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해상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공기업 자리매김
[인터뷰-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해상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공기업 자리매김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1.09.0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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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공공주도 해상풍력 개발 본격화
출력제어 완화할 전력시장 제도개선 시급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탄소 없는 섬 제주(CFI)’ 실현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는 제주에너지공사가 내년이면 설립 10주년을 맞는다. 국내 최초 에너지 관련 지방공기업으로 출범한 이래 재생에너지 확충을 통한 에너지 자립기반 마련과 전기차 보급을 뒷받침하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으로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해 왔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초기 풍력·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개발·운영에 집중된 사업영역을 에너지 분야 기술연구로 넓혀 미래 에너지정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신사업 기획·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에너지연구센터가 기업부설연구소 기능을 맡아 풍력설비 효율향상은 물론 정부 그린뉴딜 정책을 견인할 부유식해상풍력·P2G 실증 등의 정부과제를 수행 중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은 공기업 특유의 경직적인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효율적이고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조직의 전문성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연초 단행한 조직개편에서도 이 같은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제주도 내 공공기관 최초로 도입한 전문관(프로젝트 매니저 PM) 자리는 현안 사업을 단위별 사업으로 나눠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혁신적인 인적자원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경영목표 달성과 운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황 사장이 마주한 경영 현안은 주력사업인 풍력이 출력제어로 인해 점차 가동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SMP와 REC 변동성까지 커져 가격 하락에 대비한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황 사장은 계통운영과 전력시장 정책이 맞물려 있는 만큼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 재무구조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제주에너지공사 전략체계
제주에너지공사 전략체계

한동·평대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 사전협의
“코로나19로 인한 전력수요 감소와 REC 하락, 신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외 경영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의미 있는 성과들을 낼 수 있었다”

황 사장은 주민수용성 확보를 통해 국내 최초로 공공주도형 해상풍력 개발사업을 본격화하게 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한동·평대해상풍력(105MW)과 월정·행원해상풍력(125MW)을 두고 한 말이다.

한동·평대해상풍력은 지난해 4월 제주도의회로부터 SPC 지분투자를 위한 출자협의 동의를 받았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 사전협의 단계에 있다. 향후 사업자 선정을 거쳐 전기사업허가·개발사업시행 승인을 받으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5년 전 발전지구 후보지로 지정됐던 월정·행원해상풍력은 지난해 11월 월정·행원 마을과 제주에너지공사가 공동추진 협약을 맺으며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앞으로 해상풍력 발전지구 지정과 민간사업자 공모·선정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을 예정이다.

황 사장은 “현재 추진 중인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마을이 유치를 원한 숙원사업인 만큼 속도감 있는 추진으로 도민 이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20MW 규모의 보롬왓풍력도 공공주도로 추진되는 개발사업으로 발전지구 지정은 물론 경관 심의·문화재 현상변경 심의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가시리풍력단지(15MW)
가시리풍력단지(15MW)

기업부설연구소, 850억원 규모 연구과제 수행
황 사장은 취임 이후 회사 중장기 목표와 세부전략을 다시 수립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경영목표 달성과 운영 정상화에 역점을 두고 세부과제를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치체계 재정립과 전략과제를 개선한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13개의 중·단기 신규사업을 발굴했다. 단기 신규사업으로는 ▲수요자원거래 ▲V2G 기술적용 수소차 충전스테이션 ▲건축물에너지 수요관리 컨설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 신규사업에는 ▲스마트에너지시티 허브 조성 ▲LNG 냉열사업 등이 포함됐다.

