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창규)은 러시아의 한 민간기업에 뇌종양, 심혈관계 질환 진단용 ‘테크네튬(Tc)-99m 자동생산장치’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터키 원자력연구원에 갑상선 질환 진단 및 치료용 ‘요오드(I)-131 용액분배 및 캡슐장치’를 수출하고, 알제리 원자력연구원에는 기술이전업체인 호진산업기연㈜를 통해 이리듐(Ir)-192 비파괴검사 선원 제조장치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최근 3개국과 24만2,000달러 상당의 동위원소 생산설비 수출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켰다. 

러시아에 수출하는 ‘테크네튬(Tc)-99m 자동생산장치’는 뼈와 뇌, 심장을 비롯한 각종 장기에 발생한 암 등 난치성 질환을 진단하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테크네튬(Tc)-99m을 추출, 공급하는 장비다. 테크네튬-99m은 반감기가 6시간으로 짧아 방사선 피폭량이 매우 적고 정확도가 높아 전 세계적으로 의료용 진단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동위원소다. 이 장치는 최근까지 국내 여러 병원에 설치돼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서 생산한 방사성동위원소 몰리브덴(Mo)-99에서 테크네튬-99m을 추출하는데 이용되어 왔다.

터키 원자력연구원에 공급할 ‘요오드(I)-131 용액분배 및 캡슐제조 장치’는 갑상선암 등 갑상선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요오드-131 원액을 20마이크로리터 단위로 정밀 분배한 뒤 캡슐에 포장하는 장비다. 요오드-131 생산은 방사선 차폐구역인 핫셀(hot cell) 내부에서 이뤄지는 것이 보통으로 이 경우 핫셀 건설에 상당한 비용과 공간이 소요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대형 핫셀이 없어도 최소한의 시설로 요오드-131을 생산할 수 있도록 미니 핫셀과 공조시스템 등을 1㎥ 공간에 담은 새로운 장치를 자체 개발, 기술력을 인정받아 IAEA를 통해 터키에 수출하게 됐다. 

‘이리듐(Ir)-192 비파괴 검사선원 제조장치’는 제품의 균열 및 결함, 용접부 내부 결함 등을 탐지하기 위한 산업용 비파괴 검사에 쓰이는 이리듐-192 선원을 제조하는 장치로 용접기기, 조립기기, 품질분석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알제리 수출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호진산업기연㈜을 통해 이뤄졌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성사된 3건의 동위원소 수출 총계약액은 약 24만2,000달러로 액수는 크지 않지만 국내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며 “아울러 국산 생산장치를 도입한 해당 국가에 원료 방사성 물질을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현재 말레이시아에 요오드-131 생산장치와 요오드-131 용액분배 및 캡슐제조 장치를, 카자흐스탄에 이리듐-191 선원조립장치를 수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999년 IAEA를 통해 리비아에 테크네튬-99m 수동생산장치를 최초로 수출한 이래 요오드-131 생산장치, 요오드-131 용액분배 및 캡슐제조 장치, 이리듐-191 방사선원 조립제조장치 등 방사성동위원소 및 방사선원 생산장치 수출 누적액은 41만 9,000달러에 달하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및 방사선원 완제품 수출은 이보다 더 많아 이리듐-192 비파괴 선원의 경우 누적 수출액이 2006년 말 기준 120만 달러에 달했다. 1999년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성동위원소 및 생산장치 수출 총액은 166만2,000달러이다.

박재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