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도 한동·평대해상풍력에 중국 풍력터빈 뜬다
공공주도 한동·평대해상풍력에 중국 풍력터빈 뜬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3.08.17 15: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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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제안서 제출 앞두고 중국 기자재 검토 중
GPA 회원국 조건 맞춰야… 풍력업계 반응 엇갈려
국내 풍력설비 현황
국내 풍력설비 현황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제주도 첫 번째 공공주도 해상풍력 개발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한동·평대 프로젝트가 중국산 풍력터빈의 한국 시장 진출 물꼬를 트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풍력산업 활성화를 뒷받침해야 할 공공주도 사업이 오히려 중국 풍력터빈 제조업체가 한국 풍력시장에 무혈입성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에너지공사가 사업자 공모를 진행한 105MW 규모 한동·평대해상풍력 개발사업의 2단계 평가 제안서 마감일이 임박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1차 서류평가와 사전자격심사(PQ)를 통과한 3곳으로 부터 8월 21일까지 2차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평가심의위원회 평가를 거쳐 9월 2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모에는 2개 컨소시엄과 1개 단독 사업자가 참여 중이다. 동서발전 컨소시엄은 KB국민은행과 도화엔지니어링, 지역업체 등으로 구성됐다. 중부발전은 남부발전·한국전력기술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공모에 단독으로 나섰다.

풍력업계에 따르면 이들 사업제안자 가운데 중국산 풍력터빈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비용 상한 설정과 낮은 수익성 등으로 2단계 평가 제안서 제출 시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망되는 가운데 총사업비용을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국산 풍력터빈을 사용하는 것이다.

국내 생산라인 구축 시 인정받을 수 있어
제주에너지공사가 공고한 한동·평대해상풍력 사업자 공모에 따른 추정 총사업비는 5,900억원 수준이다. 비슷한 설비용량으로 현재 제주에서 건설 중인 한림해상풍력(100MW)의 총사업비는 6,300억원 규모다. 한동·평대해상풍력 개발비용이 1MW당 7억원 가량 낮은 셈이다.

결국 추정 총사업비를 초과한 2단계 평가 제안서의 경우 참가자격 자체가 상실되기 때문에 사업성 보전을 위해 개발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풍력터빈에서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다만 중국산 풍력터빈을 적용할 경우 정부조달협정(GPA) 회원국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공모조건에 위배되기 때문에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GPA는 각국 조달시장 개방 확대를 목적으로 출범한 일종의 무역 규범이다. 가입 회원국에 한해 외국기업이 정부조달 입찰에 자국기업과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협정이다.

제주에너지공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은 정부조달협정(GPA) 미가입국이기 때문에 중국산 풍력터빈을 국내로 들여와 설치하는 것은 공모조건에 맞지 않는다”며 “중국이 GPA 회원국은 아니지만 국내에 생산·조립라인을 구축할 경우 정부 판단에 따라 GPA 회원국에 준하는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모지침서에 담겨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인 만큼 사업제안자가 주관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공모지침서를 그대로 따르면 된다”며 “추후 기자재 선정단계에서 GPA 회원국이 아닌 국가의 풍력터빈을 사용할 경우 정부로부터 GPA 회원국과 동등한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안을 사업자가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주도 사업에 웬 중국 기자재
최근 기자재 값 인상은 물론 건설비용 상승, 고금리 금융부담 등으로 인해 풍력단지 개발에 제동이 걸리는 국내 프로젝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여건으로는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프로젝트 추진을 일정기간 미루려는 사업자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중국산 풍력터빈이 가격 경쟁력 확보로 주목받고 있다. 육상풍력 대비 상대적으로 개발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이 같은 양상이 두드러진다.

현재까지 국내에 설치된 중국 풍력터빈은 육·해상풍력을 통틀어 단 한기도 없다. 중국 현지에 조립·생산라인을 둔 해외 제조사가 공급한 제품이 ‘메이드 인 차이나’로 분류돼 있을 뿐이다.

이번 한동·평대해상풍력 개발사업 공모로 가시화된 중국 풍력터빈 제조사의 한국 시장 진출에 국내 풍력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풍력터빈 제조사 가운데는 자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해상풍력터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 여럿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존 해외 제조사 제품 대비 20~30% 저렴한 가격 또한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20년 이상 유지보수 활동이 필요한 풍력터빈 특성을 감안할 때 중국이 갖는 국가 리스크를 사업자가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공공주도 사업이라고 해서 제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이익공유화에는 공을 들이면서 그동안 한국 풍력산업 성장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중국 제조사에 시장을 열어 주는 게 맞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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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23-08-25 10:59:56
중국에서있는터빈이 얼마인지아시나요. 그럼절때안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