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당진항에 공장 건설··· 주요국가 거점 확보 계획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HVDC(초고압직류송전)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AC) 전력을 직류(DC)로 변환시켜 송전하는 방식이다. HVAC 케이블 대비 장거리 전력 송전에 대한 전력손실이 적어 효율면에서 유리하고, 서로 다른 전원 주파수를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와 친환경 전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응방안으로 사막의 태양광 발전이나 해상풍력 발전 등 수요지와 먼 거리에 위치한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늘고 있다. 또 주파수가 다른 대륙 및 국가 간 계통 연계 확대가 필수적이 됐다.
HVDC 케이블 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업계에선 HVDC 케이블 시장 규모가 2020년 70조원에서 2030년 159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대표 송종민)은 전력 수요 증가 및 신재생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HVDC 케이블의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판단,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전문기업이다.
HVDC 케이블 개발 향한 고집과 기술력
대한전선은 지난 2010년 180kV MI HVDC 케이블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500kV MI PPLP HVDC 케이블 개발과 물론 KERI 인증을 확보했다.
지난 2018년부턴 ‘HVDC 개발단’이란 전담조직을 신설해 관련 기술 축적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2022년에 국내 최초 500kV XLPE 전류형 HVDC 육상 케이블 시스템 개발과 인증을 취득했고, 올해 8월에는 525kV XLPE 전압형 케이블 시스템 개발 및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김현주 대한전선 전무는 “대한전선은 MI-PPLP, XLPE 전류형, 전압형 등 다양한 절연방식 HVDC 케이블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송전이 가능한 HVDC 케이블 프로젝트 증가 전망에 따라, 500kV급 이상의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현재는 다양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400kV급 및 320kV급 케이블 시스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525kV는 현재까지 상용화된 HVDC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전압으로 극소수의 글로벌 기업만이 개발했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한 단계 더 나아가 3,000SQ(㎟)의 도체 단면적에 90℃ 이상의 도체 허용 온도로 인증 시험도 완료했다. 이는 국내에서 유일하며, 해외에서도 개발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한전선은 대규모 HVDC 케이블 프로젝트에서 경쟁 우위를 갖추게 됐으며, 기술력과 500kV HVAC 납품실적 등을 기반으로 유럽·미국·호주·중동 등 세계 주요 전력청으로 영업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또한 케이블 시스템의 품질과 장기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HVDC 케이블 시스템의 핵심 소재에 대한 기술자립도 추진하고 있다.
525kV 전압형 케이블 시스템에 대한전선과 소재 전문기업인 화승소재가 협업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중간접속재(PMJ) 및 종단접속재(EBA)를 적용했다.
전략제품 기술 고도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HVDC 케이블은 변환 방식에 따라 전류형(LCC, Line Commutated Converter)과 전압형(VSC, Voltage Source Converter)으로 구분되며, 각각 장단점과 특징이 상이해 현장에 따라 사용되는 방식도 다르다.
김현주 전무는 “대한전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류형과 전압형 모두 활용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두 가지 방식의 기술 개발을 지속해나가며 국내외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라며 “해상풍력 발전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향후 진행되는 HVDC 프로젝트 대부분이 해저와 육상케이블이 함께 발주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은 이런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HVDC 해저케이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대용량 육상 HVDC 케이블을 충남 당진에 위치한 초고압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지만, 수십km 이상의 HVDC 해저케이블은 생산 직후 배에 선적해야 하기에 부두와 근접한 공장에서 생산해야 한다. 이에 충남 평택 당진항 고대부두 배후 부지 4만4,800㎡(약 1만3,500평)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향후 준공될 공장에 33~154kV급의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2·3단계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525kV급 HVD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김현주 전무는 “대한전선은 공장 완공 즉시 매출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국내외 시장에서 쌓아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공격적인 사전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해저케이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거나 자국 산업 보호가 예상되는 시장을 타켓으로 선정해 생산 현지화를 검토할 예정이며, 현재 미주시장에 생산거점 확보 관련 여러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전선은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해 미주·중동·유럽 등 주요 국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생산을 통해 비용 절감, 납품 기간 단축 등 해당 국가 내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영업망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맞춰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주 전무는 “호반그룹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케이블 및 솔루션과 유관되는 분야 등 시장 확대를 검토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해저케이블, HVDC 케이블 등 전략제품의 기술 고도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노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