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한전 전력연구원 청정발전연구소 발전시스템그룹장]
“신뢰성 시험설비 개방화 통해 상생발전에 기여할 것”
[김범수 한전 전력연구원 청정발전연구소 발전시스템그룹장]
“신뢰성 시험설비 개방화 통해 상생발전에 기여할 것”
  • 이재용 기자
  • 승인 2016.07.04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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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빈 핵심부품 국산화로 기술 경쟁력 확보 기여
민간발전사와의 기술교류회 통한 상생협력관계 도모
향후 미세먼지·환경문제 대응 발전기술 개발에 주력

▲ 김범수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청정발전소 발전시스템그룹장.
발전소 가스터빈 핵심부품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설비가 구축돼 발전사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원장 김동섭)에서는 가스터빈 핵심부품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발전용 가스터빈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이번에 구축된 시험설비는 정부지원으로 한전과 발전자회사 등이 공동으로 2013년부터 1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돼 구축됐다.

김범수 전력연구원 청정발전소 발전시스템그룹장은 “국내에서는 가스터빈 발전설비의 증가로 그동안 가스터빈 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수행했으나 정작 개발된 부품을 국내에서 시험할 방법이 없어 상품화로 이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가스터빈 블레이드는 해외에서 거의 전량을 수입하는 부품으로 해외 제작사에 매우 의존적인 부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자립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블레이드를 국산화했지만 개발품에 대한 신뢰성을 보장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아 제품화해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가스터빈 블레이드 등 핵심부품은 일정 주기마다 교체해야 하나 국산화 제품이 없어 GE, 지멘스, 미쯔비시 히타치 파워시스템즈(MHPS) 등 해외 제작사의 제품에 전량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교체비용만 약 6,000억원에 달하는 등 국산화의 필요성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었다.

발전소 운영분야 기술선도 부서로 자리매김
“신뢰성 시험설비는 고속회전시험설비, 열피로시험설비, 진동가진시험설비 3가지로 구성됐다. 고속회전시험설비는 최대 3,150kg의 회전체를 1,000rpm으로 시험이 가능하고 특히 1,000도의 높은 온도에서 시험을 할 수 있다. 또 열피로시험설비는 최대 1,300도까지 열에 의한 손상을 시험할 수 있으며 진동가진기는 최대 가진하중 160kN, 최대 100g의 가진이 가능하다.”

대전에 위치한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만난 김범수 청정발전연구소 발전시스템그룹장은 이번에 구축한 가스터빈 핵심부품 신뢰성 시험설비에 대해서 설명했다.

▲ 력연구원에 구축된 발전용 가스터빈 시험설비. 대형진동가진시험설비(위), 열피로시험설비(가운데), 고온고속회전시험설비(아래).
한전 전력연구원 발전시스템그룹은 1993년 대덕연구단지에 연구원이 자리를 잡은 이후 발전소 운영분야의 기술을 선도하는 부서로 자리잡은 전통을 지닌 부서다. 특히 주로 발전소 관련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소재, 신뢰성, 비파괴, 진동기술 전문가로 구성원들이 구성돼 있다.

지난해 한전과 민간발전협회가 상호협력 MOU를 체결하며 상생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고 있는데, 발전시스템그룹은 지난해 말 민간발전협회와 기술세미나를 진행한 바 있다.

김범수 그룹장은 “발전시스템그룹은 현재 초초임계압 화력발전기술 개발, 대형 가스터빈 개발 등 향후 청정발전 기술을 이끌 수 있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총 30여 명의 전문가가 이론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자부했다.

가스터빈 핵심부품 신뢰성 시험설비 구축의 필요성
가스터빈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건설비가 저렴하고 기동정지가 용이한 장점을 지닌 발전분야다. 무엇보다 가스터빈 연소가스의 배열을 이용한 증기터빈발전을 조합해 효율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가스터빈은 항공, 우주, 방위산업 등과 연관된 고급기술이 요구되고 있어서 세계적으로 기술보안이 가장 심한 기술로 해외 기술도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는 분야다.

