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신재생, “탄소중립을 위한 여정··· 대립 아닌 상생이 답”
원자력·신재생, “탄소중립을 위한 여정··· 대립 아닌 상생이 답”
  • 이재용 기자
  • 승인 2023.07.14 1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전기학회·원자력학회·신재생에너지학회, 3개 학회 좌담회 열어
무탄소 전원 미래 전력망의 체계적 실현··· 각계의 노력 필요한 시기
대한전기학회, 원자력학회, 신‧재생에너지학회 3개 학회 공동주최 좌담회가 7월 13일 용평리조트 드래곤밸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대한전기학회, 원자력학회, 신‧재생에너지학회 3개 학회 공동주최 좌담회가 7월 13일 용평리조트 드래곤밸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7월 12일 개막된 대한전기학회 ‘제54회 하계학술대회’에선 역대 최대인 1,272편의 논문발표와 16개 전문 워크숍 및 신기술에 대한 전시회 등이 사흘간에 걸쳐 진행됐다.

특히 올해 열린 대한전기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선 에너지 분야 대표 학회인 대한전기학회, 원자력학회, 신‧재생에너지학회 학회장들이 모여 미래 전력망 구현을 위한 도전과제와 이에 필요한 극복방안이 무엇인지 머리를 맞댄 3개 학회 좌담회가 열려 시선을 모았다.

대한전기학회, 원자력학회, 신‧재생에너지학회 3개학회 공동주최 좌담회는 7월 13일 용평리조트 드래곤밸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건영 대한전기학회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여정을 마무리짓기 위해선 핵심에너지 부분인 원자력과 신재생이 현재 수준에서 2배 이상의 규모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하며, “전기는 불을 밝히고 가전기기나 모터를 돌리는 전통적인 역할뿐 아니라 이제는 모빌리티와 생활환경, 데이터센터, 스마트기기와 같은 IT 인프라를 유지하는 핵심 에너지 공급원으로 그 역할과 가치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석연료에 의한 전력생산은 환경과 기후문제를 유발했으며, 그로 인해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는 전 지구적 자연재해, 미세먼지 등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도 기후 및 환경 변화의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발전원으로 산업발전과 과거와 현재, 미래의 기반 에너지이며 운영연료비용이 낮아 여타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원에 비해 경제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에너지 분야 대표 학회인 대한전기학회와 원자력학회, 신‧재생에너지학회 공동주최 좌담회는 그동안 에너지정책에서 원자력과 신재생이 대립됐던 상황에서 이들 분야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전력수요 증가시 전력망 문제와 해결방안 
대표적인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과 신재생은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로 경직성 문제다.

이건영 대한전기학회장은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가 전력망 운영 안정성 관점에서 경직성을 가장 큰 한계하고 지적하며 실시간의 전력수요 변동에 따른 출력제어가 쉽지 않다는 점을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건영 학회장은 “현재의 형태로는 초 단위로 변동하는 수요전력을 추종하며 전력생산량을 조절할 수 없다는 큰 약점이 있다”며 “전력망에서도 출력제어나 양수발전, ESS와 같은 보완기술과 자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신재생발전원에 대한 출력저감조치가 호남지역에도 확대적용 될 전망이어서 신재생발전제어에 관한 기술 인프라 확보를 위한 제반절차와 합리적인 운영전략 등에 대한 발전사업자와 한전, 전력거래소, 정부 등 관계기관들이 공동으로 논의가 필요하다.

이건영 학회장은 “ESS 사업도 다시 재기돼야 하며, 더욱이 다양한 소규모 양수발전소 건설을 통한 유연성 백업전원에 대한 투자도 서둘러야 한다”며 “만일 전력망 유연성 확보가 늦어질 경우, 원전과 신재생발전원의 출력저감 및 출력정지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반복적인 기동정지와 출력저감에 따른 발전사업자의 손실이 커지면서 이 문제는 에너지원 간 갈등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발전원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한 예측기법 고동화를 통해 예측정확도를 높이도록 노력하는 한편, 신시간 변동성을 상쇄시켜줄 속응성 자원의 확대를 위한 시장제도적 유인방안과 기술규제적 관리도 필요한 부분이다.

또 전력계통 신뢰도와 관련된 법과 고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기술규제도 병행돼야 한다.

3개 학회 공동주최 좌담회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3개 학회 공동주최 좌담회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원전과 신재생발전원의 유연운전 성능확보, 전력전자기반 신재생발전원의 전력망 주파수 및 전압 안정화 기술확보, 복합발전기의 가스터빈 및 재생발전원의 단독운전 기능의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신재생 확대와 관련해 보다 정밀한 관리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소규모 태양광 중심의 NDC 달성 전략으로 인해 신재생 관리 인프라가 보급속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건영 학회장은 “아파트 베란다의 소규모에서부터 GW급 단위의 대규모 신재생발전단지는 저압에서 초고압 계통까지 연계돼 있고, 전력시장, 한전, 자가용 등 다양한 거래형태가 존재한다”며 “수십만대의 신재생발전설비 관리를 위해선 자동차 등록 및 검사제도처럼 국가 차원의 통합된 관리시스템과 검사체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분산전원 활성화 특별법 등으로 확산이 예상되는 관제 범위 밖에 있는 자가용발전설비와 같은 BTM 자원관리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원자력의 경우 부하추종운전과 조속기 이용운전과 고장대처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며 기술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에 대해 말했다.

