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철 전남대 교수·전력전자학회 회장
전력분야가 녹색성장 중심될 것
임영철 전남대 교수·전력전자학회 회장
전력분야가 녹색성장 중심될 것
  • 양현석 기자
  • 승인 2009.05.15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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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지방거점 대학으로 자리 잡아
전력전자공학에 정부 지원 더 늘려야

호남 최고의 명문으로 국내 전기공학계의 주역으로 자리 잡은 전남대학교. 비수도권 대학으로서 현재의 위치와 역량을 구축하는 데는 모든 구성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전남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모교의 교수로 봉직하고 있고, 산학협력단 자문위원장과 (사)전력전자학회 회장으로 대내외에서 국내 대표적인 전기공학자로 인정받은 임영철 교수를 만나 전남대 전기공학과의 초기 모습과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epj- 오랫동안 전남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로 봉직해 오셨는데 초창기의 모습과 현재를 비교한다면.

임영철- 전남대학교 전기공학과는 1952년에 개교했으므로 당시의 시대 상황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전쟁 발발 후 아직 휴전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어수선하고 정리되지 않은 분위기였으며, 주로 서울대학교 출신 및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귀국한 분들로 교수진이 이뤄졌습니다. 그분들도 2차 세계대전 중에 대학을 다녔으므로 충실한 대학과정을 이수했다고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황무지와 같은 불비한 여건 속에서 교수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나름대로 충실한 교육을 하려고 발버둥 쳤던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 시대의 발전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정치적인 격변기를 거치면서 민주화투쟁에 학생들이 앞장서 왔던 우리의 과거사를 보건데 요즈음과 같은 충실한 학문적 분위기는 갖추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과도기를 거쳐서 1980년대 후반부터는 정말 세계화를 추구하는 대학의 면모가 서서히 갖추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들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전기과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90년대부터는 한국과학재단의 RRC, 전력기금으로 지원한 인력양성 프로그램, NURI 사업, BK 사업, 삼성전기 연구센터 등 국가 및 기업의 지원도 많이 받게 돼 연구체제를 다지게 됐습니다.

저는 1981년부터 재직해 이런 환경의 변화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교수님들 모두가 IEEE를 비롯한 세계적인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수준의 연구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교수들의 수준에 비하여 지방대학이라는 여건 때문에 서울 유명대학보다 학생들의 입학성적이 다소 떨어지지만 지방 거점대학으로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다 국제적인 활동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pj- 올해 전력전자학회의 주요 사항을 소개한다면.

임영철- 전력전자학회는 12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학회이지만 매우 전문화된 학회이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2008년 영문지 Journal of Power Electronics이 SCI E 저널로 등재됐습니다. 이것으로 전기계열에서 학술적으로 선두의 위치에 자리 잡게 됐습니다.

올해는 SCI 진입을 목표로 제반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편집위원회의 심사위원 그룹의 체계화, 세부전공 분야별 편집, 고수준의 편집지원인력 채용 등 세계적 수준의 저널로 발전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회원들의 산학연구를 확대하도록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기업지원 연구 센터를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다만 금년의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가 꽃을 피우는데 장애가 있을 수 있겠지요.

또 삼성물산이 주도하는 ‘Zero Energy House’에도 기술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화 사업과 관련해 국제학술회의가 한`중`일 협력으로 중국 우한에서 ‘IPEMC2009’가 열립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인천 송도에서 국제학술회의 ‘INTELEC2009’을 전기학회와 공동 주관하게 됐습니다. 또 작년에 이어 전력변환연구회가 일본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한일공동 전력변환심포지움’이 동경에서 개최됩니다.

7월에 경주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에서 실시되는 IE경진대회에 학생들에게 지정작품으로 ‘그린에너지 관련 작품’을 출품케 해 녹색산업에 관심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epj- 전기 및 전력전자 분야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은.



임영철- 문제점은 학문역사가 비교적 오래됐고 그만큼 제도화가 돼 있어서 새로운 제도정립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 신생분야에 비해 국가가 학회와 같이 일할 기회가 적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녹색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계획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새로운 법제화가 많이 추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기공학, 특히 전력전자공학이 국가적 녹색산업의 진로를 개척하는데 일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효율 전력설비 뿐만 아니라 조명, 가전제품에 이르기 까지 우리 학회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입니다.

epj- 정부와 관련기관 등에 바라는 점은.

임영철- 전력전자공학과 현대 사회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작은 핸드폰에서부터 LCD와 같은 디스플레이, 전기자동차, 제주와 육지를 연결하는 HVDC 송전에 이르기 까지 우리 생활의 모든 영역이 전력전자의 도움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자원이 부족하고 에너지 소비는 세계의 선두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전력전자공학을 이용한 에너지의 고 효율화를 추구해야하므로 정부와 한전 등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 동안 전력기반자금을 통해 전기공학분야의 인력양성과 연구사업에 관한 지원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전을 제외한 다른 기업은 전기를 주로 하기 보다는 다른 학문 영역과 중복돼 관심도가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기공학 보다는 정보통신분야에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경부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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