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산업, 차세대 기술 확보로 다시 비상하다
원자력 산업, 차세대 기술 확보로 다시 비상하다
  • 이재용 기자
  • 승인 2023.12.29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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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기념식 개최
원자력 안전 및 진흥 유공자 16명 정부포상 수여
‘제13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기념식이 12월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개최됐다.
‘제13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기념식이 12월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개최됐다.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원자력 산업의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에는 루마니아에 원전 설비 수출 계약을 체결해 2번째 대형 원전 수출 성과를 창출함에 따라 대한민국 원자력계는 원자력 재도약, 해외시장 진출의 신호탄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이 에너지 확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정부도 원자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방문규),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유국희)와 공동으로 ‘제13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기념식을 12월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개최했다.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은 지난 2009년 12월 27일 UAE 원전수출을 계기로 원자력 안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원자력 진흥 촉진을 위해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고준위폐기물 관리정책 포럼 열려
원자력 산업은 최근 세계 각 국에서 차세대 원자로인 소형모듈러원자로 ‘SMR’에 대한 선두 경쟁이 치열한 상황으로 우리나라도 정부, 연구계 및 산업계가 함께 SMR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차세대 원자로 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민간의 역량 강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올해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기념식은 ‘차세대 원자력으로, 대한민국 원자력이 다시 비상합니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본 행사에 앞서 한국원자력산업협회(회장 황주호)는 전문가·지역주민·미래세대가 참여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정책 포럼’을 개최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법·제도, 기술개발 현황 등을 공유해 ‘고준위 특별법’의 필요성과 추진현황 등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자력산업협회는 전문가·지역주민·미래세대가 참여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정책 포럼’을 식전행사로 개최했다.
원자력산업협회는 전문가·지역주민·미래세대가 참여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정책 포럼’을 식전행사로 개최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정책 포럼은 ▲해외 고준위방폐물 관리시설 확보 및 운영사례(이재학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고준위기획실장) ▲고준위방폐물 관리 법제화로 가는 길(정재학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의 안전성과 기술개발 현황(김용덕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처장) 3건의 주요 발제에 이어 행사 참가자들과 패널간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원전 운영국 중 다수의 국가에서 원전 부지내 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건식저장 발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선 원전 부지내 저장 이외에 중간저장시설 운영 및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 원전 운영국 중 일부 선도적인 국가에서 처분을 위한 부지확보 및 처분시설을 건설 중이다.

국내도 처분시설 확보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고준위 특별법안 제정과 부지선정 착수가 필요하다는 게 원자력 산업계의 전반적인 목소리다.

고준위 특별법은 김성환 의원(2021.9월), 김영식 의원(2022.8월), 이인선 의원(2022.8월), 홍익표 의원(2023.2월)이 발의됐지만, 올해 연말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정재학 교수는 “고준의방폐물 문제는 우리세대가 꼭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사회적 갈등 최소화를 위해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 특별법안은 많은 논의·검토를 통한 집단지성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제화 후에도 논의를 계속하고 필요할 사항을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전 선도국으로의 우뚝
청룡의 해인 갑진년인 2024년에는 원자력산업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고된다.

원전 운영국을 중심으로 SMR 개발이 주도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고준위특별법 제정 여부가 초미의 화두로 손꼽힌다.

특히 고리1호기의 해체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한편, 신한울2호기의 상업운전도 예고돼 있으며, 신한울3·4호기의 건설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제13회 원자력안전 및 진흥의 날 행사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강경성 산업부 제2차관, 임승철 원안위 사무처장, 황주호 원자력산업협회장을 비롯해 원자력 안전 및 진흥 유공자, 원자력 및 방사선 분야 학계, 연구계, 산업계 주요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해 활기를 되찾는 원자력산업계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진행됐다.
황주호 한국원자력산업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정부의 원전 수출 목표를 달성하고, 국내 원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원자력계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원전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대화와 소통으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주호 원자력산업협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황주호 원자력산업협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국내 원자력계는 올해 불안한 글로벌 에너지 환경 속에서도 뜻깊은 성과들을 거뒀다. 원전 수출을 위해 체코, 폴란드, 영국 등을 정부 경제사절단과 함께 방문해 국내 노형의 우수성과 ‘On time, On budget’의 건설 능력을 적극 홍보했다. 

