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걸고 역대 최고 성공적 대회 치러"
"명예 걸고 역대 최고 성공적 대회 치러"
  • 박기웅 기자
  • 승인 2008.07.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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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욱현 국제자동제어연맹(IFAC) 회장

‘2008 IFAC 서울대회’가 7월 6일 오후 5시30분 개회식을 필두로 7월11일까지 COEX에서 열려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해 초 30년간의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정년을 맞은 권욱현 국제자동제어연맹(IFAC) 회장이 이 대회를 총괄한 장본인.

서울대 전기전자과에 이어 미국 브라운대 제어공학 박사를 나와 전기전자 분야의 ‘마당발’인 권 회장은 국내 과학기술계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교수로, 특히 2007년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해 대통령 상장과 함께 상금 3억원을 받아 서울대에 바로 기증한 바 있다. 그는 ‘이동구간제어’라는 개념을 창안해 시스템 제어 분야에서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영문 교과서를 저술해 관련 기술을 널리 보급. 나아가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무료로 나눠 줘 제자들의 벤처 창업을 도왔다. 실용적인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벤처 창업을 독려해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 등 12개 벤처기업이 그의 연구실에서 배출됐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한평생 봉직하면서 이론과 응용을 동시에 추구해 실용적인 기술개발을 토대로 제자들의 창업을 도운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제자들이 만들어 준 정년기념문집 ‘인재와 함께 꿈을 향해 달려온 길’에서 그는 제자들로부터 ‘영원한 스승’으로 칭송받고 있다. 권 교수를 최근 서울대 관악캠퍼스 자동화연구소에서 만나 그 비결이 무엇인지, 나아가 ‘IFAC 서울대회’의 이모저모, 자동제어기술의 트렌드, 전력정책심의회 위원장으로서 앞으로의 전력정책 방향 등에 대해 소상히 알아봤다.

-국제자동제어연맹(IFAC)을 개략적으로 소개해 주신다면?
▲IFAC은 지난 1956년 독일 하이델베르그에서 조직된 국제자동제어학술회의(ICAC)에서 시작됐다. 이후 1957년 9월 첫 대표자회의에서 18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규정을 제정하고 초대 회장 Harold Chestnut을 비롯한 집행위원회와 각 위원회 회장을 선임, 조직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본부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으며 현재는 52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국은 우리나라를 비롯 아시아 10개국, 유럽 30개국, 아메리카 7개국, 그리고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각 3개국 등이다.

-제17회 IFAC ‘08 세계대회(2008년 7월 6~11일 서울 COEX)의 개요는?
▲7월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에서 열리고 있는 ‘IFAC 2008 서울대회’는 외국인 2,700여명을 비롯 역대 최대 인원인 무려 3,000여명(직전 2005년 프라하 세계대회 2,400여명, 2002년 바르셀로나 세계대회 2,000여명)이 참가한 국제행사다.

이번 대회에서는 IFAC 총회, 이사회, 각종 위원회가 열리고 논문 및 포스터 2,700여편 발표를 비롯 워크숍, 전시회, 산업체 기술방문, 특별이벤트 등이 이어진다.

-올해 서울대회의 경우 ‘매머드’로 치르는 것으로 아는데 그 효과와 의의는?
▲한국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국가 차원의 홍보에다 관광수익 창출 효과가 크다고 본다. 국제 자동제어기술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나아가 우리 기슬 및 시스템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돼 선진기술 교류 등 유무형의 효과도 막대하다. 무엇보다도 이번 17회 서울대회는 참가 규모나 발표 논문도 사상 최대로 명실 공히 역대 최고의 성공적인 대회로 치러  큰 의의가 있다.

-IFAC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는? 그리고 그동안 IFAC 세계대회의 변모와 성과는?
▲우리나라는 1996년 알고리즘기술위원회 위원장이 되기 전까지는 한국은 IFAC 지도부에 참가하지는 못하고 세계대회만 참석해왔다. 1998년의 이사회에서 2008년도 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되고 제가 2005~2008년 회장이 되는 것이 결정된 뒤로는 일부 교수가 IFAC지도부에 참가하게 되었다. 이번 대회를 치루면서 이제는 선진국과 비슷한 위치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 처음 모스코에서 개최된 후에 규모가 점점 커기 시작하였으며 2002년 대회에 2000명, 2005년에 2400명, 이번 대회에 3000명에 이르고 있다. 국제자동제어기술 및 정보의 교류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특히 역점을 둔 사항은?
▲세계자동제어기술 정보 및 교류의 한마당으로 손색이 없도록 모든 면에서 역대 최고 대회로 치룬다는 목표를 설정, 준비를 철저히 했다. 회비를 적게 책정하였고, 한국의 우수한 업체의 방문을 많이 준비하였으며 다양한 문화행사도 준비하였다. 우리나라의 IT 기술을 보여주도록 하였으며 모금을 많이 하여  참가자들이 최고의 대우를 받으면서도 큰 부담 없이 참가하여 우리나라의 우수성을 많이 접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번 서울대회에 발표되는 논문의 트렌드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트렌드를 제시해 주신다면?
▲현대 과학기술은 기계, 전기, 전자, 통신, 산업 등이 한데 어우러져 첨단기기 및 시스템으로 크게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이번 논문의 발표도 이 같은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하나 밀접한 분야가 어울려지고 있는 다각화 산업이 요구하는 유저의 충족에 맞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력 발전 설비 및 시스템의 경우 IT 기술이 접목되어 지능화된 첨단 시스템화로 급진전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 학술교류, 특별 강연 및 이벤트 등 특별한 것도 준비한 줄 아는데?
▲자동제어 교육 워크숍과 로봇 시연을 들 수 있다. 또 50분 내 한글 익히기, 한국경제 강의 등 사회적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COEX 메가박스를 통해 한국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봉은사 체험 등 한국의 문화도 경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그리고 북한 개성 방문 유료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한국 내 중공업 및 자동제어산업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포스코, LG전자, 하이닉스 등의 산업 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IFAC 세계대회의 발전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IFAC 세계대회는 규모면에서 이 분야에서는 최고이다. 국가적인 위상이 포함되어 나라마다 특징적인 면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대회에 참여하는 사람은 많은 감동을 받고 돌아가게 되어 있다. 계속 강조되는 점이지만 산업계의 활발한 참여가 계속 강조되어야 한다.

