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국내 해상풍력 분위기에 업계 ‘한숨’
심상찮은 국내 해상풍력 분위기에 업계 ‘한숨’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4.03.27 06:2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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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권 매각에 인력 조정까지
풍력 공급망 전체 도미노 영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국내 풍력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인허가·수용성·계통 등 여전히 같은 요인으로 해상풍력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힌 개발사들이 개발 동력을 잃어가면서 풍력 기자재·시공·운영에 이르는 공급망 생태계 전체가 얼어붙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에 국내 기업이 밀려 안방에서 조차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011년 서남권해상풍력 추진계획 발표로 불기 시작한 국내 해상풍력 붐은 2017년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수립을 계기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후 정부 재생에너지 확대 지원책과 지자체 해상풍력 유치 노력이 더해지면서 발전사업허가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까지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한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86개 프로젝트에 걸쳐 27.8GW에 달한다. 이 가운데 70% 이상을 해외 기업이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외형적인 성장과는 달리 최근 개발사들은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발전사업허가까지 받은 글로벌 기업이 사업권 매각을 결정하는가 하면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는 개발사도 속속 나오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인력 충원에 적극 나섰던 개발사들의 움직임도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멈춘 상태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프로젝트 개발 절차상 사업이 진행될수록 전문인력을 늘려나가는 일반적인 상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기존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이 신규 발전사업허가를 받으려는 사업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지만 이 마저도 꺾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8월 개정된 발전사업세부허가기준에 따라 총 사업비의 15%를 자기자본으로 충당한다는 투자확약서를 제출하도록 한 내용이 규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해상풍력 특성상 일반적으로 자본력을 갖춘 국내외 대기업에서 개발자로 나서게 된다. 문제는 사업성 판단이 불가능한 초기단계에 수천억원 규모 자금을 이사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배임 소지에 휘말릴 수 있는 사안이라 이사회 동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해상풍력 시장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점차 식어가면서 현지 인력을 최소화하려는 기류가 엿보이고 있다”며 “한국 시장을 관망하면서 인력 배치가 시급한 다른 지역에 투자를 이어가다보면 향후 개발 우선순위에서 한국이 밀려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해외 개발사들은 REC 가중치를 통해 어느 정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한국 시장에 진출한 만큼 지난 두 차례의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결과와 올해 예정된 REC 가중치 조정 내용을 토대로 향후 한국 시장 활동 방향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현행 경쟁입찰 구조에선 입찰가격을 낮추는 게 최우선이라 상대적으로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는 중국 공급망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은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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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2024-03-29 07:39:30
나라를 송두리째 말어먹는구나..

최재인 2024-03-28 12:48:06
이 신문 AI 고물인듯???
댓글 무조껀 스팸 처리 함

갈매 2024-03-28 10:52:40
전세계 에너지가 풍력과 태양광에 올인하는데 한국만 갈라파고스. 우리보다 늦게 시작한 대만 풍력이 한국을 추월했다. 이제 태양광은 석유부국 중동도 덮쳤고 화력보다 생산단가가 더 떨어졌다. 원전만 외치는 정부때문에 앞날이 큰일

유재전 2024-03-28 08:49:06
수익의 대부분이 보조금인 풍력은 미친 짓이다 다음세대에 수십년간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