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 완료
전국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 완료
  • 최옥 기자
  • 승인 2008.10.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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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44년만에 달성… 전압변동률 작은 양질 전력공급 가능

한국전력공사가 44년 만에 전국 배전계통전압을 22,900V로 단일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전압변동률이 작은 양질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배전계통(配電系統)’이란 발전소에서 생산돼 송전계통을 통해 온 높은 전압의 전기를 전기사용자 부근의 변전소에서 적정 수준의 전압(배전계통전압)으로 낮춰 사용자에게 분배하는 계통을 말한다.

한전은 기존 3.3kV, 5.7kV, 6.6kV, 11.4kV, 22kV 등 다양하게 산재된 배전계통전압을 44년 간 지속적인 단일화 사업 끝에 최근 단일전압 22.9kV로 높였다.

우리나라는 배전계통 전선의 총 길이가 66만km로 이는 지구둘레를 16바퀴 반이나 회전할 수 있는 막대한 길이다.

전력사업 초창기에는 지역별 전력사용량에 따라 전력회사들이 그에 맞는 배전계통전압을 각기 채택해 운영해 왔었다. 때문에 196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배전계통전압은 3,300V, 5,700V, 6,600V, 11,400V, 22,000V 등으로 다양했다.

1961년 기존의 조선전업, 경성전기, 남선전기 등 3개 전력회사가 한국전력주식회사로 통합 발족한 이후에는 1960년대 중반부터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전력수요 급성장으로 인해 전력 공급능력 부족문제가 대두됐다. 더욱이 1965년 제정된 농어촌 전기공급사업촉진법 시행을 위한 공급여력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상위 배전계통전압으로의 단일화가 주요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게 됐다.

손실 최소화 고효율 전력 수송 가능
배전계통전압을 상위전압으로 높여 단일화 하면 배전계통전압체계 단순화로 자재, 공법, 계통 운영기술 등의 표준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값 싸고 질 좋은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높은 배전계통전압으로 전력손실을 감소시키고 효율이 좋은 전력을 수송할 수 있어 동일한 전선로로 더 큰 용량의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배전계통전압 변천>


 

 

 

 

 

 

 

이를 위해 1964년 당시 미국 국제개발처(AID) 차관 사업을 위한 EBASCO社(GE의 전기채권주식회사)의 기술용역 결과 22.9kV의 배전계통전압을 도입할 것을 권고 받아 1965년 대구지역을 대상으로 이를 시범적용하면서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사업이 착수됐다.

이후 1974년에는 이전까지 관련 자재를 외국산에 의존해 왔던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 국산자재를 개발,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22.9kV 배전계통전압은 더욱 확대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88서울올림픽 직후인 1989년 기술적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웠던 서울 일부 도심지역 및 제주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배전계통전압이 모두 22.9kV로 전환됐다.

단일화가 지연된 서울지역은 6.6kV, 22kV로 나뉘어 있었는데 도시과밀로 통신선에 대한 전력유도장해 문제가 발생한 데다 6.6kV 승압용 절연변압기 설치공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따라 기존 22kV용 CV케이블의 내용연수 도달 시까지 22.9kV 접지화를 유보해야 했다.

배전계통전압이 6.6kV이었던 제주지역의 경우에는 지질 특성상 22.9kV 다중접지계통에 적합한 낮은 접지저항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단일화사업이 곤란했다.

이후 한전은 관련기술을 꾸준히 연구개발해 지질특성상 어려움이 있었던 제주지역을 2003년에 먼저 22.9kV로 전환시킨 데 이어 올해 6월 서울 중심부 지역의 배전계통 정비를 끝으로 40여 년에 걸친 전국의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사업을 모두 완료했다.

한전 관계자는 “22.9kV급의 배전계통전압의 단일화는 장기간에 걸쳐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완수된 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며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배전계통전압 22.9kV단일화사업은 총 44년의 기간과 현재가치 환산기준 약 2조1,000억원의 막대한 투자비, 그리고 연인원 약 260만명이 투입된 대형 정책사업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세계 첫 상위전압화 6.6kV 대비 35조원 절감
세계적으로 배전계통전압을 상위전압인 22.9kV로 단일화 한 것은 최초다.

배전계통전압을 상위전압으로 높여 단일화 하면 배전계통전압체계 단순화로 자재, 공법, 계통 운영기술 등의 표준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값 싸고 질 좋은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높은 배전계통전압으로 전력손실을 감소시키고 효율이 좋은 전력을 수송할 수 있어 동일한 전선로로 더 큰 용량의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전 측 설명이다.

한전에 따르면 동일용량 선로건설 총 투자비는 6.6kV 단일계통전압 가정 시 57.7조원, 11.4kV 단일계통전압 가정 시에는 43.9조원으로 22.9kV로 단일계통 전압화 할 때보다 훨씬 많은 투자비가 든다. 또 배전계통전압을 22.9kV로 단일화 함으로써 배전선로 공급능력 증가로 신규설비 건설투자비가 그 만큼 절감돼 일본의 배전계통전압인 6.6kV 대비 약 35조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력손실 감소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단일화사업 기간 중 총 7조원이 절감됐으며, 향후에도 매년 약 5,0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전은 향후 관련 전문가들의 유·무형 효과 세부분석을 통해 사업성과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사업추진 관련 자료를 수집해 내년 중에 ‘배전계통전압 22,900V 단일화 백서(가제)’를 발간할 예정이다. 백서 발간을 위해서는 전문기관에 약 7개월 간의 용역을 시행키로 했으며 백서에는 추진배경, 해외사례, 추진실적 및 변천사, 미래비전 제시 등이 수록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배전계통전압 단일화사업 유공자 정부 포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내년 상반기 중 배전계통전압 단일화사업 완료 기념행사를 개최, 유공자에게 표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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