-막대한 대회 소요자금의 경우 지인들의 도움으론 한계가 있었을 텐데 어떻게 충당했는지?
▲외국인 2,700여명에다 모두 3,000명에 육박하는 매머드 국익 행사인데 참가회비는 적게 받아 모금으로 상당한 경비를 충당하였다.

다행히 서울시, 교육부, 관광공사 등의 공공기관과 한국전력, 전력기술거래소, 휴맥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철, LS산전, 현대중공업 등과 저의 제자 출신 중소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치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권 회장께서는 올해 정년과 동시에 이번 대회에 열정을 쏟은 것으로 아는데 감회는?
▲IFAC 회장으로서 정년의 당해 해에 열린 역대 최고 대회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표로 사실상 명예를 걸었다.

잘해야 한다는 의욕이 앞서기도 했지만 세세한 한 부분까지 하나하나씩 손수 체크, 실행, 수정, 재실행 등의 과정을 거치다 보니 시간이 엄청 부족해 잠은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큰 보람은 느낀다.

-30여년 간 서울대 교수에 봉직하시면서 국내외에서 이룬 업적을 올해 초 정년과 동시에 기념문집으로 담은 것으로 아는데, 본인을 간략히 PR해주신다면?
▲그 동안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 이들이 다양한 산업전선에서 나름의 경제발전에 일익을 맡아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학계 교수도 많고 벤처기업을 영위하는 제자도 많다. 사실상 제자들이 만들어 준 정년기념문집에 자세히 적혀 있다. 기념으로 갖고 있는 책이 아니라 읽혀지는 책이 되기 위하여 글 위주로 책을 편집하였다. 본인에 관하여 알고 싶다면 그 책을 보면 될 지도 모른다. 책이 필요하면 연락하여 주면 누구든 보내드릴 수 있다.

-특히 2007년 4월엔 대한민국 최고기술인상도 수상하셨는데 이 상의 의의는?
▲과학기술부가 수여한 2007년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은 대통령 상장과 함께 상금 3억 원으로 무게가 있었다. 이 상은 1968년부터 시행해 온 대한민국과학기술상을 2003년 확대 개편한 것으로 국내 과학기술계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이동구간제어’라는 개념을 창안해 시스템 제어 분야에서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영문 교과서를 저술해 관련 기술을 널리 보급한 데 이어 이론과 응용을 동시에 추구해 제자들의 창업을 도운 데 대해 정부가 보답해 주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또 2001년 7월부터 현재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을 아우르는 전력정책심의회 위원장을 현재까지 맡아 오고 계신데 앞으로 국내 전력정책에서 수정 내지 보강돼야 할 사항이 있다면?
▲정부의 중장기 전력수요 예측과 개발계획도 심의하고 이와 관련하여 지원사업도 심의하고 있다. 전력연구 인프라 산업, 전력 인력 지원사업, 대체에너지 지원사업, 수요관리사업, 발전소 주위지원사업 등을 심의하고 있다. 수정 내지 보완할 점은 지금의 사업을 철저히 분석하고 효율화하는 동시에 신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체에너지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원자력 발전도 확대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전력산업 발전을 위해 전기인과 당국 및 본지에 바라는 바는?
▲어떤 분야든지 유관 분야 모두가 ‘윈윈’ 할 수 있으면 어떤 산업이든 발전은 자연히 있게 마련이다. 공기의 중요성을 간과하듯 전기 역시 그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다. 양질의 전력 생산과 이의 활용 산업의 발전은 기본 베이스이기도 하다.

IFAC의 경우 전력분야인 ‘Power Process and Systems’ 기술위원회를 두고 있다. 강전 위주 보다 EP Journal도 기계 전자, 정보 등 자동제어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 권 회장 그는 누구

1943년 경북 포항 출생. 경기고 서울공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1977년 서울공대 교수로 부임, 이듬해 계측제어과를 창설했다.

로봇 기술 등에 쓰이는 자동제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2005년부터 국제자동제어연맹(IFAC) 회장직을 맡고 있다. 최적화 문제에서 ‘이동구간제어’ 개념을 최초로 창안하여 특성을 규명하였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술한 영문교과서도 갖고 있다.

실용적인 공학교육을 강조하여 벤처기업인들을 많이 육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기업 수가 12개나 된다. 이들 벤처기업들이 연 1조원의 매출울 기록하고 있는 것도 그의 지원 덕이다.

개도국 공학자 학술활동지원비로 IFAC에 5억원, 서울대 발전기금 3억원 등 활발한 기부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을 거쳐 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직도 맡고 있다. 제42회 대한민국 학술원상, 제1회 매경 신지식인상, 미국 브라운대학 최우수 동문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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