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터빈 업체 합종연횡 가속화… 국내시장 선점 승부수
풍력터빈 업체 합종연횡 가속화… 국내시장 선점 승부수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2.02.17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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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현대일렉트릭과 해상풍력터빈 제조 MOU 체결
효성·씨에스윈드도 해외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초읽기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왼쪽)와 조세핀 포드 GE 리뉴어블에너지 전략마케팅 총괄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일렉트릭)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왼쪽)와 조세핀 포드 GE 리뉴어블에너지 전략마케팅 총괄이 2월 16일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일렉트릭)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한국기업과 글로벌 풍력터빈 제조업체 간 협력관계가 늘어나면서 국내 풍력터빈 시장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기존 국내외 기자재 업체 간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상호 윈윈으로 공생의 길을 찾는 모양새다.

현대일렉트릭은 2월 16일 분당사무소에서 GE 리뉴어블에너지와 해상풍력터빈 제조를 포함한 관련 사업에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와 조세핀 포드 GE 리뉴어블에너지 전략마케팅 총괄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국내에서 GE의 대형 해상풍력터빈 모델인 할리아드-X 제작을 위한 나셀 조립공장 설립 계획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조립공장 설립 등의 구체적인 일정은 향후 해상풍력 프로젝트별 진행속도와 수주량을 고려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풍력업계는 현대일렉트릭이 과거 풍력터빈 생산라인을 가동했던 군산공장에 나셀 조립공장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E는 2019년 12MW급 할리아드-X 모델을 개발한데 이어 지난해 초 13MW급 모델의 형식인증을 취득했다. 지난해 10월 14MW급 모델의 프로토타입을 설치해 현재 실증 중이다. 최근 일본에서 진행된 해상풍력 입찰에서 미쓰비시 컨소시엄이 3개 프로젝트 1.7GW 규모 개발권을 따낸 가운데 GE는 전체 해상풍력터빈을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해외에 비해 국내 시장에선 아직까지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2개 육상풍력에 걸쳐 48MW·16기를 공급한 실적이 전부다. 이것마저 알스톰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져온 성적표로 GE 자체 모델을 공급한 실적은 아직 없다.

현대일렉트릭은 에너지솔루션·전력기기 분야 기술력을 GE 풍력터빈 제조과정에 접목해 국내 환경에서 보다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해상풍력터빈을 제작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의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를 분할해 설립된 독립법인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전력기기·에너지솔루션부문 계열사다. 당시 5.5MW급 해상풍력터빈 제작기술을 두산중공업에 넘기면서 사실상 풍력사업에서 손을 뗐다.

현대일렉트릭이 GE와의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풍력터빈 제조업에 다시 뛰어들면서 국내 풍력터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수주 경쟁 또한 치열해질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중국 풍력터빈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2023년까지 해상풍력터빈 조립공장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씨에스윈드는 베스타스와 합작법인 설립에 관한 협의를 마치고 조만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슨도 조환익 신임 회장 체제 아래서 국내외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해외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풍력터빈 제조업체가 국내기업과 손을 잡는 이유 중 하나는 국산화 비율을 살피는 LCR과 내부망 연계거리 추가 REC 가중치 적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부품 업체나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해외기업의 기술 이전이나 자금 투자 없이 국내업체가 조립공장을 세워 제작·공급하는 방식이라면 결국 하청업체에 불과한 협력관계로 머물 수밖에 없다”며 “동등한 지위에서 파트너십을 이어가기 위해선 국내기업도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꾸준히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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