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산업별 용도에 맞는 제품 개발은 물론 고객이 요구하는 전기저장장치 개발로 미래 ESS시장에 대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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