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년 한전KPS 사장에게 듣는다] ‘내실 다지기·외연 확대’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김범년 한전KPS 사장에게 듣는다] ‘내실 다지기·외연 확대’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0.03.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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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 곧 경쟁력… ‘중대재해 Zero 사업장’ 성과 달성
해외사업 다각화… 포트폴리오 넓혀 지속성장 기반 마련
김범년 한전KPS 사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전력수급 안정화는 전력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있어 숙명 같은 과제다. 2년 주기로 수립되는 정부계획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전력예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전력 분야별 각자의 역할 수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에는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맞춰 신규 발전설비를 건설하는 방식이었다면 에너지정책 변화에 따라 수요관리·효율화·분산형전원 등을 활용한 전력수급 안정화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방안들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기존 발전설비의 안정적인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 발전설비 운영은 크게 운전과 정비를 두 축으로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전반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올해로 창립 36주년을 맞는 한전KPS는 수화력·원자력·신재생에너지 등의 발전설비와 송전설비 정비를 주력으로 하는 전력설비 정비 공기업이다. 국내 정비기술 자립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1974년 설립된 한아공영이 전신인 것을 감안하면 반세기 가까운 시간동안 전력수급 안정화의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이전에 비해 민간기업의 발전설비 정비분야 진출이 확대되면서 시장구조가 달라지긴 했지만 안전하고 완벽한 정비를 책임져야 하는 한전KPS 본연의 기능과 역할은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공기업인 동시에 정비업계 리더로서 갖는 책임감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한전KPS가 국내 발전정비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안전하고 전문화된 정비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책임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한전KPS를 이끌고 있는 김범년 사장은 한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한울원전 제2발전소장과 한수원 발전부사장 등을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현장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현장경영을 통해 대내외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취임 2년여를 앞두고 그동안의 성과와 올해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김범년 한전KPS 사장(왼쪽 두 번째)이 발전설비 현장을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김범년 한전KPS 사장(왼쪽 두 번째)이 발전설비 현장을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발전정비업계 상생 방안 모색
“주력사업이자 기본업무인 발전설비 정비를 안전하고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 한전KPS의 기본적 가치다. 이 같은 근본적인 가치를 발전정비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간기업과 공유함으로써 발전정비산업계 전체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범년 사장은 그동안 한전KPS가 국내 발전정비산업계 선도기업으로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민간업체와 공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상호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경쟁관계가 아닌 유기적 협력관계를 통해 침체돼 있는 정비산업계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것이다.

이미 에너지전환 정책과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전력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해 정비산업계 전체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노력 중이다. 이와 함께 해외 동반진출 전략도 펼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은 효율적 유지관리와 무결점 정비 등의 기술력을 통한 전력계통 신뢰도 확보에 주력했다”며 “앞으로는 상위개념의 기술력인 설비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비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되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규 해외사업에 민간정비업체와 함께 진출함으로써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밀착형 안전관리체계 가동… 안전전담팀 신설
한전KPS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도 지난해 매출 1조2,470억원과 영업이익 1,93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각각 0.4%와 1.3% 오른 수치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력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사업역량을 키워온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UAE 원전 장기 정비사업 수주를 비롯해 인도 다리바 화력발전 O&M 계약, 알제리 비스크라 복합화력발전 시운전 기술용역 수주 등 해외시장에서 보폭을 넓힌 것은 향후 수주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한전KPS의 지난해 성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가 단 한건도 없다는 점이다. 현장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는 경영방침과 산업재해 예방체계를 고도화한 결과 7년 만에 ‘중대재해 Zero 사업장’이란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정부의 안전관리 강화대책이 마련될 만큼 ‘안전 최우선’이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거둔 결과라 더 큰 의미가 있다.

한전KPS는 이미 지난해 2월 본사 기관장 직속으로 안전 전담부서를 두는 동시에 45개 사업장에 안전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촘촘한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중점관리가 필요한 공사의 경우 등급제를 도입해 기관장을 포함 전 직원이 참여하는 밀착형 안전관리를 시행 중이다.

특히 사장집무실에 안전현황판을 설치해 매일 현장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안전현황판에는 8가지 주요 위험요소를 재해 예상 수위에 따라 나눈 등급이 표시돼 있다.

김 사장은 “하루 일과의 시작은 안전현황판을 살피며 안전을 챙기는 일”이라며 “고위험군 현장에는 직접 연락해 안전사고 예방이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중대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 작업장을 대상으로 특별순회교육을 실시하고 안전진단점검·안전관리 플랫폼 구축·협력기업 상생도약 프로그램 등 안전문화 정착에 매진했다”며 “협력업체를 포함 7,000여 명의 인력이 매일 현장에서 높은 안전등급의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대재해 Zero 사업장’ 성과를 냄으로써 모든 임직원이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전KPS는 지난해 거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11년 연속 최우수기업 선정을 비롯해 품질경쟁력우수기업 1등급 선정, 8년 연속 한국 품질만족지수 1위 기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역사회 녹아든 사회적 가치 실현 앞장
김 사장은 취임 당시 ‘Perfect & Pride’를 경영 슬로건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을 주문했다. 임직원 모두가 ‘완벽과 자부심’이라는 DNA를 깨워 명문기업으로 성장하자는 취지다.

