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 센터장]“미래 전력망의 복원력·신뢰성·유연성 확보 연구개발에 매진”
[장길수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 센터장]“미래 전력망의 복원력·신뢰성·유연성 확보 연구개발에 매진”
  • 이재용 기자
  • 승인 2023.07.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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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 가능한 탄소중립 위한 RAG 전력망의 필수 원천기술 개발
고려대학교 비롯 6개 대학교 연계 12명의 교수진··· 7년간 진행
장길수,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 센터장(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장길수,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 센터장(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전력·에너지는 다양한 산업발전을 견인하는 핵심분야로 선진 국가에선 다양한 전력망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과거 전력망은 공급가에서 수용가로의 단방향 연결이었다면, 미래에는 전력망을 양방향 이용을 통한 다양한 성과들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한국전력공사 전력데이터공유센터는 일반인이 보안이 확보된 공간에서 비식별 조치된 전력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에너지마켓플레이스에선 에너지 효율개선, 전력수요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한다. 유틸리티와 전력이라는 이종 간 산업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고려대학교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 센터(센터장 장길수)’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력망의 복원력·신뢰성·유연성이 확보될 수 있는 운영 전력망 구현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나선다.

장길수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센터에 대해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Resilient Autonomous Grid, RAG)은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력계통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어 가능한 다양한 자원들을 자율적으로 동작시킴으로써 복잡화된 전력 계통의 불확실성에 대응함과 동시에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력망”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전력부문의 탄소중립을 현실적으로 달성하고 기후환경적 문제해결을 이끌어내며, 기존 전력산업 분야에 인공지능·자율제어 등 새로운 기술들을 적극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창출이란 부분도 기대감을 높이는 분야다.

올해부터 시작돼 2030년까지 총 200억원이 지원되는 선도연구로 수용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RAG 전력망의 필수적인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고려대학교를 비롯, 6개 대학교 12명 교수들이 7년간 연구에 참여하게 된다.

전력망 운영의 불확실성 증가··· 운영방식의 한계
탄소중립 사회로의 대전환 과정에서 산업·수송 등 여러 부문에서의 전기화로 인해 전력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생산 시스템에서 날씨 환경에 따라 출력이 변동하는 재생발전원으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전력망 운영의 불확실성은 증가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제어 가능 설비도 증가하고 있다.

연구센터 그룹별 연구 목표.
연구센터 그룹별 연구 목표.

장길수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다수 이종의 제어 가능 설비들의 최적 운전점을 찾는 일은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졌으며, 이에 따라 기존 운영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이 필요하다”며 자율 운영 전력망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연구센터는 2번의 한국연구재단 선도 연구센터 지원과정에서 도출했던 기술을 포함해 전력계통 분야 최고 수준의 교수들과 오랜 토의과정을 거쳐 센터의 연구주제가 구체화됐다.

아울러 전력분야의 대표 기업들이 연구센터 연구에 참여해 대응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연구센터에선 산업체가 전력계통 전환기에 활용가능한 응용 연구들도 수행할 예정이다.

RAG 연구센터, 3개 그룹으로 전문성 갖춰
RAG 연구센터는 전력계통의 다양한 연구를 위한 전력계통 시뮬레이션 툴(PSS/e, PSCAD-EMTDC 등) 뿐만 아니라, 실증을 위한 전력전자 설비 및 전기기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장길수 교수는 “센터의 최종 목표 중 하나는 개발한 원천 기술을 RTDS 기반 HILS(HardwareIn-the-Loop System)를 통해 실제 전력계통과 유사한 환경에서 검증하는 것”이라며 “센터 참여대학과 기업들은 RTDS를 보유하고 있어 각 기관에서 활용 가능한 Distributed Power HILS를 구성해 해당 결과물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 원천기술.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 원천기술.

