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정책 수립시 환경 고려한 환경급전 절실
에너지정책 수립시 환경 고려한 환경급전 절실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9.12.0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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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급전의 현황 및 발전방안’ 주제로 토론회 개최
효율적·합리적인 제도 설계 위한 고려사항 등 논의
‘환경급전의 현장 및 발전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 모습
‘환경급전의 현황 및 발전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 모습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2017년 3월 환경급전을 반영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경제뿐만 아니라 환경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기반이 마련됐다.

환경급전은 협의적 의미로 오염물질 배출 또는 환경비용을 최소화하는 발전소별 발전량 결정을 뜻한다. 하지만 광의적 차원에서 환경급전·환경경제급전은 변동비 감축과 오염물질 감축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 30~35% ▲과감한 석탄발전 축소 및 천연가스 활용 확대 ▲점진적인 원전 퇴출 등 각 원별 세부과제를 설정해 이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려는 환경급전 제도 도입에 앞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제도 설계를 위한 고려사항, 시장 영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홍의락 의원과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은 12월 6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환경급전의 현장 및 발전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의락 의원은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을 달성하기 위해선 현재 대규모 기저발전에 맞춰진 전력시장 구조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가 핵심요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력시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공존하기 때문에 제도 설계가 완료됐더라도 충분한 공론화와 협력을 거쳐 조심스럽게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질적인 변화 없으면 모순 중첩돼
그동안 국내 전력산업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지원하고 안정적이면서 저렴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시장이 아닌 정부 주도에 의한 전력가격 결정 ▲변동비 중심의 급전순위 결정(경제급전) ▲국가 계획에 의해 추가 발전소 용량·발전방식 등 결정 ▲정치·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구조적·제도적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다만 ▲온실가스·미세먼지 등 환경 ▲탈원전·신재생 논쟁, 분산형 전원, 계통 안정 ▲판매 경쟁, 도·소매가격 연동, 전력가격 정상화, 4차 산업혁명 등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조영상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조영상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조영상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전력산업은 과거와 달리 복합적인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며 “현재 운영방식과 시스템 한계가 노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국가적 목표와 전력산업에 주어진 정책적 목표 달성을 위해, 그리고 실제로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상당부분 기여한 일련의 제도 및 구조들이 현재 역설적이게도 전력산업의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력거래소는 2014년 10월 발전기별 경제급전을 실시간 급전계획 수립을 위한 기능으로 포함하는 차세대 전력계통운영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현행 급전순위는 변동비(발전원별 운전비용)만 고려해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석탄·LNG 등 순으로 급전순위가 결정된다.

지난해 1월 기준 발전기별 변동비와 급전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24위까지가 원자력이다. 25~85위까지는 석탄, 86위부터 나머지는 LNG복합, 석유 등이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10월 기준 급전순위는 1~24위까지 원자력이 차지했다. 25~89위까지는 LNG복합 6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석탄이 차지했다. 이어 LNG복합이 뒤를 이었다.

조영상 교수는 “경제급전으로 인해 한국은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과 석탄으로 가동되는 발전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경제급전 원칙에만 입각했을 때 하계·동계 피크수요 발생을 제외하면 전력수급이 충분하다”며 “원자력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로 충분히 수요충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 “이 같은 상황에서 온실가스 저감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7월 세법 개정안을 통해 발전용 유연탄 및 LNG 제세부담금 조정안을 발표했다.

발전용 에너지 제세부담금 조정은 유연탄 세율을 올리고 LNG 세율을 낮춤으로써 불합리한 과세체계를 교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유연탄에 대한 인상분만큼 LNG 제세부담금이 인하하도록 설계돼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도록 하는 조세 중립 세제 개편을 추진했다.

아울러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5,000억원 이상 감소함으로써 한전의 재무구조에 도움이 되고 이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조영상 교수는 “적정 발전원 믹스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제세부담금 조정으로 석탄발전이 LNG발전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0.5%p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자력 발전은 발전용 연료 중 유일하게 국세가 면제된다”며 “과세 형평성을 왜곡함과 동시에 적정 발전원 믹스를 달성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조영상 교수는 또 지난해 12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의 환경급전에 관한 연구’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난해 세제개편을 전제로 할 때 배출권 거래가격 3~4만원 수준에서 석탄발전기와 가스발전기가 경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상으로 할당하는 배출권 비율을 전제할 경우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영상 교수가 분석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에 따르면 ▲세제개편+8차 환경비용(2만4,000원의 배출권 거래비용)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목표 배출량 2억3,700만톤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제개편+유상할당 100%+배출권 거래비용 3~4만원의 경우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정안 목표치 2억2,600만톤 달성이 가능하다. 다만 ▲세제개편+전력시장운영규칙개정안에 대한 배출량 분석은 아직 없다.

조영상 교수는 “전력시장 기여도가 높은 고효율 발전기는 배출권이 부족해 배출권 구매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우선 가동순위가 하락할 수 있다”며 “전력시장 기여도가 낮은 저효율 발전기는 남는 배출권 판매로 우선 가동순위가 상승하면서 급전순위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개정안 운영기간, 개정안에 따른 전력가격 인상 효과, 발전자회사와 민간발전사 간 형평성 문제(발전자회사는 정산조정계수로 조정) 등에 대해 지적하며 “본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계속 이런 모순들이 중첩된다”고 강조했다.

12월 6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전경
12월 6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전경

패널토론서 다양한 의견 공유
주제발표 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팀 연구위원은 “논의되고 있는 여러 방안들이 도매시장 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소매시장으로 가격이 전달되지 않는 구조에 대한 논의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석탄발전기 가동중단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손실은 누가 부담의 주체가 돼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피력했다.

정연제 연구위원은 “만약 귀책사유가 정부에게 있다면 정부가 당연히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소비자가 부담할 수 있는 체계로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종수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시장제도 개선이라고 하는 것은 참여자의 투자 또는 운영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전력산업처럼 호흡이 긴산업에선 시장제도를 고치는 데 있어서 상당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를 바꾸는 데 있어서 명시적으로 드는 비용 이외에 체질 개선, 구조 변경 등 숨은 비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수 교수는 또 환경급전 대안인 통합 최소화와 조건부 최소화를 주목했다. 통합 최소화 방식은 사회적 비용을 한계비용에 물려서 급전방식을 정하는 방식이다. 조건부 최소화 방식은 배출량 기준으로 급전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종수 교수는 “조건부 최소화는 정책 실행 측면에 있어서 장점이 있다”며 “운영이 단순하고 정책목표를 명시적으로 달성하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출량만을 갖고 추진하다 보니 전체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통합 최소화 방식의 경우 개념적으로 복잡하다는 게 단점이다. 이종수 교수는 “사회적 비용을 어떤 범위에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측정하는가가 문제”라며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배출량과 환경비용 혹은 사회적 비용의 교환비율”이라고 말했다.

이종수 교수는 “통합 최소화 방식은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제안한 것처럼 에너지외부비용평가위원회 같은 곳에서 여러 참여자가 합의해야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하는데 있어서 적절하고 합리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그 합의가 통합 최소화 방식의 환경급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Key)”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라는 용어가 쓰일 정도로 지구환경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승완 충남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도 경제성이나 에너지 수급안정에서 환경성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기가 빠르게 다가왔다”며 “환경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의 최소 요구조건은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의 추가 감축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환경급전을 일부 적용하고 노후 석탄발전기를 2030년 기준으로 차례차례 폐지하는 과감한 정책이 있지 않는 한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정책 목표 달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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