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한국풍력산업협회장에게 듣는다] 탄소중립 시대 풍력 확대는 선택 아닌 필수
[박경일 한국풍력산업협회장에게 듣는다] 탄소중립 시대 풍력 확대는 선택 아닌 필수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3.09.27 0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후위기·무역장벽 대응 위한 풍력 보급 시급
정책 일관성 뒷받침돼야 민간 적극 투자 가능
박경일 한국풍력산업협회장
박경일 한국풍력산업협회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2007년 발족한 한국풍력발전협의회를 전신으로 2010년 3월 창립총회를 갖고 국내 풍력산업 발전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한국풍력산업협회가 그동안 쌓은 폭넓은 경험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을 뒷받침할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비, 물류비 급등으로 국내 풍력 시장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풍력산업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경일 회장은 프로젝트 완성도를 높일 산업계 세밀한 전략과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여건 변화로 풍력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분야 전반이 위축되고 있지만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세 도입에 따른 무역장벽을 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풍력 보급 발걸음을 멈춰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풍력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 지속가능한 풍력 생태계 구축에도 관심과 힘을 쏟아야 한다고 밝혔다.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국내 풍력 시장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지난 4월 한국풍력산업협회 제6대 회장에 취임한 박경일 회장(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으로부터 풍력업계 현안과 협회 운영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분과위원회 개편 다양한 의견 수렴

Q. 풍력업계가 당면한 주요 현안은 무엇인지.
A. 사업개발부터 인허가 취득, 건설까지 사업화에 긴 시간이 필요한 풍력산업 특성을 감안하면 일관성과 연속성이 담보된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다. 아직 생태계 초기 단계인 해상풍력의 경우 국내에선 사례가 적어 다소 우왕좌왕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조만간 하나씩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믿습니다.

아울러 풍력산업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매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육·해상풍력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국내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과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려면 국민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풍력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 지원 정책이 확대되거나 최소한 유지돼야 한다. 정책 일관성이 뒷받침돼야 사업성 예측을 기반으로 풍력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

장기적으론 공급망과 배후항만 등 연관 산업 기반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국내 풍력 공급망은 일부 품목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꼽히지만 아직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 기반이 약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공급망 기반을 다지고 넓혀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배후항만 조성도 뒤따라야 한다. 국내에는 아직 풍력단지 개발에 활용할 전용 배후항만이 없는 실정이다. 대형 풍력터빈을 고려한 전용 배후항만 구축을 통해 속도감 있는 프로젝트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해상풍력 전용설치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영해 내 외국 선박 운송을 제한하는 카보타지 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

Q. 이 같은 현안들을 해소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어떤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지.
A. 협회는 풍력업계 목소리에 힘을 싣고자 많은 개편작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활동이 적었던 분과위원회를 개편하는 한편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각종 세미나·포럼을 마련해 풍력업계가 함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에 육상·해상·제조분과위원회 등으로 운영됐던 분과위원회를 시대적 흐름에 맞춰 육상·해상·공급망·부유식분과위원회로 개편하고 각 분과위원회 의견을 최종 검토하는 총괄분과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도출한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와 소통함으로써 국내 풍력산업 발전을 이끌 방침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소통 창구 채널을 가져가며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정부 주도 계획입지와 민간 개발 공존 필요

Q. 올해 신규 보급된 풍력설비가 94MW 규모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성장 속도가 더딘 상황인데 원인과 대책은.
A.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여건 상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풍력발전 역할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시행 예고된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비롯해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 ESG 경영 등 청정에너지 필요성은 세계적으로 강조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풍력발전 활성화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라 할 수 있다.

정부 또한 이 같은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내기업에 1조원 이상 규모 투자 협력으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풍력터빈·발전기·하부구조물·케이블·베어링 등 수출 품목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풍력발전 추진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가 너무 많고 각 인허가를 주관하는 행정부처도 여러 곳으로 나눠져 있어 풍력 보급 활성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 실정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해상풍력의 경우 촉진법이 발의돼 국회 심의 중에 있다. 촉진법이 시행되면 행정부처 단일화와 주요 인허가 항목에 대한 의제 처리 등이 가능해져 산업 활성화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협회도 글로벌 트렌드와 정부·국회 지원에 발맞춰 국내 풍력 시장 개화에 앞장서겠다.

Q. 풍력 보급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제도·법률 가운데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A. 일단 풍력발전 보급 지원을 골자로 하는 법안들이 발의됐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보급은 물론 산업·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내용까지 담겼다.

다만 법안 취지와 다르게 해상풍력 개발사업 추진을 오히려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 발전사업자가 발전사업허가권을 반납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입찰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사업자 입장에선 이미 투입한 개발비용이 매몰 비용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풍력발전 계획입지제도와 민간 투자가 함께 시너지를 내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공존하며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제6대 회장에 선임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가 4월 21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제6대 회장에 선임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가 4월 21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회원사 권익 향상에 역량 집중

Q. 올해 초 해상풍력 개발사업 전주기에 걸친 산업 분야별 공급망을 정리한 책자를 발간했다. 관련 내용이 산업계 현장에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계획은.
A. 최근 전 세계 해상풍력 시장은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 약 64.3GW가 설치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은 전체 풍력설비 설치량 가운데 약 7.1%에 불과하지만 최근 5년간 평균 증가율이 육상풍력을 앞서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해외는 자국 내 공급망 능력에 대한 조사가 오래전부터 체계적으로 진행돼왔다. 우리나라 또한 국내 풍력 시장 확대와 산업육성을 위한 세부 분류안 고도화·산업 활성화 방안 도출이 필요한 만큼 우리 협회가 나서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세부 분류안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3월 발간한 ‘한국 해상풍력 산업분류’는 해상풍력단지 전주기를 ▲단지개발 ▲구매·제조 ▲설치·시공 ▲운영 등 4단계로 구분하고 주기별 공급망을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국내 풍력산업 공급망 실태를 다룬 만큼 신규 시장 진입을 비롯해 인력양성, 연구개발 방향 등을 수립하는 데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분과위원회 개편을 통해 공급망 산업육성과 지원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Q. 내년 한국에서 GWEC와 공동 개최하는 ‘글로벌 해상풍력 서밋 2024’는 어떤 행사인가.
A. GWEC(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는 풍력에너지 부문에 대한 국제적 수준의 신뢰할 수 있는 포럼을 제공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단체다. 2009년부터 6월 15일을 ‘세계 풍력의 날’로 제정했다.

풍력산업협회도 세계 풍력의 날을 기념한 행사인 ‘풍력산업 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해상풍력 서밋 2024’는 GWEC와 함께하는 첫 번째 국제행사다. 세계 각국 풍력산업 관계자들이 자리하는 가운데 풍력뿐만 아니라 해양·수소 등 연관 산업분야 국내외 기업도 참여할 예정이라 대한민국 풍력산업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Q. 협회 회원사와 풍력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RE100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 등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 요구와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국내 풍력산업 여정도 이제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풍력산업 발전이란 지향점 아래 모두가 하나 돼 노력해 주길 바란다.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확대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풍력산업협회도 회원사와 업계 이익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