연구원들의 주요 업무는 원천 기술 개발이며, 1단계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장길수 센터장은 “세 개의 그룹은 각각 전문성을 고려해 그룹장을 선정했으며, 각 분야(▲전력계통 ▲전기기기 ▲AI) 연구진의 다각적·효율적 연구를 위해 그룹별 연구진을 선정했다”며 “각 그룹은 신진연구자를 포함해 연구성과의 지속적인 향상을 도모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허견 연세대 교수가 그룹장을 맡은 제1그룹은 방대한 필요데이터를 활용한 전력망 상황인지 기술개발을 담당하며 4년동안 1단계로 ▲전력망 상태분석 기술 ▲신 전력망 안정도 평가기술 개발에 나선다. 제1그룹원에는 신용준 연세대 교수와 강상욱 연세대 교수, 김도인 강원대 교수가 합류하고 있다.

시공간 제어 자원을 최적 활용하는 능동적 자율제어전력망 기술 개발을 맡은 제2그룹은 연구 책임자이자 연구센터장인 장길수 고려대 교수가 그룹장을 겸하며, 1단계로 ▲기존설비 최적 활용기술 ▲신 전력 설비의 제어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그룹원에는 박정욱 연세대 교수, 김영진 포항공대 교수, 윤민한 광운대 교수가 합류하고 있다.

제3그룹은 불확실성이 큰 복잡계 전력망의 복원력 확보기술 개발을 맡는다. 그룹장은 주성관 고려대 교수며, 그룹원에는 이상빈 고려대 교수, 최승연 고려대 교수, 이규섭 한국에너지공과대 교수다. 기존 전력망의 복원력 강화기술 고도화와 신 전력망의 복원력 확보 기술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장길수 센터장은 “최종적으론 각 그룹에서 연구개발된 과제들이 2단계에선 전체그룹 공동연구로 융합하게 되며, 하나의 통합된 RAG 전력망 기술개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ERC 센터의 독창적 특징
장길수 교수는 실질적으로 연구 주축인 고려대학교 ERC센터의 차별점과 독창적인 특징에 대해 “본 연구센터는 ‘필요에 의한 통합 연구’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해외에는 미래 전력망을 연구하는 다양한 연구센터가 있지만, 국내에는 미래 전력망을 연구하기 위한 학계 연구센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의 공학선도 연구센터인 CURENT와 유럽 9개 국가의 전력망 공동 연구 센터인 OSMOSE가 대표적인 연구센터에 해당한다. 

CURENT는 미국 전역 전력망의 고효율 및 고신뢰 운영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연구센터며 현재는 센터의 연구 기간이 종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OSMOSE는 재생 에너지 수용 향상을 위한 유연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각 연구가 개별 연구로 진행되는 구조다.

고려대학교 ERC센터에서 장길수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학생들과 연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ERC센터에서 장길수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학생들과 연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장길수 교수는 “본 연구센터에선 미래 전력망 분야 필수 기술을 3가지 영역으로 나눠 1단계 4년 동안은 그룹별 연구를 중점으로 수행하며, 2단계에선 융합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며 “ERC 사업의 장기간 연구 지원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기초 연구와 실증과정까지 통합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과정에서 학교뿐 아니라, 참여 산업체들 또한 전반적인 연구과정과 센터 운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실용성까지 확보되는 모델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전력망 연구를 위한 실제적인 산·학 연합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운영위원회 통해 센터 운영센터 운영
장길수 교수는 미래 전력망 설계, 계획, 운영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의 다양한 연구 기관에서 추진하는 연구 과제의 기획 단계에서 연구의 중복성과 효율적 추진방향 등을 함께 고려해 전력 분야 전체의 연구 수행 환경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 교수는 “각 참여기업의 참여 목적이 다를 수 있어 각 기업별로 필요 기술에 대한 수요 조사를 매년 진행해 각 기업 맞춤형 응용 기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운영계획을 밝히며 “본 센터 운영을 위한 주요 사항은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되고, 운영위원회는 각 그룹장들과 참여기업 대표 및 신진연구자 대표 등 총 8인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운영위원회는 센터 전반의 예산과 행사 계획을 확정하고 각 그룹의 연구 내용 변경, 연구진 개편, 연구 결과의 공유 방안 등을 다루며 참여기업에 대한 기술 수요조사, 기술 이전 등의 사항을 결정한다.