원전의 기저부하‧탄력운전 운영
백원필 원자력학회장은 “원자력과 신재생은 모두 경직성 전원으로 분류되지만, 원자력은 일정한 출력으로 운전되며 출력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생에너지의 경직성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전이 주파수 제어를 하지 않은 것은 가장 값싼 원전이기 때문에 주파수제어를 석탄발전이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원전의 터빈에도 조속기가 장착돼 있어 일정범위 내에서 조절이 가능하며 부하추종운전도 가능하다”며 “탄력운전을 하는 원전의 경우 전력생산 손실이 따르므로 해당 원전에 대해선 전력공급 요금이 상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원전의 탄력운전은 새로 건설되는 원전부터 적용한 후 필요에 따라 가동원전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합리적 믹스, 재생에너지 간헐성‧변동성 극복을 위한 ESS, 양수발전, 신에너지 발전의 적절한 도입과 원전의 열이용 확대 등을 통해 원전의 탄력운전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MR(소형모듈원자로)는 높은 안전성과 탄력운전성, 수요접근성을 갖추게 되므로 국민수용성이 확보되면 전력공급 유연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하추종운전의 경제성을 고려해 기저부하용 원전과 탄력운전용 원전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신재생에너지의 혁신기술 개발
이창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장은 신재생에너지가 주력전원으로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전력공급과 수요의 측면에서 혁신기술 개발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가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시간 발전량 예측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특성상 변동성 문제를 실시간으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및 발전량을 예측하는 기술을 고도화함으로써 전력망의 운용 측면에서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통합발전소 운영이다.

이창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장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소규모 분산에너지 자원을 결합한 VPP 운영이 제도적 탄력을 받게 됐다”며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통합발전소 운영을 통해 수요에 대응하고 전력망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효율적인 ESS간 조화를 위한 기술개발 노력을 꼽았다.

이창근 학회장은 “미국과 유럽 등 재생에너지의 평균 발전비중이 20% 이상인 국가들은 이미 ESS의 설치를 의무화해 전력망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출력제한이 심각한 제주를 포함해 총 26GW의 단주기 및 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을 설치하고 조화롭게 운영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전력망의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에너지신산업의 성장을 촉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섹터커플링 기술이다. 전력계통의 출력제어 문제는 가스, 열 등 전통적인 비전력 에너지계통과의 조화로운 운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이창근 학회장은 설명했다.

이창근 학회장은 “전력과 비전력 계통간의 통합적 운영개념을 섹터 커플링이라 하는데, 전력망의 유연성 확보뿐만 아니라 그린수소 등 미래 에너지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이 매우 큰 신산업 분야”라고 제시했다.

에너지정책 오피니언 리더로써의 역할과 책임
이건영 대한전기학회장은 전기는 국가의 경제와 후손들의 미래를 위한 필수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3개 학회가 공동으로 해외 기술사례와 시사점을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는 주기적 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에너지산업과 관련해서는 세계 어디서든 지역과 당사자간 갈등이 수없이 일어나며 극복해 나가고 있다며, 학자 또는 전문가로써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은 보다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들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학회 회원들이 소속된 대학과 기관과 공동으로 장소와 강사를 지원받아 전기, 원자력,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주제로 서로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했다.

(오른쪽부터)이창근 신‧재생에너지학회장, 이건영 대한전기학회장, 백원필 원자력학회장이 좌담회에 참석했다.
(오른쪽부터)이창근 신‧재생에너지학회장, 이건영 대한전기학회장, 백원필 원자력학회장이 좌담회에 참석했다.

마지막으로 학회내의 의견공유와 설문 등을 통한 의견수렵을 활성화하고 학회내의 기존 위원회, 별도의 에너지정책관련 위원회를 신설 운영하고 학회차원의 입장정리가 필요할 경우, 합리적,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전달했다.

이건영 대한전기학회장은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가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3개 학회가 협력을 시작하는 것은 희망이 아닌 사명”이라고 말했다.

백원필 원자력학회장은 “무탄소 발전원 확대는 에너지안보, 2030 NDC 및 2050 탄소중립 달성, 국가경제의 지속발전, 에너지 복지, 국민보건 등을 위해선 필요불가결하다”고 말하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실효성있는 전력수급계획이 수립되고 관련 정책들이 실사구시적으로 추진되조록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근 신‧재생에너지학회장은 “세계는 청정한 에너지자원 확보와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사회에 접어들었고, 우리나라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의 노력덕분에 국제사회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전력계통의 유연성과 출력제한 문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있어 위기로 여겨지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산학연관의 협력적 생태계 구축노력은 신재생에너지가 새로운 국가성장 동력으로 도약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의 여정에서 원자력 등 타 전원과의 조화는 신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며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분야의 여정은 노력과 비용을 수반하며 원자력과 같은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원과 조화를 통해 체계적이고 정의로운 탄소중립 전환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