한전KPS는 올해도 ‘Perfect & Pride’를 내세운 경영전략 방향을 정했다. ‘글로벌 발전플랜트 Solution Provider’란 비전달성을 위해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지속사업 기반 확립 ▲신사업 창출 가시화 등 크게 세 가지 부분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전KPS가 기존 주력사업의 내실 다지기와 신사업을 통한 외연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변화로 풀이된다. 그동안 쌓아온 전력설비 분야 전문성과 기술력을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실현 가능한 계획이란 판단에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발전·송전설비 성능과 신뢰도 향상에 만전을 기하고, 고객이 추구하는 사업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다.

장기적인 지속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정비기술 데이터화와 공유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정비기술정보 분류체계를 새롭게 정립해 데이터에 기반을 둔 객관적이고 신뢰도 높은 정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사업 창출 가시화 계획은 발전부품 공급사업 진출에 앞서 로드맵 수립과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통해 해외사업을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또 원전해체사업·해외 원전사업·성능개선사업과 같은 연관 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 글로벌 시장 확대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한전KPS는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 이외에도 공기업으로서의 역할 강화와 사회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과제 발굴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방침이다.

한전KPS가 중소기업 동반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은 S-Sure(Standard Sure) 프로그램이다. S-Sure는 한전KPS의 품질관리 노하우를 중소기업과 공유해 계측장비 검교정과 품질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희망터전만들기 ▲온기(溫技) Dream ▲지역사랑 점심 한 끼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공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이행은 물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며 “사회적기업과 사내벤처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 “회사 고유의 업무 특성을 살린 KPS-패러데이스쿨과 중소기업 기술표준 역량강화 프로그램인 S-Sure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며 “올해 하반기 예산 가운데 상당부분을 조기에 집행해 경직된 국내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범년 한전KPS 사장(왼쪽 첫 번째)이 나주시 목사고을시장을 방문해 취약계층에 전달할 후원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김범년 한전KPS 사장(왼쪽 첫 번째)이 나주시 목사고을시장을 방문해 취약계층에 전달할 후원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중소기업 협력 부품 국산화 성공
한전KPS는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발전설비 부품 국산화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 기술력 확보는 물론 사업 경쟁력 향상과 중소기업 상생협력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활동이다.

한전KPS는 지난 2016년부터 소재개발 전문업체인 해강AP와 발전기 고정자 권선 국산화 개발에 나서 2018년 완료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3월부터 3개월간 동서발전 일산복합화력 3호기에 시제품을 적용해 신뢰성 시험을 마쳤다.

이번 국산화 연구개발은 그동안 해외 제작사에서 고정자 권선을 공급받아 발전기 성능개선을 수행하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성과다.

한전KPS는 국산화에 성공한 발전기 고정자 권선과 핵심부품을 활용할 경우 납기·공정 등의 제약사항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향후 설계부터 시공까지 확보한 기술자료를 체계화·표준화하면 발전기 분야 엔지니어링 기술자립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발전기 고정자 권선 국산화는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일궈낸 성과란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기술이전과 공동연구개발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상생협력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KPS는 지난해 10월 16일 마이스터고 교장협의회와 공동으로 ‘KPS-패러데이스쿨’ 출범식을 갖고 기술명장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
한전KPS는 지난해 10월 16일 마이스터고 교장협의회와 공동으로 ‘KPS-패러데이스쿨’ 출범식을 갖고 기술명장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

차세대 기술명장 1,000명 육성
한전KPS는 사내 교육 인프라를 활용한 ‘패러데이스쿨’ 교육과정도 운영 중이다. 국가산업의 뿌리가 될 차세대 우수 기술인력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패러데이스쿨은 공업계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한전KPS가 보유하고 있는 사내 교육 인프라와 정비기술명장 강사진의 현장 기술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실습교육 기자재 지원과 함께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현장 적응력을 키워 미래 기술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마이스터고 교장협의회와 공동으로 ‘한전KPS-패러데이스쿨’ 출범 이후 기술명장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 ▲발전정비 분야 현장기술교육 시행 ▲발전정비 분야 교사직무연수과정 운영 ▲불용 발전설비 실습기자재 지원 등을 통해 1,000명의 기술명장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패러데이스쿨은 총 3단계 운영체계로 추진된다. 우선 1단계는 전국 공업계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 운영이다. 전력산업 분야 설비실습을 중점적으로 다뤄 기술인력의 성장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2단계는 마이스터고 지도교사가 교육 대상이다. 교원연수기관이 제공하기 어려운 교육과정에 대해 한전KPS가 마련한 산학연계 직무연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교원의 전문성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3단계는 사용하지 않는 발전설비를 기부 받아 학교 실습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다. 한전KPS 교수요원을 활용한 설비 활용도 제고로 전국 공업계 마이스터고의 실습환경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예정이다.

한전KPS는 지난해 9월부터 25개 마이스터고 48명 학생을 대상으로 1기 KPS-패러데이스쿨을 운영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36명 학생을 대상으로 2기 교육을 마친 상태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연말 각 학교의 추천을 받은 전국 마이스터고 2학년 재학생 200명에게 각 100만원씩 총 2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며 “올해에는 에너지 분야 마이스터고 학생 160명을 대상으로 기계·전기분야 발전설비 정비기술의 실습교육을 중심으로 한 특화교육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KPS 전경
한전KPS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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