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득 한일병원 원장
“한일병원은 무한한 잠재력 가진 병원”
나종득 한일병원 원장
“한일병원은 무한한 잠재력 가진 병원”
  • 양현석 기자
  • 승인 2009.01.09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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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상부문 전문 국내 최고수준 견인
지역민들에게 신뢰 받는 병원으로 육성

도봉·강북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지역주민들의 보배로서 자리 잡은 한일병원. 한일병원은 1937년 설립 이후 전기화상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 병원을 2003년부터 이끌어 나가고 있는 나종득 원장은 공모를 통해 선출된 최초의 원장이자, 법인화 이후 최초의 의료직 출신 원장이며, 한일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생활을 보낸 토박이 원장이기도 하다. 
새해 벽두에 만난 나종득 한일병원 원장은 열정적이고 진지하게 한일병원의 미래와 발전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병원 주인은 우리… 주인의식 강조

EPJ 5년여 간 한일병원을 이끌어 오면서 중요하게 여겼던 점과 그동안 달라진 점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나종득 2003년 한일병원 역사상 최초로 공모를 통한 원장 선출을 통해 법인화 이후 의료직에서는 처음으로 원장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제가 처음 부임할 때만 하더라도 한일병원은 한전 부속병원에서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이라는 법인체제로 전환되면서 직원들 사이에 주인 없는 병원이라는 의식이 팽배했습니다. 또한 법인화 후 3년 동안 수익증대를 위한 투자를 하기 보다는 눈앞의 이익만 좇는 시스템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식이 팽배해지면 팽배해질수록 병원 경영은 악화됐고, 그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병원 직원들의 의식 또한 침체돼 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부임하면서 제일 먼저 강조했던 부분이 병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일이었습니다. 침체됐던 병원 분위기 속에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매달 경영실적을 병원 전 직원들과 공유해 노동조합과의 갈등관계를 줄여 나갔으며, 직무교육 등을 통해 자기 발전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개인이 병원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노력이 저 뿐 아니라 병원 직원들 사이에 하나 둘 생겨나면서 병원의 분위기가 점점 밝아졌고 직원들이 병원 경영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경영성과도 차츰 안정화 추세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제 한일병원은 ‘모든 직원들의 병원’이라는 주인의식이 자리 잡게 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직종별 워크숍을 개최해 병원 현안사항과 개선사항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해 그 결과를 병원 경영에 적극 반영하게 됐고, 매년 QI 경진대회를 통해 병원의 문제점을 직원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일병원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올바른 CEO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습니다. 500병상 규모의 병원은 현재 병원계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입니다. 이러한 규모에서 원장의 역할은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직접 그리기 보다는 병원 직원들 스스로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화지를 준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시어머니의 역할을 하면서 병원 조직 및 업무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관여하게 됐습니다.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 한일병원은 점차 경영 안정을 찾았고, 직원들의 의식변화와 더불어 환경개선 사업도 꾸준히 수행해 내원환자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병원계의 경영난이 악화되는 최근에도 보기 드물게 수지개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병원을 찾아주시는 고객여러분들께 최대한 편안하고 쾌적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추후에는 도봉·강북지역의 중추적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 해나가기 위해 우리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받는 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EPJ 한일병원은 과거 한전 부속병원에서 한전의료재단 법인으로 변화됐습니다.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나종득 한일병원은 지난 2000년 ‘의료법인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으로 새로 발족되면서 한전과 분리된 별도법인이 됐습니다. 정부가 한일병원을 전력산업과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한전 구조개편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법인화를 추진한 결과였습니다.

법인화 후 의료사업이라는 공공성을 바탕으로 행해지는 순수한 진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의료재단 출범 후 한전으로부터 지원이 완전히 끊기게 돼 향후 병원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한전과 분리된 이후 경영수지의 압박으로 인해 초기 3년여 간 제대로 의료시설과 정비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하면서 이후 수년 간 병원 운영에 애를 먹었습니다.

국내 의료계가 대형화·고급화·현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의 병원 법인화는 결코 한일병원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법인화 또한 한일병원을 매각하기 위한 수순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당시 직원들의 사기도 매우 낮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원장에 취임한 이후 의료서비스 역량강화에 총력을 가하면서 서서히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종합병원의 필수장비인 디지털감산심혈관단층촬영기(DSA), 양전자단층촬영/컴퓨터단층촬영(PET/CT), 듀얼헤드 감마카메라, 의료영상전송장치(Full PACS) 등을 최신 의료장비 도입을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입니다. 의료장비 도입뿐만 아니라 전문 의료진을 영입하고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병원 법인화가 단기적으로는 병원경영 악화를 초래했지만 독립된 회계를 통해 병원 스스로가 성장·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었고, 한전과의 관계에서도 부속병원 체제에서의 단순 의료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고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한전 직원 의료서비스를 매년 개선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PJ ‘이웃과 함께 하는 한일병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습니다. 그 배경과 성과는.

나종득 서소문동에 위치했던 한일병원은 1988년 현재의 위치인 도봉구로 이전하게 됐습니다. 그 당시에만 해도 도봉·강북구에는 인근 지역에 종합병원이 없어 의료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던 곳이었습니다.

