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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 외 2권
2018년 07월 10일 (화) 14:35:34 배상훈 기자 bsh@epj.co.kr

야간비행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1만원

   

작가이자 비행기 조종사였던 생텍쥐페리의 페미나상 수상작 야간비행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6번으로 출간됐다.

생텍쥐페리에게 비행 중의 경험은 많은 작품의 모태가 됐다. 1931년 발표한 이 소설은 아르헨티나 야간비행 항로 개척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직원들을 단련시키고자 그들을 엄격하게 다스리는 책임자 리비에르와 밤하늘 속에서 고독과 죽음에 맞서는 조종사 파비앵의 모습을 통해 초기 항공우편산업을 이끌던 사람들의 책임감과 용기를 아름답게 펼쳐 보인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이들의 강인한 의지와 숭고한 용기에 대한 한 편의 아름다운 찬가라 할 수 있다.

당시 앙드레 지드의 머리말과 함께 출간돼 문단과 독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듬해 미국과 영국에서 영역본이 출간되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져 생텍쥐페리에게 세계적인 작가의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이보게, 로비노, 인생에 해결책이란 없어. 앞으로 나아가는 힘뿐. 그 힘을 만들어내면 해결책은 뒤따라온다네.”_본문 중에서

수용소
어빙 고프먼 지음, 심보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만5,000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어빙 고프먼의 대표작 수용소가 사회학자이자 시인인 심보선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고프먼은 구조에 초점을 맞춘 거시사회학에 대한 각성이 일기 시작한 20세기 중반 미시적 행위와 상호작용에 주목한 일련의 연구서들을 발표하며 현대 사회학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프먼은 이 책에서 정신병원, 교도소, 군대, 기숙학교 등 훈육과 통제가 일상화·집단화·전면화된 폐쇄적 공간을 총체적 기관이라고 칭하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밀하게 기술한다.

그는 특히 현장연구를 수행했던 정신병원의 사례에 주목했다. 병원에 수용된 이들의 자아가 어떻게 체계적으로 파괴되고 통치의 대상으로 재구성되는지, 구성원들은 강압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분석한다.

추상으로서의 사회가 아니라 미시적인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분석의 초점으로 삼는 그의 현장 연구방식과 인터뷰에서 신문, 일기, 문학작품까지 다양한 자료를 풍부하게 활용하는 에세이적인 글쓰기 스타일은 오늘날까지 사회학에서 하나의 전범으로 이야기된다.

Lo-fi
강성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8,000원

   

강성은의 세 번째 시집 Lo-fi가 출간됐다. 강성은은 2005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시집에서 강성은은 기존에 보여줬던 초현실적 상상력을 뒤틀어 현실세계를 안에서 터트리는, 이어 미세한 균열을 통과해 자신만의 불가해한 시공간을 탄생시키는 데 이르렀다.

“강성은이 옹호하는 세계는 없다”는 시인 함성호의 말처럼 이제 그녀의 시를 읽는 일은 이편의 세계에서 저편의 세계로 건너가는 일이 아니라 그동안 안락하게 누려오던 현실세계가 통째로 무너져 내리는 감각을 선사한다.

이런 경험은 모리스 블랑쇼가 정의한 문학처럼 읽는 존재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도록 이끌어 우리가 새삼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게 만든다. 세계에 대한 확신을 걷어내야만 비로소 가능한 삶으로 순식간에 독자의 위치를 옮겨다 놓는 것이다.

그 위치는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이거나 영면 이후의 시공간이기도 하고 현실도 꿈도 아닌 지점이거나 환상에서 깨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의 내면과 현실세계, 그리고 시인이 고유하게 구축한 어떤 세계까지 한순간에 감각하는 경험은 강성은의 시를 따라 읽는 독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황홀한 시적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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