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정책에 전기요금 현실화 담겨야
에너지전환 정책에 전기요금 현실화 담겨야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9.11.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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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책 우리가 가야할 길 주제로 토론회 개최
전기요금 인상 관련 소모적 논쟁보다 숙의 필요해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김삼화 의원을 비롯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정일 산업부 에너지혁신정책관 등 토론회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김삼화 의원을 비롯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정일 산업부 에너지혁신정책관 등 토론회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과거 전력산업의 목표는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환경과 안전도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요금과 시장제도는 그대로 둔 채 전력믹스만 바꾸는 에너지전환은 부작용만 가져올 뿐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건강한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 깨끗한 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을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부분은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인 부분 중 하나다.

발언 중인 김삼화 의원
발언 중인 김삼화 의원

김삼화 의원실과 전력포럼은 11월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에너지정책 우리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김삼화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당시 에너지전환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과소하게 산정했고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선 수요전망부터 전기요금,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까지 전면적으로 손볼 필요가 있다”며 “전기요금은 현행 요금체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체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오신환 의원도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희생되는 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논의와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석 서울대학교 전력연구소 박사
노동석 서울대학교 전력연구소 박사

전기요금 개선 로드맵 구상 필요
노동석 서울대학교 전력연구소 박사는 이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전기요금의 바람직한 개편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노동석 박사는 “우리나라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OECD 국가 중 가장 싼 편”이라며 “산업용 대비 주택용 전기요금 비율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동석 박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kWh당 123.4원이다. 독일은 우리나라보다 3배 높은 kWh당 371.2원이다.

노동석 박사는 “독일 전기요금이 비싼 이유는 불가항력 요소인 망 비용을 제외하면 높은 세금과 재생에너지 보조금 때문”이라며 “세금 조정과 재생에너지 보조금 확대에 따라 우리의 전기요금도 앞으로 많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시 전력설비 구성 변화와 공급 불안정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노동석 박사는 “공급 안정성이 낮은 가스·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고 탈원전·탈석탄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전력수급 불안 발생을 대비한 비상계획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대책 부재를 지적하며 지난해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정안에서 언급한 온실가스 추가감축 잠재량 3,410만톤의 구체적인 이행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변동성 재생에너지(VRE)는 높은 계통통합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추가비용 산정을 제안했다. 노동석 박사는 “계통한계가격(SMP) 급변동, 변동성 전원의 전력시장 정산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2017년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전력믹스 변화에 의한 전기요금 영향을 추정해 2030년 전기요금 예상 증가율을 계산한 결과 14.4~29.2%로 전망했다. 2040년에는 전기요금 증가율을 32~47.1%까지로 추정했다.

노동석 박사는 “전기요금에 미칠 영향을 보수적으로 계산한 수치”라며 “‘전기요금 인상은 탈원전 때문이다, 아니다’라는 소모적 논쟁보다 숙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전환 정책 법제화 ▲용도 간 교차보조 문제 해소, 연료비 연동제 등 전기요금 현실화 ▲재생에너지 발전 변동성에 대한 시스템 운용 대비 등 전기요금 수준·체계 개선 로드맵 구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

공급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 유지 안돼
발제 후 진행된 토론에서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전기요금과 전력수급기본계획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박종배 교수는 “북미, EU, OECD 국가 등에선 논쟁이 크지 않지만 국내에선 유독 논쟁이 심한 대표적인 주제가 전기요금과 전력수급기본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해외에선 에너지 경쟁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도 해외에선 전망(Outlook)의 개념으로 정부가 직접 진입규제를 하는 대신 시장에서 진입이 결정된다. 단 적정믹스는 법적 기반의 환경 규제, 시장 규칙 등 간접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박종배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의 에너지 선택권이 없어서 모든 정책이 하향식(Top-Down)의 형태를 띤다”며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독립적인 에너지 규제기관 설립과 이를 통한 요금 규제, 전력시장을 통한 전원믹스 구성, 전망으로의 전력수급기본계획 전환 등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박종배 교수는 “이를 위해 점진적으로 에너지원별 칸막이 규제 제거 및 경쟁구조 형성, 시장 가격과 비용 기반의 요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용기반 규제는 정보의 비대칭성 등으로 비효율성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인센티브 규제를 점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전기요금은 종별 요금보다는 전압별 요금 형태로 변경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급 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 ▲경제급전원칙에서 환경급전 중요성 강조 ▲환경·안전 중시 ▲원전·석탄 축소 ▲신재생·LNG 확대 등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전력공급원가 인상요인이 다수 존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현국 삼정KPMG 에너지부문 상무이사는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일시적·인위적으로 억누르는 게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람직한 에너지정책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장현국 삼정KPMG 에너지부문 상무이사
장현국 삼정KPMG 에너지부문 상무이사

장현국 상무이사는 “전기요금 설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전력공급원가에 기반을 둔 요금설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기 공급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 유지는 지속될 수 없다”며 “지속된다면 과거 미회수 전기공급원가를 미래 전기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가에서 이탈한 요금설정은 당장의 소비자에게는 일시적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소비자 간 교차보조, 비효율적 에너지원 소비 등 이로 인한 부작용이 훨씬 크다고 진단했다.

장현국 상무이사는 “전환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신재생에너지 확대목표 달성을 위한 전원별 발전량 계획이 전기요금 인상의 주요한 변수인 것은 피할 수 없는 진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제적으로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환부문이 담당해야 할 온실가스 배출목표는 에너지 정책에 있어 피할 수 없는 외생변수”라고 말했다.

장현국 상무이사는 2030년 전환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노후석탄 조기 LNG대체 혹은 석탄 감발·LNG 우선 가동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경우 발생하는 발전원가 인상분에 대한 전기요금 반영이 문제인 것으로 분석했다.

장현국 상무이사는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을 위한 현실적인 중·장기 전기공급원가 전망과 이에 따른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민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정책과 이에 따른 중·장기 전기요금 전망치를 과소 예측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제시해 국민 모두의 올바른 여론형성에 기여하길 기대했다.

‘에너지정책 우리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11월 12일 열린 토론회 모습
‘에너지정책 우리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11월 12일 열린 토론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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