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낯선 청춘 남녀의 동거 로맨스
2010년 낯선 청춘 남녀의 동거 로맨스
  • 신선경 기자
  • 승인 2010.05.11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멋이 있는 공간]연극 <옥탑방고양이>

2001년, 주부들의 넋두리장에 파격적 소재의 인터넷 소설이 등장했다!
작가지망생이었던 김유리 씨는 남자친구와 동거 중이었고, 동거 생활 중 일어나는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들을 모아 2030 여성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 소설의 제목은 <옥탑방고양이>.
동거에 대한 세상의 부정적인 시선과는 달리 솔직하고 당당한 <옥탑방고양이>는 뜻밖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같은 해 소설책으로 출판, 2001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연극으로 재탄생한 <옥탑방고양이>. 대부분이 에로틱한 장면들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거 역시 ‘생활’이다.

▲ 계약서 확인하는 경민과 정은
설거지도 해야 하고, 빨래도 해야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도 해야 하며, 바퀴벌레가 나타나면 잡아야 한다. 돈도 벌어야 하고 피곤하면 씻지도 못하고 잠들기가 일쑤인데, 이러한 삶에 낯선 이성이 등장한다는 것은 어쩌면 설렘이 아닌 긴장과 피로의 연속이다. 심지어 서로 너무나도 다른 사람의 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두 남녀라면 말할 것도 없다.

드라마 <옥탑방고양이>, 영화 <싱글즈>의 경우, ‘동거’가 극 중 중심 제재로 이용되면서 흥행에 성공한 주요 작품들이다. 이 때, ‘동거’란 남녀가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사랑을 돈독히 쌓아 갈 수 있는 수단으로 그려진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자취 생활이 필요한 대학생들의 동거는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얘기이며, 인터넷 사이트에는 동거 중개 사이트가 생기기도 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쉬쉬하며 숨기기에 급급했을 소재인 ‘동거’가 고지식한 관념을 벗어나 점점 자유롭고 거침없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동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이는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이 보편화됐다는 증거이다. 요즘 청춘남녀들 사이에게 ‘동거’란 전통과 가치관이 결합된 문제가 아니라 단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일 뿐이다. 어쩌면 아직 젊어서 세상 물정 모르기에 하는 소리라고 기성세대에게 핀잔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동거를 긍정시하는 요즘 세대는 자신의 삶 자체를 즐기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 결국 룸메이트 하기로한 경민과 정은
그렇다면, 이들의 동거 생활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극 중 인물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는커녕 밥벌이할 직업을 찾아 전전긍긍하는 현 88만원 세대를 대변하기도, 그들에게 충고하기도 한다. 낭만으로 포장되기도 하지만 결국 옥탑방은 태생이 불법적인 건축 공간. 극중 인물들은 비정규적인 생활환경 속에서 여전히 기거하고 있다. 옥탑방은 그저 지나가듯 살고 나가게 되는 일시적인 공간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누군가 먹고, 자고 살고 있다.

연극 <옥탑방고양이>에서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이 공간에서 삶의 미로 속 자신의 꿈을 지켜내는, 보편적인 라이프스타일의 밖에서 살면서도 꿈과 목표를 찾아가는 20대들의 밝고 건강한 모습을, 그러나 절절히 발을 뺄 수 없는 진창 같은 현실을 볼 수 있다.

연극 <옥탑방고양이>에서는 이들의 삶을 묘한 호기심으로 바라보다가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티격태격하는 동거 메이트들이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생활의 어려움을 타개해 가며 서로의 사랑을 느껴가는 모습에 작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 열쇠를 바꾸는 정은
<옥탑방 고양이>는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신세대들의 솔직하고 당당한, 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새로운 사랑법을 이용해 밝고 경쾌하게 풀어냈다. 무대는 전망이 좋고 독립된, 하늘과 가까이 닿아 있어 별도 잘 보이고 바람도 잘 드는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공간을 보여주며 이곳에서 성숙해가는 낯선 두 남녀를 보여준다.

<옥탑방고양이>는 무대 위에서 이전 다른 장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기발한 웃음과 색다른 칼라, 새로운 콘텐츠의 탄생이 2010년 4월 6일부터 대학로 SM틴틴홀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룻밤의 실수?!’
철부지들의 어설픈 동거가 시작된다!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경이롭기만 한 정은의 상경.

전 재산을 털어 마련한 옥탑방에 첫 발을 딛으려는 찰나, 이삿짐 택배가 도착한다. 분명 정은의 것은 아닌데. 이 때 왠 서울 남자의 등장.

서로 계약서를 보여주며 자기 집이라고 우긴다. 알고 보니 이중계약! 집주인은 연락 두절!

결국 그들은 하우스 메이트를 제안하기에 이르는데…

그러던 어느 날, 결국 대형 사고를 친 둘. 젊은 청춘 남녀가 한 지붕 같이 쓰고 술 한잔 했더니만, 다음 날 아침 한 이불 같이 덮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고 만다!

어설프게 시작된 이들의 동거.

자, 문제뿐인 이들의 동거 생활은 어찌 될 것인가?

글 신선경 기자/자료제공 악어컴퍼니

 

▲ 옥탑첫날 밖에서 밤새는 경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