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해상풍력, 세계는 ‘대세’ 우리는 ‘걸음마’
[전문가 칼럼] 해상풍력, 세계는 ‘대세’ 우리는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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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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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

[일렉트릭파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세계경제가 악화일로에 치닫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발간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20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평균 -0.5%로 역성장을 기록하며, 전례 없는 충격을 경험할 것이라 평가했다.

이 초유의 위기 앞에 유럽연합(EU)은 경기부양책으로 ‘그린뉴딜(Green NewDeal Policy)을 제시한다. 탄소배출 감축과 녹색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기후변화 대응행동을 핵심으로 한 그린뉴딜은 이미 세계적인 캐치프레이즈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008년 10월 영국 런던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이후,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여러 국가가 그린뉴딜을 표방했다. 가깝게는 올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둔 민주당과 올 4월 총선을 앞둔 몇몇 우리나라 정당과 후보들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눈여겨볼 건 기후변화 대응행동이 단지 경기부양 같은 청사진만 보여주는 게 아니란 것. 지난 1월말 EU정부는 주요 무역상대국이 생산하는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기업의 자발적인 탄소 감축을 뜻하는 RE100 역시 시일이 지날수록 기업 간 강력한 규범으로 작용 중이다.

EU정부가 먼저 말했을 뿐 기후변화 대응행동이 차차 세계경제의 중요한 질서로 자리 잡을 건 불 보듯 뻔하다. 우리나라 역시 대기업과 수출기업 위주로 RE 100수요가 늘고 있으나 정부는 마땅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상풍력은 단순히 탄소절감뿐 아니라 경기부양 측면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많은 나라가 선택하는 가장 경쟁력 있는 기후변화 대응수단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북유럽을 중심으로 해상풍력은 연평균 30%이상 성장, 2018년 기준 22.6GW가 설치됐다. 각국 설치목표치를 합산하면 150GW에 달한다. 북유럽뿐 아니라 북미와 아시아 역시 새로운 시장이 형성 중이다.

대만이 2025년까지 4GW수준 해상풍력단지를 상업 운전할 예정이고, 미국은 매년 약 2.3GW의 해상풍력단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만 신규 건설에 160억 유로(약 21조)가 투입될 예정이다.

2025년께 해상풍력 균등화 발전비용(LCOE)은 MWh당 50~60유로(한화 7~8만원)까지 하락이 예상되는 등 빠르게 가격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으로 해상풍력 완공단지는 72.5MW로 걸음마도 못 뗀 지경이다. 이 같은 참담한 실적에는 중앙 정부와 사업자, 지자체와 어민·주민, 일부 시민·환경단체가 포함된 수용성 갈등이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어업피해가 문제일까
어업종사자와 일부 환경단체는 ‘해상풍력이 어업환경과 해양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언할 수 없다’는 논지를 펼친다. 특히 우리 바다에서 해상풍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주요 이유다.

우리보다 십여 년 앞서 해상풍력이 해양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유럽의 사례 역시 우리 바다의 특성이나 서식 생물을 고려할 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힌다. 사실 해상풍력이 어업환경이나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유럽 국가들의 연구 및 보고서는 정말 많다. 차차 거론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조사나 연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주변 환경조사를 할 만한 해상풍력 발전단지 절대 수 자체가 부족한 편인 게 맞다. 그나마 탐라해상풍력이 해양생태계 조사가 필요한 유일한 완공단지다.

2017년 준공된 탐라해상풍력은 당시 30MW 규모로 해역이용협의 상 하위항목에서 환경평가를 진행했다. 공사 후 현재까지 해양수산원이 인근 해역 전반을 살피며 탐라해상풍력 일대 환경을 조사하고 있다.

탐라해상풍력 이후 법·제도 상 어업 및 해양생태계를 면밀히 조사할 만큼 인허가 단계를 밟은 해상풍력사업이나 규모를 갖춘 사업은 한림해상풍력(100MW)이나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60MW)정도다. 그나마 국내에서 해상풍력이 해양생태계에 끼칠 영향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이제 막 나올 수 있는 초입 단계라 할 수 있다.

최근 해수부 관련법이 개정돼 100MW 미만 해상풍력 발전사업까지 해역이용협의가 아닌 더 강화된 환경평가항목을 가진 해역이용영향평가 대상이 된 만큼 앞으로 공식 자료는 더 많이 나올 것이라 본다. 또 대만과 일본 등 우리와 인접한 아시아 국가에서 해상풍력이 활발히 조성되고 있는 만큼 우리 해역과 유사한 지역의 조사나 연구결과 역시 몇 년 내로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현재는 어업·해양생태계보다 통항금지로 어업면적 축소를 우려하는 어민들의 심리적 부담이 반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19년 기준으로 등록된 국내 어선은 6만5890척으로, 양식업 역시 활발하다. 확실히 유럽보다 어업강도는 강한 편이다.

통상 국내 해상풍력발전 적정입지는 평균 풍력 7m/s이상, 수심 30m 이하 정도다. 이 조건을 고려하면 어업이 성행하는 연안해안과 해상풍력입지가 유사한 해역에 위치할 여지가 크다. 실제 선박이동 경로와 조업구역, 풍황계측기 설치지역과 발전사업허가를 획득한 사업 입지를 지도에 표시하면 비슷한 위치에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의 경우 2038년까지 발전단지반경 500m를 항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약 14㎢로 여의도 면적의 5배다. 하지만 이 같은 항행금지는 어느 정도 대안 마련이 가능하다.

영국의 켄트쉬(Kentich Flat) 해상풍력의 경우 선박통항과 어업(저인망 어선 한정)을 허용했다. 또 영국, 독일, 미국, 덴마크,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포르투칼, 이탈리아,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등 많은 국가가 해상풍력단지를 활용한 양식기술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역시 통항이나 양식의 경우 별도 연구를 통해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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