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E, 계류라인 필요 없는 부유식해상풍력 기술 개발 나서
ODE, 계류라인 필요 없는 부유식해상풍력 기술 개발 나서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2.02.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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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지반 기초구조물에 긴 원통형 기둥 연결
AWC 기술 실증에 영국 정부 12억원 지원
ODE가 실증사업을 추진할 유연굴절식 풍력구조물(AWC) 기술 개념도
ODE가 실증사업을 추진할 유연굴절식 풍력구조물(AWC) 기술 개념도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해상풍력 엔지니어링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는 ODE가 계류(mooring)라인 없는 새로운 방식의 부유식해상풍력 기술 개발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ODE는 자회사인 AWC테크놀로지가 최근 영국 정부로부터 부유식해상풍력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금을 투자 받았다고 밝혔다. 12억원 규모의 투자금은 유연굴절식 풍력구조물(Articulated Wind Column) 기술을 실증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ODE는 20여 년간 전 세계 57개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25GW 이상의 엔지니어링 서비스 실적을 확보한 해상풍력 컨설팅 전문기업이다. 석유·가스분야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인 도리스그룹의 계열사다.

백진호 ODE 한국지사장은 “영국 정부는 녹색혁명 10대 계획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1GW 규모 부유식해상풍력 건설을 목표하고 있다”며 “이번 AWC 기술 실증을 통해 먼 바다에 건설되는 부유식해상풍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기존 고정식해상풍력 대비 개발비용 부담을 낮추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심 70~250m 적합… 기존 고정식·부유식 대체 가능
AWC 기술은 콘크리트 소재 원통형 기둥을 해저지반에 고정시킨 후 상부에 해상풍력터빈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부력을 지닌 원통형 기둥과 이를 잡아주는 기초구조물, 그리고 이 둘 사이를 연결하는 유연굴절식 조인트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유연굴절식 조인트는 원통형 기둥이 조류나 파도의 영향을 받더라도 떠밀리지 않고 일정 범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육지에서 일괄 제작된 AWC는 바다에 띄워진 상태로 예인선을 통해 사이트까지 이동하게 된다. 해상풍력단지 건설현장에 도착한 후에는 원통형 기둥에 물을 채우는 밸러스팅 과정을 거쳐 AWC를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힌다. 마지막으로 기초구조물에 하중이 큰 광물을 채워 해저지면에 고정시키면 설치작업이 마무리된다.

AWC가 긴 원통형 기둥 형태를 띠고 있어 외관상 모노파일 하부구조물과 유사해 보이지만 적용 기술과 설치방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고정식해상풍력에 적용하고 있는 하부구조물은 해저지면 수십m 아래까지 파일을 밀어 넣어야 하지만 AWC의 경우 이 같은 항타나 드릴링 작업이 필요 없다.

결국 별도의 전용설치선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WC 기술의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수심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기존 고정식해상풍력은 물론 계류라인을 연결해야 하는 부유식해상풍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부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는 고정식해상풍력의 경우 수심과 해저 지반에 따른 제약이 큰 편이다. 일반적으로 50~60m 이상 수심에서는 하부구조물 설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작비용도 증가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부유식해상풍력도 부유체에 풍력터빈을 얹어 여러 개의 굵은 체인으로 고정하는 계류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넓은 개발면적을 필요로 한다.

반면 AWC는 수심 70~250m 범위에 적합한 기술로 다양한 해상풍력 개발환경에서 활용 가능하다. 특히 별도 계류라인이 필요 없어 효율적인 단지설계는 물론 시공·설치·유지보수에 유리하다.

석유·가스부문에서 기술 신뢰성 입증
AWC테크놀러지가 이번에 추진할 AWC 실증사업은 석유·가스 등 에너지부문 해양플랜트 현장에서 이미 쓰이고 있는 검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큰 프로젝트다.

ODE의 모회사인 도리스는 1982년 마우린필드 석유개발사업에 유연굴절식 타입을 적용한 기둥을 설치해 원유를 육지로 운송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해당 설비는 2001년까지 현장에서 운영됐다.

이번 AWC 실증사업에서는 원통형 기둥 상부에 대형 풍력터빈을 얹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술을 검증하게 된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상풍력 개발업체인 엔터프라이즈 에너지는 지난해 12월 아일랜드에 건설 예정인 4GW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AWC 설계기술과 라이센스를 사용하기로 AWC테크놀로지와 협의를 마쳤다. 구체적인 적용 규모는 추후 조정될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링 서비스 또한 ODE가 맡을 예정이다.

백진호 ODE 한국지사장은 “한국 해상풍력은 대만·일본·베트남 등과 마찬가지로 이제 막 시작단계에 들어선 분야”라며 “석유·가스분야에서 신뢰성을 검증한 AWC 기술을 해상풍력 개발에 활용한다면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관련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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