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밝힌 해상풍력 확대 필요성 들어보니
학계 밝힌 해상풍력 확대 필요성 들어보니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3.11.01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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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무역장벽·일자리 창출·신성장동력
LCOE 경쟁력 확보 관건… 시장 키워야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한국풍력에너지학회, 대한토목학회는 10월 31일 ‘대한민국, 왜 해상풍력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한국풍력에너지학회, 대한토목학회는 10월 31일 ‘대한민국, 왜 해상풍력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이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뒷받침할 글로벌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국내 해상풍력 확대 필요성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한국풍력에너지학회, 대한토목학회는 10월 3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대한민국, 왜 해상풍력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 실현, 녹색 무역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시점에 국내 해상풍력 현주소를 살펴 우리 실정에 맞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해상풍력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다양한 공급망 구축을 통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해상풍력이 갖는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은 에너지 관련 4개 학회가 머리를 맞대 해상풍력 확대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학계와 산업계의 가치 공유로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해상풍력산업이 전환점을 맞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RE100 실질적 대안 ‘해상풍력’
이날 포럼에선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안보 ▲해상풍력과 그린수소 ▲제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글로벌 해상풍력 성공사례 등 4개 세션에 걸쳐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 나선 참석자들은 지속가능한 에너지자원 확보와 탄소 무역장벽을 넘기 위한 실질적 대안으로 해상풍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다른 에너지원 대비 높은 발전단가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큰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했다.

이승문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변화와 저탄소 무역 확대 등 국제 에너지 시장 환경 변화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해상풍력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문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탄소국경세, RE100, 전력화 등 재생에너지 확대 요구는 점차 커지고 있다”며 “독일·영국·미국·대만·일본·인도 등 주요 국가들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해상풍력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글로벌 해상풍력 동향을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해상풍력 보급과 기술개발 영향으로 LCOE(발전단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상승과 공급망 병목현상이 발생하면서 당분간 LCOE 하락 흐름도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RE100·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기후변화 문제가 통상과 연결되면서 해상풍력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준 교수는 “RE100에 참여하는 기업 입장에선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받길 원한다”며 “현재 국내에선 태양광만으로 RE100을 충당하고 있지만 향후 대규모 재생에너지가 필요한 시점에는 해상풍력이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가운데 RE100과 관련해 유사한 입장에 처해있는 곳은 제조업 수출 영향을 받는 한국·일본·대만”이라며 “한국 기업의 경우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해상풍력단지가 아직 없을 뿐만 아니라 가격 부담도 커 가장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강원형 삼성물산 프로도 해상풍력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만큼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제언했다. 수출 기반으로 성장해온 국내 제조업계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비용효율적인 해상풍력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우진 코리오제너레이션 한국총괄대표(오른쪽 두 번째)는 한국과 영국이 해상풍력 보급에서 큰 격차를 나타내는 이유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최우진 코리오제너레이션 한국총괄대표(오른쪽 두 번째)는 한국과 영국이 해상풍력 보급에서 큰 격차를 나타내는 이유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시장·산업·가격 잇는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포럼에선 현재 국내 해상풍력산업 공급망 여건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상민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100% 국산화를 통해 해상풍력단지를 개발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선도기업과의 협업으로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도 보급 확대는 물론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이다.

최상주 한전 해상풍력사업단 부장은 국산화를 너무 강조할 경우 해상풍력 발전단가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최상주 부장은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기업이 대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기업이 제외됐기 때문”이라며 “대만 정부가 기조를 바꿔 중국 기업 진출을 허용할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최우진 코리오제너레이션 한국총괄대표는 한국과 영국이 해상풍력 보급에서 큰 격차를 나타내는 이유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최우진 대표는 “한국이 2011년 해상풍력 3대 강국 로드맵을 수립한 이듬해 영국은 친환경에너지 자원 조달을 위한 녹색투자은행을 설립했다”며 “당시만 해도 한국이 해상풍력 관련 인프라·공급망 여건이 우수했지만 현재 영국은 해상풍력 LCOE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선도국가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은 자국 풍력터빈 제조사가 없지만 생산라인 현지화 전략을 펼쳐 프로젝트 개발 경험을 쌓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었다”며 “해외 개발사가 투자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한 점도 해상풍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성진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국토환경과 산업계 경쟁력을 감안할 때 100GW 규모로 해상풍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진기 연구위원은 “해상풍력은 다양한 연관 산업이 조합된 융복합산업이란 점에서 조선·전력기기·철강 등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시장을 키워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입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진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위원(오른쪽 세 번째)은 3면이 바다인 국토환경과 국내 공급망 기업 경쟁력을 고려할 때 100GW 규모로 해상풍력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성진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위원(오른쪽 세 번째)은 3면이 바다인 국토환경과 국내 공급망 기업 경쟁력을 고려할 때 100GW 규모로 해상풍력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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