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봉순 한국해상풍력 사장]
“해상풍력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한 마중물 될 것”
[인터뷰-이봉순 한국해상풍력 사장]
“해상풍력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한 마중물 될 것”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7.04.09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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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4월말 착공 예정
해상변전소 먼저 시작… 8월부터 기초구조물
22기 70MW 건설… 2019년 11월 준공 목표

▲ 이봉순 한국해상풍력 사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이 오는 4월말 해상변전소 착공을 시작으로 총 70MW 규모의 실증단지를 건설하는 본 작업에 들어간다.

사업계획이 발표된 지 6년, 사업 주관사인 한국해상풍력이 설립된 지 5년 만에 드디어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가 첫 삽을 뜬다. 인허가 지연·주민반대·터빈사 이탈 등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크고 작은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오는 4월말 착공으로 정부와 참여기업의 강한 사업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국해상풍력은 우선 해상변전소 건설에 착수한 후 8월경 풍력터빈을 세울 기초구조물 설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10월에 두산중공업 3MW 해상풍력터빈(TC-2 모델) 3기를 먼저 설치하고, 연말쯤 해저케이블 설치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2018년 12월 두산중공업이 새롭게 개발한 3MW 해상풍력터빈(TC-S 모델) 10기의 준공에 이어 이듬해 11월 70MW 규모의 실증단지 건설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당초 두산중공업의 풍력터빈만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효성의 풍력터빈 설치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해상풍력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한 국내 터빈사의 실증단지 참여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는 해안에서 10km 가량 떨어진 부안·고창 앞바다에 조성된다. 국내 최초로 먼 바다에 건설된다는 점에서 향후 진행 예정인 다른 해상풍력 개발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한국해상풍력 사장에 취임한 이래 실증단지 착공 준비로 매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봉순 한국해상풍력 사장을 만나 실증단지 건설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련은 있어도 포기는 없다
“그동안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착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생각대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컸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가게 돼 다행이다. 철저한 준비작업을 통해 실증단지 건설이 국내 해상풍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봉순 한국해상풍력 사장은 비록 예정보다 많은 시간이 경과했지만 철저하고 신속한 사업 진행으로 지난 5년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좁히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물론 안전과 환경보존을 기본 전제로 한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이봉순 사장의 말처럼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2010년 11월 정부가 해상풍력 강국을 목표로 ‘서남해 2.5GW 해상풍력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2011년 11월 정부에서 ‘서남해 2.5GW 해상풍력 종합추진계획’을 들고 나온 가운데 한전 및 발전6사와 터빈 제조사들이 해상풍력 추진 협약을 체결하면서 보다 구체화됐다. 당시 예상된 투자금액만 10조원에 달해 풍력업계는 물론 관련 산업계 모두 장밋빛 청사진에 큰 기대를 모았다.

2012년 12월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을 추진할 SPC인 한국해상풍력(주)가 설립되면서 사업은 속도를 내는 듯 보였다. 한국해상풍력이 설립될 당시 목표했던 사업계획은 2015년 6월 80MW 실증단지 준공을 시작으로 2016년 400MW 시범단지와 2019년 2GW 확산단지를 차례로 건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앙부처 간 협의와 터빈·EPC 계약, 어업피해보상 등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들이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계획이 점차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풍력터빈 제조업체들의 이탈도 사업 진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사업 초기 터빈 공급을 희망했던 기업은 8곳에 달했다. 이후 5곳으로 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대형 조선사인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과 두산중공업·효성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저런 이유로 공급업체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더니 급기야 두산중공업 혼자만 남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효성에서 다시 참여 의사를 밝히고 현재 계약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의가 진행 중에 있어 국내 여러 터빈사들의 해상풍력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한 핵심 기술개발이라는 사업 취지도 살릴 수 있게 됐다.

▲ 해상변전소 착공을 시작으로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가 본격적으로 건설된다.

효성, 5MW 터빈 2기 공급 예정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에 먼저 들어서는 해상변전소는 해상풍력터빈에서 생산된 전기를 모아 육지로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고창 154kV 변전소에서 10.3km 떨어진 해상에 3층으로 건설된다. 해수면과 맞닿는 하부는 자켓구조로, 상부는 철골조로 설계됐다. 가로·세로 약 24m에 높이 약 22m로 된 직육면체 모양이다.

실증단지는 해상풍력터빈 총 22기가 설치돼 70MW 규모로 건설된다. 당초 계획보다 10MW가 늘어난 건 효성의 5MW 해상풍력터빈 2기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한국해상풍력이 해상변전소 용량을 사전에 80MW로 설계했던 점도 효성의 사업 참여를 가능하게 한 부분이다.

이봉순 사장은 “현재 효성 측과 터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계약 체결에 필요한 마지막 의견조율인 만큼 조만간 최종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8월부터 기초구조물 설치를 시작으로 해상풍력터빈 공사가 본격 시작된다. 일단 확정된 20기의 기초구조물 가운데 19기는 자켓방식으로 시공되고, 1기는 석션파일 공법으로 진행된다. 특히 자켓방식으로 시공되는 기초구조물 중 1기는 포스코에서 기존 자켓방식을 개선한 공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봉순 사장은 “해외사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건설공사 및 운영 중에 총 2,800여 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부안과 고창이 해상풍력 분야 인력양성의 중심이 돼 상당한 경제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실증단지 건설에 따른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아울러 “준공 이후에는 175GWh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약 5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덧붙였다.

