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마트그리드에 거는 기대
한국형 스마트그리드에 거는 기대
  • EPJ
  • 승인 2009.10.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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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그리드가 실증단지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제 11월이면 전체 로드맵이 발표될 것이고,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선정된 후속조치로 스마트그리드 글로벌 확산을 위한 국제협력방안(국제 로드맵)을 MEF 정상회의에 보고하게 된다. 즉, 다음달 말쯤이면 안개에 싸인 듯이 보였던 스마트그리드의 실제 모습이 드러날 것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한국형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한다고 한다. 여기서 ‘한국형’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스마트그리드가 우리만의 창작품은 아니니, 그것을 어떻게 변용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각국이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하는 목적이 조금씩 다르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경우는 노후한 전력망을 교체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유럽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연계를 수월히 하고, 유럽 각국의 전력망을 교류시키기 위해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한다. 그러나 우리는 전력망도 노후되지 않았고, 연계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도 그리 높지 않으며, 타국 전력망과 교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하는 목적은 무엇이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떤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해야 하는가.

정부는 스마트그리드를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스마트그리드가 단지 전력산업에 한정되는 이슈가 아니라, 중전·통신·자동차·가전·건설·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성장모멘텀을 제공하는 국정 아젠다임을 분명히 했다.

분명히 스마트그리드는 전력산업에서 출발하지만, 전력산업을 넘어선 국가적 대 계획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신산업 쪽에서 스마트그리드를 자신들이 이끌어야 한다고 나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어디까지나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그리드) 안에서 이뤄지는 사업이라는것이다. 잘 되면 모든 산업이 과실을 함께 나눠 먹지만, 잘못됐을 때 그 피해는 전력산업이 가장 많이 보게 된다.

우리가 집안의 배선을 좀 더 좋고, 여러 기능이 있는 것으로 교체한다고 치자. 그 공사를 위해 여러 공사업자들을 모았다고 상상해보자. 그 공사 방법과 최종 모델을 결정할 사람은 배선의 주인인 우리인가, 아니면 공사업자들인가.

조금 무리한 비유겠지만 아직 시작 단계인 스마트그리드에 대해 벌써부터 주도권 논쟁이 이는 것은 불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사실 논쟁을 할 것도 없이 스마트그리드의 주역은 전력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형 스마트그리드에게 기대가 큰 만큼 관계자들은 차질 없이 사업에 임해주기를 당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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