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 남·북 에너지협력 논의의 장 마련
에너지경제연구원, 남·북 에너지협력 논의의 장 마련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9.12.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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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남·북 에너지협력 전문가 세미나 개최
북한 에너지 산업 동향과 시장 분석 등 공유
발언 중인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발언 중인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한반도 정세와 남·북 에너지협력에 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조용성)은 12월 18일 삼정호텔에서 ‘제9차 남·북 에너지협력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 류지철 미래에너지전략연구 대표, 이상만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이사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등 관련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그동안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꾸준히 남·북한 문제, 동북아 문제에 대해 관심을 두고 연구를 해온 결과가 오늘 이 자리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속해서 남·북한 에너지 문제, 동북아 에너지협력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오늘 이 행사를 통해 남·북 에너지경제에 대한 협력 네트워크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제9차 남·북 에너지협력 전문가 세미나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9차 남·북 에너지협력 전문가 세미나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석탄 생산량·수출량 증가··· 공급량은 급감
신정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북한의 석탄수급과 산업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2004년 기준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석탄 매장량은 204억톤에 이른다. 무연탄 45억톤, 갈탄 160억톤으로 구성돼 있다. 2017년부터는 함경 북부 온성군·새별군 일대에서 신규 석탄광 개발을 시작했다. 신규 개발 매장량은 갈탄 3억톤으로 나타났다.

신정수 연구위원은 “모든 석탄광은 원칙적으로 국가 소유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부터 광산개발에 관한 허가를 받은 기관이 광산개발 권리를 소유하고 경영 전반을 관장한다”고 밝혔다.

또한 “2016년 이전(UN제재 2371호 이전)까지 북한의 석탄 생산량과 수출량은 증가했지만 석탄 공급량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신정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신정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신정수 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2,500만톤을 유지했던 2010년 이후 석탄 생산량이 2016년 3,100만톤까지 증가했다. 2010년 이후 전량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량도 급증했는데 2016년 2,250만톤이라는 석탄 수출량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석탄 공급량 1,000만톤 이상 유지하던 2010년 이후 1차 석탄 공급량이 급감해 2015년 최소치인 390만TOE(석유환산톤)를 기록했다.

신정수 연구위원은 “북한 석탄(무연탄) 수출은 북한 총 교역(수출)에서 절대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며 “석탄(무연탄)이 북한 전체 수출액의 4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6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북한(평양)의 연탄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북한의 동절기 석탄가격은 보통 30달러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

신정수 연구위원은 “지방(산지)에서 석탄을 싣고 와 도시지역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연탄공장도 있지만 대부분 개인이 연탄을 찍어 주변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연탄은 질도 낮고 열량도 떨어진다”며 “여름철 연탄 수요는 주로 빵, 술 등을 만드는 가내수공업용 수요”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북한 석탄화학은 현재 석회석을 사용하지 않고 석탄 연소시 수증기를 불어넣어 수성가스(CO+H₂)를 추출하고 이를 합성해 기초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탄소하나화학공업으로 진화했다.

신정수 연구위원은 “북한의 탄소하나화학공업 기술 수준은 알려진 바 없다”면서도 지난 60년 이상 석탄화학 위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 전력난=북한경제 악순환의 고리
‘북한의 전력수급과 산업 동향’에 대해 발표한 윤재영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의 송·배전망이 열악하고 송·배전 손실도 20%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상당수 발전설비 노후화 및 설비 불량으로 인해 가동불가 또는 정격 미만의 출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북한 통계에 따르면 북한 발전설비 구성비는 2017년 기준 수력 61.7%(4,761MW), 화력 38.3%(2,961MW)다. 특히 설비 운영여건 악화로 이용률이 1990년 44.3%에서 2017년 34.7%로 감소했다.