제주에너지공사가 연구과제 기획부터 추진까지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한 기업부설연구소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지역에너지연구센터가 기업부설연구소 기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만 신규 연구과제 6건 등 850억원 규모의 연구를 수행하며 에너지 분야 전문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역량을 쌓고 있다.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지난해 10월부터 수행하고 있는 ‘그린수소 생산·저장시스템 기술개발 실증사업’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이끌 연구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3MW급 풍력터빈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한 후 필요할 때 사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205억원 규모의 정부자금이 투입되는 해당 연구과제에는 제주에너지공사를 비롯해 제주도, 중부발전, 가스공사, 두산중공업, 한국선급 등 1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황 사장은 “그린수소 생산·저장시스템 기술개발 연구과제는 풍력발전 잉여전력을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저장할 뿐만 아니라 수소충전소에 공급해 수소버스 운행에 활용하는 수소생태계 전주기에 대한 실증사업”이라며 “총 3차년도로 구성돼 2023년 4월까지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소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위험성평가는 물론 위험감소 대책 마련, 안전관리규정·지침·매뉴얼 개발, 정밀안전진단 등을 수행할 것”이라며 “해당 과제를 통해 풍력발전 출력제약 시 그린수소 생산으로 미활용 전력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 신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에 기여하고 제주도 수소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에너지공사는 미래 에너지산업을 만나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관인 ‘CFI 미래관’을 지난 5월 오픈했다. 실외에는 ▲풍력터빈(660kW) ▲태양광(514kW) ▲전기차 급속충전기(4기) ▲ESS(221kWh) 등 신재생에너지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설비들이 설치돼 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미래 에너지산업을 만나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관인 ‘CFI 미래관’을 지난 5월 오픈했다. 실외에는 ▲풍력터빈(660kW) ▲태양광(514kW) ▲전기차 급속충전기(4기) ▲ESS(221kWh) 등 신재생에너지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설비들이 설치돼 있다.

 

그린수소·스마트에너지타운 등 신사업 개발
제주에너지공사는 ‘CFI 2030 전략’에 따라 재생에너지 보급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충, 에너지이용 효율화 등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공공자원 효율적 관리 ▲미래 성장동력 확보 ▲사회적 가치 실현 ▲조직경쟁력 제고 등의 실행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궁극적으로 에너지 분야 전문 지방공기업으로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황 사장은 “최우선 과제로 ▲RE100제도 등을 활용한 장기고정계약 추진 ▲재무구조 정상화 ▲공공주도 육·해상풍력사업 적기 추진 ▲출력제한 해소용 ESS설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제주도 내 전기차 보급 확대 기반조성을 위해 EV융복합스테이션과 공공시설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CFI 2030과 정부 뉴딜사업 간 연계를 통한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그린수소 생산·인프라 구축 등의 신사업 개발과 에너지자립형 스마트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발전설비 효율성·기술력 확보를 비롯해 동반성장 생태계 강화와 일자리 창출, 친환경·안전활동 강화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총 60회 출력제어
현재 제주에너지공사가 운영 중인 풍력단지는 ▲행원풍력(9.38MW) ▲동복·북촌풍력(30MW) ▲가시리풍력(15MW) ▲신창풍력(1.7MW) ▲김녕풍력(0.75MW) 등 총 56.83MW 규모다. 지난해 기준 평균 93.3%의 가동률을 나타냈다.

2020년 기준 풍력단지별 이용률은 행원풍력이 가장 높은 27.8%를 기록했고 ▲신창풍력 22.4% ▲김녕풍력 21.7% ▲가시리풍력 20.7% ▲동복·북촌풍력 19.3% 순이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이들 풍력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통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전력판매수익은 전체 매출의 55%가 넘는다.

문제는 제주도 내 신재생에너지설비가 늘어나면서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출력제어 횟수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어 수익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제주에너지공사를 비롯해 제주에서 풍력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발전사업자들은 일정부분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제주에너지공사는 2018년 227억원을 기록한 전력판매수익이 2019년 211억원에 이어 2020년에는 18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설비 노후화와 SMP·REC 하락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출력제약에 따른 발전량 감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출력제약으로 인한 손실금이 3억7,000만원에 달한다.

황 사장은 “제주도에서는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216회의 풍력발전 출력제어가 발생했다”며 “지난해 우리 공사가 운영하는 풍력단지에 총 60회 출력제어가 이뤄져 5,145MWh의 출력제어량이 발생했는데 이는 제주도 전체 출력제어량의 26.5%에 달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출력제어를 완화할 수 있는 ESS 설치를 위해 전력시장운영규칙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출력제어 제도개선과 플러스DR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제주도 내 풍력발전사업자와 풍력발전 판매손실보전위원회를 구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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