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슈퍼파워 외 2권
AI 슈퍼파워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9.05.09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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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슈퍼파워
리카이푸 지음, 박세정·조성숙 옮김 / 이콘 / 1만8,000원

세계를 들썩인 현자 유발 하라리의 예견 중 하나는 AI에 대한 인류의 패배였다. 인류는 AI를 통해 신의 능력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소수의 계급이 AI를 독점하게 되면 나머지 인류가 경제력과 정치력을 상실하게 돼 결국 사회가 붕괴하리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는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학자들은 이 일이 20~30년 후에 일어날 수 있다고 점찍는다.

AI가 전능하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모든 인류의 지성을 초월하는 초인공지능이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인류의 역할을 대체하는 AI는 이미 하나씩 등장하고 있고 그 속도는 절대 느리지 않다. AI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생활양식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 예견된 변화에 아무런 사회적, 정치적 대비도 하지 않는다면 AI의 변혁에 무자비하게 휩쓸릴 것이다. 신기술이 가져올 미래 앞에서 기존의 법칙은 구태의연해질 것이다. 마냥 선구자를 기다릴 수는 없다. 우리가 직접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아직 미지의 기술로만 알려진 AI의 실체를 딥러닝의 역사, 미국과 중국의 AI, 중국의 AI 기업과 그들의 강점 등과 함께 정확하게 알려줄 것이다.

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
아리엘 도르프만 지음, 천지현 옮김 / 창비 / 1만8,000원

트럼프 정권 출현과 함께 도르프만이 가장 먼저 경계한 것은 사회에 대한 감시와 통제다.

21세기 미국에서 전체주의적 행태가 과연 가능한가? 이런 의문을 매끈하게 반박하는 글이 이 책이다.

국토안보부의 심문과정에서 저자의 현대언어학회 연설문이 압수당하는 가상의 상황을 재치 있게 풀어낸 이 글은 그러나 학회 참석자들이 이를 가상이 아닌 실제로, 생생한 공포로 받아들이는 데서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

국가적 위기가 닥친다면 사회가 곧장 전체주의로 이행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는 뼈아픈 통찰이 여기서 드러난다.

혐오로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는 사회가 순식간에 전체주의적 폭력에 노출될 수 있음은 도르프만이 자신의 생애를 통해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

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독재에 밀려나는지 칠레의 쿠데타를 통해 몸으로 겪었기에 그는 닥쳐올 위험을 경고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좌절한 자들의 분노를 연민하고 ▲“전쟁과 빈곤, 인종주의와 성불평등,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생태적 파국 같은 너무나도 명백한 망령에 맞서” ▲“무찔러야 할 진정한 공포와 괴물을 직시하자”고 힘주어 말한다.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씀 / 창비 / 1만6,000원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은 지난해 여름부터 416가족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을 만나기 시작했다.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5명의 기록자가 57명을 인터뷰했다. 단원고 희생학생 가족뿐만 아니라 생존학생 가족, 희생교사 가족이 이 인터뷰에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었다.

신간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는 피해자라는 정형화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유가족이라는 동질적인 정체성이 다양화돼가는 모습을 담담한 언어로 세밀하게 그린다.

5년이 흐르는 동안 유가족들은 저마다 달라진 삶의 지형에서 살아가고 있다. 고통의 시차도 제각각 다르다. 유가족의 특징을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그들의 차이를 더듬어 살피는 것, 그 일로부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응답하는 사회가 가능해질 것이다.

유가족의 고통을 단순화하고 부각하는 행위는 그 고통을 소비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으며 고통의 강도에 집중할수록 슬픔과 연민의 늪에 빠지고 ‘세월호 참사’라는 정치적 문제는 감정적이고 추상적인 문제가 돼버린다.

하지만 모든 정치적 문제는 구체적인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이 처한 지형을 섬세하게 식별할 때 우리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열어젖힐 토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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