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세 나에게 1억을 선물하기로 했다 외 2권
나는 19세 나에게 1억을 선물하기로 했다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1.04.06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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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세 나에게 1억을 선물하기로 했다
신병철·신통 지음 / 휴먼큐브 / 1만6,000원

“아들아, 주식투자 해볼래?”

만 15세 아들에게 주식투자를 권유한 아버지가 있다. 경영학 박사로 CJ그룹 마케팅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배달의민족, 야나두, 텐마인즈 등 국내 유수의 기업에 자문 활동을 하는 아버지, 그는 ‘나는 19세 나에게 1억을 선물하기로 했다’의 공저자 신병철 박사다.

아들 신통은 아빠 신병철 박사의 조언과 도움으로 중학교 3학년 9월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이어 종자돈 2,000만원이 1년 만에 2배 가까이(수익률 95%) 불어나는 것을 목격한다.

1년간의 투자 결과를 바탕으로 신통은 ‘19세 생일에 나에게 1억 선물하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계속해서 가성비 가치투자를 하기로 결심한다. 그 1년 동안의 투자 경험과 어떤 기업의 주식을 언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신통의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신통이 이 책에서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난 그저 가성비 높은 기업을 선택해 그 회사의 주식을 저렴하게 구매한 뒤 1년 동안 묻어두었을 뿐인데···.”

수익률 95%를 기록한 투자자의 말이라기에는 다소 겸손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짧은 문구 안에 아빠 신병철 박사와 아들 신통이 주식투자에 임하는 자세, 그리고 올바른 투자자의 자세가 모두 들어 있다.

햄릿이냐 헤쿠바냐
카를 슈미트 지음, 김민혜 옮김 / 문학동네 / 1만3,000원

신간 ‘햄릿이냐 헤쿠바냐’는 법학자이자 정치신학자인 카를 슈미트의 저술 목록에서 단연 이례적인 책이다.

카를 슈미트는 1920년대 ‘독재’, ‘정치신학’, ‘정치적인 것의 개념’을 통해 학계 스타로 떠올랐다. 나치 시대에는 파시즘과 독재를 이론적으로 정당화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왜 난데없이 햄릿에 관한 책을 썼을까.

이 책에서 슈미트는 문학작품을 역사적 현실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햄릿을 현대의 신화적 인물로 내세운다.

신간 ‘햄릿이냐 헤쿠바냐’는 일차적으로 햄릿을 경유한 슈미트의 자기고백이자 과거 행적에 대한 은밀한 자기정당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후 모든 공적활동을 금지당하고 고향에 칩거한 상태에서 주권과 정치적 현실에 대한 자신의 사상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저술로도 읽힌다.

슈미트가 어떤 의도에서 이 책을 집필했건 간에 비극, 역사, 주권의 상관관계를 추적하는 이 짧은 책을 통해 우리는 슈미트 사상의 핵심에 다가가는 중요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네 눈동자 안의 지옥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1만6,000원

출산 후 여성 대부분은 일시적인 우울감을 느낀다. 대개 증상이 금방 호전되지만 10~20%는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우울증을 겪는다. 1,000명 중 1~2명은 수면장애, 망상, 극도의 정서불안 등을 동반하는 산후정신증을 경험한다.

신간 ‘네 눈동자 안의 지옥: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는 산후정신증을 겪은 저자 캐서린 조가 정신병원에 2주간 입원하며 겪은 일, 그리고 현실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되짚는 내용을 솔직하게 담은 책이다.

캐서린 조는 생생한 회고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떠오르며 2021년 잘락 상(Jhalak Prize) 후보에 오랐다. 가디언, 라이브러리 저널 등에선 올해의 책으로 꼽히며 찬사를 받았다.

저자는 아이를 낳은 후 3개월이 지났을 무렵 망상과 환각을 동반한 산후정신증을 경험했다. 현실을 감각하기 위해 정신병원에서의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진실을 찾아 나선다.

이 책은 산후정신증이라는 예외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지만 사회가 강조하는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모성과 어머니의 태도에 도전하며 모두가 알아야 하는 여성의 가장 어두운 경험을 녹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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