▲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는 해안에서 10km 떨어진 부안·고창 앞바다에 건설된다. 사진에 표기된 시범단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아직 정확한 위치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석션공법, 설치기간 단축… 비용 절감 효과
실증단지는 국내 최초로 해안에서 10km 이상 떨어진 먼 바다에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결국 여기에 수반되는 입지선정·단지배치·인허가·계통 등 모든 업무 또한 처음 시도된다.

이봉순 사장이 실증단지가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건설능력을 입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다.

우선 터빈 공급에 두산중공업과 효성이 참여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기술력 확보를 통한 해외 시장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저풍속형 3MW 해상풍력터빈(TC-S 모델)을 이번 실증단지에 17기 공급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로터 직경이 134m에 달한다. 로터 직경이 100m인 일반형 3MW 해상풍력터빈(TC-2 모델)도 3기 공급한다.

특히 저풍속형 TC-S 모델의 경우 블레이드 제작에 탄소섬유를 사용해 전북지역 중점산업인 탄소섬유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이 공급 예정인 5MW 해상풍력터빈은 현재 생산 가능한 국내 터빈 가운데 설비용량이 가장 크다. 최대 규모 국산화 해상풍력터빈 설치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최초로 상용화되는 기초구조물 시공방식은 실증결과에 따라 시범단지 건설 시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 관심이 높다.

이봉순 사장은 “포스코에서 실증연구하는 자켓방식은 부재 및 조인트 감소로 인해 비용절감과 내구성 증대 효과가 있어 전체 사업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력연구원의 석션파일 공법은 자켓방식에 비해 설치기간이 짧고,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피해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공장에서 기초구조물 100% 조립 후 현장 설치
서해안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연약층이 두껍게 형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기반암이 깊은 곳에 위치한 지질적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기초구조물을 안정적으로 설치하기 위해선 깊은 곳까지 파는 천공공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해상풍력은 굴착작업 시 발생하는 토사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굴착토사와 해수를 파이프를 통해 침전조로 배출시키는 R.C.D(Reverse Circulation Drill, 역순환굴착)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봉순 사장은 “해양환경 보존을 위해 기초구조물인 자켓 인근에 R.C.D 천공에 따른 굴착토사와 해수처리를 위한 침전조용 바지선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이후 이 바지선 경계에 이동식 오탁방지막을 설치해 혹시 모를 오탁수의 해양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빠른 유속과 깊은 연약층의 서남해 해상조건에 적합토록 해상풍력 전용 5,500TON급 연약지반용 잭업바지선을 지난해 4월 신규제작 했다”며 “이로 인해 연약지반에서도 조류 등 해상의 날씨 영향을 최소화해 기초구조물 및 상부구조물을 안정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군산항에 배후항만을 조성하려던 계획이 보류되면서 현장 작업방식도 일부 수정됐다.

이봉순 사장은 “터빈 기자재인 나셀·타워·블레이드 등은 창원, 사천 등 각각에 해당하는 공장에서 제작한 후 실증단지 현장까지 직접 운송해 설치하는 방법으로 변경됐다”며 “기초하부구조물의 경우 현대스틸산업 율촌공장에서 100% 완성품 상태로 제작·조립돼 실증단지 현장까지 운송한 후 설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전·환경·상생·경쟁력 4가지에 역점
한국해상풍력은 당초 실증단지에 터빈을 공급한 제조업체에 한해 다음 단계인 시범단지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둔 바 있다. 실증단계에서 제품성능을 검증받은 업체와 사업을 지속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현재 실증단지 건설에 참여 예정인 제조업체가 두 곳에 불과해 이 같은 계획을 수정하는 방안을 심사숙고 중이다. 보다 많은 국내 기업들에게 트랙레코드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향후 시범단지 추진 시 관련기관과 협의해 이 부분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국해상풍력은 실증단지가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갈 채비를 마침에 따라 올해 안에 시범단지 건설계획을 준비해 내년부터 세부계획 수립에 착수할 방침이다. 일단 실증단지 건설이 탄력을 받으면 시범단지 조성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해상풍력에게 당면한 과제는 오랜 기간 미뤄졌던 실증단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전시공·환경보존·지역상생·경쟁력 제고의 4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봉순 사장은 “해안에서 10km 이상 떨어진 해상에서 130톤에 달하는 나셀을 설치하는 등 작업과정에 위험요소들이 많은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에 임할 것”이라며 “또 풍력이 친환경에너지란 것은 분명하지만 건설과정에서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수익창출에 목적을 둔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내 해상풍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해 침체된 조선·중공업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한 국책사업”이라며 “해상풍력단지와 수산업의 공존 방안 등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다. 궁극적으론 해상풍력 발전원가를 낮춰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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