특히 이번 달에는 네덜란드를 방문해 신규 원전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네덜란드 신규 원전 수주 절차에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첫걸음을 내딛었다.

또 지난달에는 UAE에서 개최된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혁신형 SMR과 SMR스마트넷제로시티(SSNC) 모델을 선보였으며, 요르단 및 인도네시아와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혁신형 SMR의 수출에도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념사에서 “우리나라 원자력의 발전에 기여해준 분들께 감사드리며, 오늘 수상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전하며, “과기정통부는 민간 기업과 함께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등 차세대 원자로에 대한 혁신적 기술 확보, 상용화 및 해외 수출을 추진해 원자력 선도국으로 위상을 제고하고, 방사선 분야에서 ‘수출용 신형 연구로’를 2027년까지 차질없이 완공해 세계적인 의료 및 산업용 동위원소 생산과 수출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강경성 산업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원자력 분야 종사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안전 전제의 계속운전 추진 ▲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를 포함한 수출성과 ▲원전 생태계 복원 지원 등 현 정부의 원전 정책 정상화와 생태계 복원이 가능했다”며 감사의 뜻을 밝히는 한편, 앞으로도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원전을 중심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나가고, 우리 원전 생태계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양성, 연구‧개발, 설비투자 등 지원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승철 원안위 사무처장은 우리나라가 원자력 안전규제 강국으로 인정받게 된 것에 대해 수상자들 뿐 아니라 원자력계 종사자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 원자력계의 글로벌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고 평가하며, 내년에도 우리 원자력 산업과 기술이 더 발전하고 국민이 원자력을 신뢰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원안위도 맡은 바 소임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안위는 한국형 SMR 개발과 관련해 사전설계검토 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발자와 소통하고, 잠재적 수출대상국과도 규제협력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적 신뢰를 두텁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원자력 안전·발전·발전 유공자 포상
이날 행사에선 원자력 분야 종사자들의 자긍심과 명예를 고취하기 위해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 진흥, 수출 등에서 업적이 뛰어난 유공자에 대한 총 106점(훈장1, 포장2, 대통령 표창6, 국무총리 표창7, 기관장 표창90)의 정부포상 및 기관장 표창이 수여됐다.

홍조 근정훈장은 APR1400 개발 및 미국 정부 설계인증 주관을 통해 원전 수출에 기여하고, 노심보호계통 선진기술 개발로 UAE 최초 기술수출을 달성하여 원전 안전성 제고에 기여한 박문규 세종대학교 교수가 수상했다.

홍조 근정훈장에는 박문규 세종대학교 교수(오른쪽)가 수상했다.
홍조 근정훈장에는 박문규 세종대학교 교수(오른쪽)가 수상했다.

과학기술포장에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실시계획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과학기술적 검토 및 현장 시찰단으로서 안전성 검토를 맡은 김대지 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이 수상했으며, 산업포장은 신한울1·2호기 총괄사업책임자로서 원자로 냉각재 펌프와 원전계측 제어시스템의 기술확보 및 국산화를 통해 한국형 APR1400 원전의 국산화에 기여한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이 수상했다.

대통령표창에는 울진지역 집단민원을 조정해 신한울3·4호기 건설 조속 재개에 기여한 김문영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 안전규제지침 개발과 가동원전 규제현안 적기 대응으로 원전 안전성 확보에 기여한 김윤일 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 수출 대상 국가별 전략 수립 및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을 통해 SMART 원전 수출 사업화 추진근거 마련에 기여한 문기환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총 6명이 수여받았다.

국무총리표창에는 기기수명평가 방법 개선을 통해 원전 가동기간 최대 확보에 기여한 정원수 한수원 설비개선처장, 핵연료 용융이 동반된 극한 재난 상황 등을 사실적으로 모의할 수 있는 고성능 다물리 전산해석기술을 개발해 원자력 안전 해석기술 발전에 기여한 김응수 서울대학교 교수, 원자력 안전지원 전문기관 설립을 통한 원자력·방사선 안전기반 조성에 기여한 박병우 원자력안전재단 방사선안전교육원장 등 총 7명이 수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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