한일병원 이전은 지역사회에서도 바라던 일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한전부속병원 한일병원이라는 명칭자체에서 보더라도 일반인들 진료 보다는 한전 직원들의 진료에 중점을 둔 병원이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건강강좌,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없애려고 노력했으나 체계적으로 시행되지 못해 그 성과는 미비했습니다.

그 와중에 2003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병원 캐치프레이즈 공모를 통해 현재의 캐치프레이즈인 ‘이웃과 함께하는 한일병원’이 채택됐으며 병원 경영목표도 ‘이웃과 함께하는 한일병원 구현’으로 선정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웃은 단순히 병원 인근 지역주민들이 아니라 한전 직원, 크게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일병원의 위상이나 규모는 아직 도봉·강북 지역 병원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내재된 잠재력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지역 주민뿐 아니라 한전 직원,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되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한일병원의 포부가 담겨져 있습니다.

캐치프레이즈를 선정한 이후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전 직원이 참여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SMART(Smile, Manner, Amiable, Regard, Treat) 운동을 전개했고, 이를 통해 친절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장기적인 병원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EPJ 한일병원은 국내 유일의 전기화상 전문 병원으로서의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나종득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해방 전부터 전기화상환자를 보기 시작한 한일병원은 외과는 화상 환자의 초기 치료, 성형외과는 화상 구축 반흔 성형 수술에 대해, 그리고 정형외과는 근막절개-절단과 재활에 대해 독특한 노하우를 가지게 됐습니다.

국내 화상 전문병원은 몇 개 되지만 전기화상 분야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은 한일병원이 유일합니다. 그만큼 전기화상 치료에 전문적인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협진체제를 완벽히 구축하고 있어 입원 초기부터 재활치료 및 사회적응까지 전문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기화상은 사고 시점부터 단시간 안에 전기 화상 전문 의료진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응급성 때문에 한일병원은 대학병원에서도 보기 힘든 4명의 응급의학 전문의를 응급의료센터에 24시간 배치해 전기화상 치료 전문의들과 신속한 협진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전기 화상 치료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기화상환자의 사지 절단률 12.8%, 사망률 2.2%라는 치료 결과를 학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병원 현대화 사업은 선택 아닌 필수

EPJ 한일병원 현대화 사업과 좀 더 보완해야 할 점 등을 말씀해 주십시오.

나종득 한일병원은 올해로 7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현재 위치인 도봉구로 이전한 것이 1988년이니 도봉구와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이 곳 부지로 옮겨올 당시 한전 연수원 부지였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건물도 그 당시 연수원으로 활용하던 건물이었습니다.

이전 초기만 하더라도 최신의 의료기기들을 서소문 병원에서 이전해왔고 연수원 건물도 대폭 리모델링해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했으나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시설 노후화로 인한 문제가 하나둘씩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전부속병원체제에서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으로 법인화돼 분리 운영되면서 시설 현대화 부분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 때문에 병원 현대화 계획이 미뤄져 왔습니다.

하지만 2003년에 제가 부임하면서부터 시설 및 장비의 현대화 없이는 병원 본연의 업무인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고객께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지난 몇 년 간 이뤄져 왔습니다. 그 결과 한일병원은 도봉구와 강북구를 통틀어 가장 큰 병원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477개 병상을 갖추고 연간 52만명이 병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 역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병원 건물의 노후화라는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2006년도에 병원 1층과 2층을 현대식 인테리어 감각을 갖출 수 있도록 우선 리모델링 사업을 완료했습니다. 리모델링 사업 완료 후 병원을 방문하시는 고객님들께서도 매우 만족해하고 있으며 병원을 이용하시는 고객님들도 차츰 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병동 재배치 공사를 통해 병실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각종 의료 설비를 최신 장비로 교체해 쾌적한 환경에서 질병을 치유할 수 있게끔 조성공사를 마무리했습니다.

현재 병원계 환경은 대형화, 고급화, 전문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제는 병원 경영은 우수한 의료진을 갖추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진료 환경을 제공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병원현대화 사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일병원은 효율적인 병원 경영과 시설 현대화를 위해 외부 전문 컨설팅 기관에 의뢰해 두 차례의 컨설팅을 이미 마무리 지었습니다. 현재에는 두 차례의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관련 기관과 논의 중에 있으며, 현대화 사업이 완료되면 도봉, 강북 지역의 중추적 의료기관으로 성장,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 건강증진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병원 인근지역 유병률 조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평생 주치의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PJ 한일병원을 이용하는 고객과, 직원들, 그리고 전력계에 한 말씀 하신다면.

나종득 한일병원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병원입니다. 지난 몇 년 간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묵묵히 맡은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직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항상 한일병원을 이용해주시는 고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병원현대화 사업에 한전 및 자회사 직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또한 한전 및 자회사 직원여러분들이 병원을 보다 편안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직원 전담창구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한일병원 이용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하게 될 경우 직원 전담창구 직원을 통해 상담을 받으시면 보다 편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직원 전담창구를 많이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전기화상에 대한 치료 프로토콜을 최초로 자체 제작해 전기화상에 대한 교육 활동을 강화해 나가고 국내 및 해외 관련 단체와의 치료 정보 교류를 통해 전기 화상 치료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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