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외 2권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1.12.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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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백낙청 지음 / 창비 / 2만2,000원

이 책은 저자가 1990년대 이후 약 20년간 천착한 이중과제론을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단독저서다. 사회비평서로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펴낸 ‘2013년체제 만들기’ 이후 9년 만이다.

‘2013년체제 만들기’가 선거를 앞두고 현실정치를 직접 거론하는 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한반도 현실과 분단체제에 대한 큰 틀의 문제의식에 바탕을 둔 사회담론서로는 10여년 만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사이 우리 사회는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박근혜 정부의 탄생과 몰락, 그 몰락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세월호 참사와 촛불대항쟁,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의 등장과 전에 없던 남·북·미 대화의 실현, 코로나 팬데믹 등이 지난 10년을 빼곡히 채웠다.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근대 문명을 성찰하는 이중과제론과 한반도 현실을 분석하는 분단체제론의 관점에서 촛불대항쟁 전·후 우리 사회를 바라본다.

아울러 촛불대항쟁이 일회성 항쟁이 아니고 세상과 나라를 크게 바꾸는 촛불혁명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짚어낸다.

하룻낮의 행복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만4,000원

이 책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에 관한 파스칼 키냐르의 성찰을 담고 있다. 이 라틴어 문장의 의미는 흔히 ‘이날을 베어라·따라’ 혹은 ‘오늘을·현재를 즐겨라’로 알려져 있다.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한 이 말은 끊임없이 회자됐다. 특히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계기로 급속하게 퍼졌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의 뇌리에 뿌리를 내렸다.

그런데 키냐르가 새삼 진지하게 질문한다. “왜 이날을 따려고 하는지요? 지나가는 순간을 더 충실하게 사는 것이 잇따르는 시간들 내부에서 그 순간을 잡아채기보다 낫지 않을까요?”(12쪽)

키냐르는 하룻낮(diem)을 베기보다는, 혹은 다음 날이 없는 듯이 시간의 흐름에서 이날을 잡아채기보다는 ‘낮의 매 순간을 조금씩 풀을 뜯듯이 천천히 뜯고 잘게 빻아 씹어라’라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곧 하룻낮의 행복이므로.

“어둠이 내리기 전에 네 몫의 햇빛을 뜯도록 하라”

기억의 연금술
최원식 지음 / 창비 / 2만원

이 책은 계몽주의 문학을 검토한 1부, 1920년대 신문학운동에서 일제 말까지의 문학 논쟁을 점검한 2부, 같은 시기의 작가론과 작품론을 묶은 3부로 구성됐다.

책 전체를 일관하는 기본 방향을 밝힌 서장 식민지문학의 존재론은 이 시기 문학만 아니라 역사 자체를 대하는 일도양단적 시각을 넘어 진정한 탈식민의 길을 모색한 긴 시간을 응축한 글이다.

해방 후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가라앉지 않는 친일 논란 앞에서 생활세계 도처에 안개처럼 스며든 제국의 추억 대신 저자가 주문하는 것은 화해를 위한 기억이다. 기억 없는 화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14면)

그 바탕이 되는 것은 모방과 이식의 다양한 접촉을 통한 변이 양상들에 대한 곡진한 검토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탈식민을 더욱 촉진하는 것이다.(18면)

만만치 않은 고전문학의 전통 가운데서 이뤄지는 모방과 이식은 일방적일 수 없다. 이 변이와 전유의 과정에서 식민지문학은 다른 가능성, 민족문학으로의 변신을 잉태한다. 3·1운동 이래 조선 식민지문학이 걸어간 고투의 자취를 좇는 1~3부는 이 가능성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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