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골프
즐기는 골프
  • EPJ
  • 승인 2008.10.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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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골프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의 하나가 내기 골프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골프 내기의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그 나름의 좋은 면이 없지도 않다. 어떤 스포츠이던 간에 경쟁심을 유발시키는 자극이 필요한 것이고, 골프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더구나 골프는 ‘돈’을 거는 게임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필드에서 직접 현금을 거래하는 방식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유명한 스포츠업체가 고위회사 간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한 결과 최고 경영자 대부분인 80%가 내기를 한차례 이상 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우리나라의 골퍼들도 통상 10명중 8명이 ‘내기골프’ 경험이 있다고 한다. 골프와 내기는 불가분의 관계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나는 한 번도 내기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아마추어들을 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내기란 ‘돈’내기를 줄인 말이다. 판돈의 액수가 적고 크고 차이뿐이지 돈을 걸고 즐긴다.

혹자는 내기 골프가 건전한 스포츠에 먹칠을 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경쟁과 스릴을 이만큼 높이 즐길 수 없기 때문에 내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째서 골프를 하면서 내기를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것일까? 의문이 생길 것이다.

여기에 대답은 여러 경우가 있으나 어떤 재벌 골퍼 하나의 예를 들자면 내기를 하게 되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돼서 플레이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분의 내기골프 옹호론은 재계에서 유명하다. 세계 챔피언 자리를 뺏은 ‘비제이 싱’의 경우 출전 중 카드 오기로 인하여 출전 중지를 받고 한동안 노는 시기에 내기골프로 생활을 꾸려 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내기골프가 우리만의 사연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내기를 해야 집중력 있게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인가 궁금할 것이다.

내기없는 라운드를 할 경우 그날 플레이가 시원치 않는 경우 게임 자체를 쉽게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걸려있는 내기 골프라면 자신이 원하는 타수를 치지 못하더라도 돈을 잃지 않으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내기는 집중력을 높인다는 말이 성립될 수 있다. 또 한편 내기에 열중하다 보면 골퍼가 원하는 기량향상과 좋은 샷 감각을 찾는 연구 등이 소홀하게 된다.

원치 않아도 동반자들이 내기를 제의하면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 따라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인해서 타수를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정작 기량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골퍼가 실수를 연발하면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체크를 해보아야 하지만 지갑에 캐쉬가 빠져 나가는데 열을 받아 정작 기량과 샷의 문제점에 대해 연구하지 못하고 열을 받게 된 상태에서 생각할 겨를이 없게 되고, 분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부터 적지 않은 시간과 경비를 들여서 골프를 치는 이유는 좀 더 나은 실력을 쌓고 친교를 나누고자 했던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주객이 전도되어 골프에 열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기에 혈안이 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기를 하면서 잃어버리는 것이 있다. 바로 ‘도전정신’ 이다. 비록 미스 샷과 트러블 샷일 경우라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도해야만 실력이 향상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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