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풍력시장 겨냥한 중국 기업 통할까
한국 풍력시장 겨냥한 중국 기업 통할까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3.09.1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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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에너지학회, 한중 풍력산업 협력 방안 논의
풍력터빈·해운·부품 등 중국 공급망 기업 참여
9월 13일 한중 풍력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9월 13일 한중 풍력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비롯해 건설비, 물류비 급등으로 전 세계 해상풍력 개발비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물리적 거리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한국풍력에너지학회는 9월 13일 군산 리츠프라자호텔에서 한중 풍력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장호 한국풍력에너지학회장(군산대 총장), 곡금생 주한중국대사관 경제공사, 치허성 중국풍력에너지장비학회 부회장, 허우 위한 골드윈드 의장대리 등 한중 풍력분야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해 양국 풍력산업 협력 모델 발굴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풍력분야 협업 방안 모색을 위해 이날 한국을 찾은 중국 기업은 글로벌 풍력터빈 제조업체인 골드윈드를 비롯해 풍력단지 개발사, 전력계통 건설사, 해운사, 복합소재 업체, 부품 제조사 등 공급망 전체에 걸쳐 다양했다.

세미나에 앞서 한국풍력에너지학회, 군산대 산학협력단, 풍력 지지구조시스템 에너지혁신연구센터, 중국풍력에너지장비학회는 양국 풍력산업 발전에 상호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풍력터빈 제조와 부품, 시공, 물류 등 풍력산업 분야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개발비용 이슈에 더해 국내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 따른 저가 경쟁이 사업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중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풍력터빈 대형화에 따라 기자재 공급은 물론 건설, 설치선 등을 함께 고려할 경우 시간·비용적으로 유리할 수 있어 중국 기업들이 협업 체계를 구축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세미나에는 한중 풍력분야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해 양국 풍력산업 협력 모델 발굴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세미나에는 한중 풍력분야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해 양국 풍력산업 협력 모델 발굴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한중 무역구조 저탄소 분야로 전환
이장호 한국풍력에너지학회장은 세미나 환영사를 통해 한국과 중국 양국의 풍력분야 협력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장호 회장은 “군산에는 블레이드·타워·하부구조물 등 풍력산업 공급망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며 “중국과 거리적으로 가까운 군산지역이 양국 풍력산업 협력 디딤돌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곡금생 주한중국대사관 경제공사는 한·중 무역구조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가운데 풍력 등 저탄소·녹색경제 교류가 양국 경제협력의 새판을 짤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중국 풍력산업 현황과 미래(치허성 중국풍력에너지장비학회 부회장) ▲골드윈드 풍력 기술혁신과 저탄소 프로젝트(허우 위한 골드윈드 의장대리) ▲석션버켓 해양구조물 활용(곽대진 KST 대표) ▲한국 블레이드 제조기술(안병욱 휴먼컴퍼지트 부사장) 등을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허우 위한 골드윈드 의장대리가 풍력터빈을 설명하고 있다.
허우 위한 골드윈드 의장대리가 풍력터빈을 설명하고 있다.

개발비용 부담 맞물려 시장 급변
중국 풍력산업 현황을 소개한 치허성 중국풍력에너지장비학회 부회장은 “중국은 지난해 37GW 규모 풍력설비를 신규로 설치하며 2022년 기준 총 365GW 규모 누적설치량을 기록 중”이라며 “2009년부터 신규 풍력설비 설치량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011년부터 세계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하며 누적설치량 1위 국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풍력의 경우 2022년 기준 전 세계 누적설치량의 47%에 달하는 30GW 규모를 설치했다”며 “현재 10MW급 해상풍력터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16MW와 18MW급 대형 해상풍력터빈이 시장에 나왔다”고 덧붙였다.

허우 위한 골드윈드 의장대리는 그동안 전 세계에 100GW가 넘는 풍력터빈을 공급한 가운데 최근 로터직경 252m 길이의 16MW급 해상풍력터빈을 현장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세미나에 참석한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풍력 시장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던 중국 기업들이 풍력터빈 제조사를 필두로 한국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국내외 프로젝트 개발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개발비용 상승에 부담을 느낀 사업자들이 프로젝트 리스크 해소 방안 중 하나로 중국 기업에 손을 내밀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단 한기의 중국 풍력터빈도 국내에 설치하지 않을 만큼 거리를 뒀던 사업자들이 하나 둘 중국 기자재를 검토하고 나선 것은 가격 메리트에 더해 품질 격차도 좁혀졌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중국 풍력터빈을 적용한 육·해상풍력 프로젝트가 금융조달 문턱까지 순조롭게 넘어설 경우 향후 국내 풍력 시장 판도는 급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세미나에 앞서 한국풍력에너지학회, 군산대 산학협력단, 풍력 지지구조시스템 에너지혁신연구센터, 중국풍력에너지장비학회는 양국 풍력산업 발전에 상호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미나에 앞서 한국풍력에너지학회, 군산대 산학협력단, 풍력 지지구조시스템 에너지혁신연구센터, 중국풍력에너지장비학회는 양국 풍력산업 발전에 상호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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