윤재영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윤재영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윤재영 책임연구원은 “북한은 2014년 신재생에너지 중장기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44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5GW로 확대하는 추진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0년대 중반 이후 거의 폐지됐던 중·소형 발전소 개보수를 통한 재활용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평안남도 북창에 있는 2,000MW 규모의 북창화력발전소는 무연탄을 사용한다. 220kV 송전망을 통해 평양 시내 전력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윤재영 책임연구원은 “최근 복수기 사관을 보수했다”며 “고온공기 연소 안정화 기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7월 북창화력발전소 고장으로 평양 인근에 대정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중국이 나진 특구 전력공급을 구상했지만 특구개발 지연으로 현재까지 모두 지연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봉화력발전소의 경우 중유 전용에서 석탄혼소 방식으로 연료전환을 추진했다. 윤재영 책임연구원은 “완공 후 잠시 가동됐지만 기술적 문제로 가동정지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2013년 발표된 전기연구원의 ‘북한경제와 발전량 상관관계’에 따르면 북한은 남한보다 발전량이 경제성장률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발전량 1억kWh 증가시 북한 경제성장률은 0.26% 상승한다. 남한의 경우 0.0166% 상승한다.

특히 북한이 경제성장률 1%를 높이려면 3억8,700만kWh의 발전량 추가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발전량은 2012년 기준 북한 발전량의 1.78%에 해당한다. 이는 남한의 1.11%보다 큰 편이다.

윤재영 책임연구원은 “북한 전력난은 북한경제 악순환의 고리이자 남·북 협력의 핵심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2~3년 동안 북한 민간부문 전력공급은 완화 추세였지만 다시 악화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경협단지·인근 민생전기·철도 인프라 등 단계적 복합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며 “남·북한 전력협력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중희 한국전력기술 처장
나중희 한국전력기술 처장

노후 화력발전설비 개보수 선행돼야
북한 경제개방 이후 각종 인프라 시설 구축 및 경제개발 견인을 위해선 북한 전력공급시설의 신속한 정상화가 필수적이다. 때문에 북한 전력공급시설 정상화를 위한 단기 대응방안으로 북한 내 노후 화력발전설비 리파워링 또는 개보수 선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나중희 한국전력기술 처장은 ‘북한 화력발전 개보수 시범사업 구상’에 대해 발표했다.

나중희 처장은 리파워링·개보수 사업의 경우 ▲대상 발전소 진단·타당성 평가 ▲공사계획 수립 ▲협약 및 계약 체결 ▲재원 조달 ▲발전소 운영 순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기존시설 재활용 여부와 개조범위를 결정하고 공사 전·후의 성능 변화, 연장운영기간 설정을 위한 기술성 검토, 투입 공사비 및 장래 수입·비용을 평가하는 경제성 검토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중희 처장은 “주요 계약구조는 사업수행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투자비 상환방식을 적용하는 경우 북한 대외협력기관과의 실시협약, 참여기관과의 공사도급계약, 유지보수 지원계약, 상환현물판매계약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협약 및 계약, 현물상환 등을 통해 사업 위험과 시장 위험을 최대한 경감하되 국가 리스크에 대한 남·북한 당국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나중희 처장에 따르면 북한 무연탄의 발열량은 고정탄소 함량이 높고 수분함량이 낮아 인수식 기준 발열량이 우수한 중급의 품질이다. 또한 국내 발전소 전소는 어려울 수 있지만 적용 범위탄의 규격과 비교적 부합하기 때문에 혼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중희 처장은 “북한 갈탄은 발열량 범위가 약 3,500~5,200kcal/kg 수준으로 넓게 분포돼 있다”며 “입수자료 간 조성 차이가 비교적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발전소의 발전효율은 30% 이하로 매우 낮게 나타났지만 열병합 발전설비는 공정용 증기 또는 지역난방용 온수 공급을 위한 열 공급이 수반된다”며 “이를 고려하면 종합효율과 이용률이 상승하기 때문에 열 공급량에 대한 추가파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2월 18일 삼정호텔에선 ‘한반도 정세와 남·북 에너지협력’을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가 열렸다.
12월 18일 삼정호텔에선 ‘한반도 정세와 남·북 에너지협력’을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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