연구센터에서도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한 제어, 계획 및 설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상황인지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제1그룹에선 재생발전원의 데이터 기반 모델링 및 출력 예측을 통해 계통에 접속 가능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분석 및 예측하게 된다.

자율 제어 기술을 목표하는 제2그룹에선 다수 이종 에너지원을 고려한 최적의 통합 자율 제어 기술을 연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제3그룹은 복원력 확보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며, 다양한 형태의 전력 자원들을 활용해 복원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전력망 분야에서 최근 주목받는 전기자동차 및 이동형 ESS와 같은 시·공간 이동형 NWA(Non-Wires Alternative) 자원을 활용해 복원력이 강화된 전력망 계획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탄소중립 전력망 달성 위한 핵심 원천기술 개발
장길수 교수는 “본 연구센터는 탄소중립이란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 전력망 분야의 최고 수준 연구진들과 한전 및 국내 중전기기 대표 기업들이 뜻을 모아 전력망의 자율 운전 및 복원력 제고를 목표로 설립됐다”며 “개별적으로 연구된 기술들이 기존 기술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실제 전력망에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연구센터에선 ▲전력망 상황 인지 ▲전력망 자율 운전 ▲전력망 복원력 제고 관련 원천 기술들이 각 그룹 내에서 적시에 개발돼 기존의 전력망 기술들과 상호 융합돼 현장 적용될 수 있도록 센터의 연구를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길수 교수는 “궁극적으로 본 연구센터에선 센터 내 공동연구진들과 참여기업 및 국내외 연구진들이 협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탄소중립 전력망 달성에 핵심적인 원천기술들이 개발되고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더 나아가 연구센터에 참여하는 150여 명의 대학원생들이 연구센터를 통해 전력망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나 미래 전력계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전력설비의 안정적·효율적 활용방안 시급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이 각 부문에서 발표되고 있다. 전력 부문을 포함한 산업, 농수산, 건물, 수송 등 다양한 부문에서 탄소중립 목표안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부문의 탄소중립 목표안에 ‘전기화’를 통한 탄소중립 달성 방법이 제시되고 있어, 전력부문의 탄소중립은 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장길수 교수는 “가장 시급한 부분은 전력 설비 자원의 최적 활용 방안”이라며 “이런 변화 과정 중에도 안정적인 전력의 공급을 위한 대규모 전력 설비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적인 충분함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의 자원들과 앞으로 추가될 자원들의 최적 활용을 통한 ‘충분함‘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제어해 전체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와 인공지능(AI) 기술의 적용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길수 교수는 불확성에 대비한 자율 운영 전력망을 갖춰 사전 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정전에 대해선 빠른 대응과 복구로 정전 시간과 정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길수 교수는 불확성에 대비한 자율 운영 전력망을 갖춰 사전 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정전에 대해선 빠른 대응과 복구로 정전 시간과 정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명칭이 다소 생소하게만 여겨지는 ‘복원력을 가진 자율 운영 전력망 연구센터’의 운영과 연구 필요성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장길수 교수는 각 자원들이 전력의 생산과 안정적 전력망 운영에 기여하는 정도로 적정하게 보상을 받도록 해 전력망 운영에 필요한 역할을 보조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도 무게중심을 실었다.

또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정전 빈도 증가에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길수 교수는 “탄소중립 전력망 내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해 정전을 없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최선을 다해 불확성에 대비한 자율 운영 전력망을 갖추고, 사전 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정전에 대해선 빠른 대응과 복구로 정전 시간과 정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목적을 위해 전력계통 내 다양한 자원들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전기 소비자들도 정전이 발생 가능함을 인정하고 전력산업계는 소비자 단계에서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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