김범수 그룹장은 “가스터빈은 잉크젯 프인트와 같이 주기적으로 교체가 필요한 고온부품이 설비가격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이 교체비용이 6,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발전사의 부담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정부에서도 기술자립을 위해 대형 가스터빈 개발 및 고가의 블레이드 개발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일부 단순한 부품만 국산화 돼 있는 실정”이라고 시장과 기술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전력연구원에서 고온부품 국산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가 이런 시장성과 기술적 상황에서다. 또 이번 신뢰성 시험설비를 구축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범수 그룹장은 “국산화가 완료된 1,100도급 블레이드에 대한 신뢰성 시험을 이제 막 시작했다. 1,100도급 블레이드 이외에도 이미 국산화가 완료된 수 종의 블레이드가 있는데, 우선 국산화 블레이드에 대한 신뢰성 시험을 차례대로 수행할 예정”이라며 “블레이드 개발품을 실제로 사용할 발전사와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운영 초기에는 무엇보다 개발된 블레이드가 실제적으로 사용되도록 발전사와 제작사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인증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며 시험설비 운영계획에 대해 말했다.

전력연구원 발전시스템그룹은 수년 내에는 시험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전력사정과 유사한 동남아 또는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신뢰성 시험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민간발전사와의 지속적 협력관계에 만전
한전 전력연구원 발전시스템그룹은 국내 유일의 발전 연구 및 기술지원을 수행하고 있는 부서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상호협력 관계를 체결한 민간발전협회와 함께 기술세미나를 개최했다.

김범수 그룹장은 “2000년 이후 중소 발전사업자인 열병합발전협회와 주기적인 기술교류를 통해 민간발전사의 기술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있다”며 “이제는 민간사에서 대형 발전설비를 많이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연구원이 기술의 중심에 서서 자회사인 발전5사와 민간발전협회를 연결해 서로 운영기술 및 협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16일에는 발전소 성능 및 가스터빈 기술교류회를 개최해 민간발전사에서 높은 참여율을 보였으며, 발전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10여 개의 기술교류회에는 항상 민간발전사를 초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범수 발전시스템그룹장은 발전5사와 민간발전협회를 연결해 서로 운영기술 및 협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기업으로 운영중인 발전사들도 가스터빈 해외 제작사와의 관계에서 적지않은 어려움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설비규모가 작고 운영 경험이 짧다고 보면 민간발전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범수 발전시스템그룹장은 “국산화 개발품에 대한 가스터빈 고온부품의 사용이 공기업을 통해 확대되고 그 안정성이 확인된다면 민간발전사도 당연히 국산품 사용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정비비용의 상당량을 절감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각 사의 수익구조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뢰성 시험설비, 기업·연구기관·대학에 개방
발전시스템그룹은 가스터빈 뿐만 아니라 비파괴, 진동 분야 등에서 민간발전협회와 기술지원 및 기술교류를 수행해 나가고 있다. 민간발전소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향후 기술적 교류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전력연구원은 6월 17일 ‘발전용 고온부품 신뢰성평가 시험설비’ 준공식을 가졌다.
전력연구원은 신뢰성 시험설비를 특히 단지 발전용 터빈 부품뿐만 아니라 항공용 또는 선박용 등 다양한 분야의 회전체 또는 블레이드의 시험에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험이 필요한 기업, 연구기관 및 대학에도 개방해 공동 활용할 방침이다.

김범수 그룹장은 “전력연구원은 신뢰성 시험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양질의 시험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부품개발을 위한 신뢰성 시험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컨설팅 기관으로써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석탄화력발전은 미세먼지와 환경오염 등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런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향후 가스터빈이 증대돼야 하나 경제적 이유로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범수 그룹장은 “발전시스템그룹에서는 가스터빈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제적인 가스터빈 및 부품개발을 위해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라며 “환경문제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순산소 가스터빈 등 신 발전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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